초등학생 시절 저는 밖에 나가 노는 대신,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 미니어처만 만들던 아이였습니다.
물감, 파스텔, 레진, 찰흙을 만지다 보니 , 하루에도 손을 수십 번씩 씻는 게 일상이었죠.
사연이 있다면 때는 초등학교 6학년 영어시간이었습니다. 영어로 친구들에게 질문하고 답을 받아 활동지에 기록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너 하루에 손 몇 번 씻어?”라는 질문에 저는
(다른 아이들의 손을 씻는 일반적인 횟수(5-7번)를 들었기에) “20번”이라고 줄여서 대답했습니다.
거짓말은 하지만 파격적인 거짓말까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발표 시간이 되자, 그 친구가 반짝이는 눈으로 손을 번쩍 들었고
“(영어로) OO는 하루에 손을 20번 씻습니다” 라고 말해버렸습니다.
교실이 술렁이면서 저는 하루아침에 결벽증 환자가 되어버린 것이죠.
이것이 그때 만들던 미니어처들입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1n년이 지난 지금, 집에 틀어박혀 침튜브를 보는 어른이 되었네요.
지금 보면 어설프지만, 그 초딩 아이가 결벽증 오해까지 받을 정도로 무언가에 열중하여 임해봤다는 것이 기특하여 간직 중입니다.
저때 이후로 공부 제외 무언가에 열중해본 적? 전무
그때는 “직업으로 삼아도 되겠다”는 말씀을 해주던 어른들도 계셨습니다만,
지금은 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회사에서 이 글을 쓰며 월급루팡 중입니다.
그때 10번 씻는다고 했다면 괜찮았을까요?
참고로 지금은 하루에 10번도 안 씻습니다.

P.S. 교동이에게 소주 광고를 주세요
댓글
구쭈 전체 인기글 전체글
카와니시 나츠키 - Sunny, Wandering with the Wind (audio)
1
침착맨님 에세이 잘 쓰실것 같은데
1
2025년 1월에 보고 인상 깊었던 영화 11편 (스포 o)
11
실루엣챌린지
1
건즈 앤 로지스 내한
경규옹 성대모사 모음집 만들어줘요옹
3
윈터 인스타
1
Chill착맨
35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HD (폰겜)
Jessie Reyez - GOLIATH
인중긴사막여우 찾습니다
전무님x장범준 100만원짜리 기타 초대석
1
30대인데 당한 유부남
침맨님 영상중에서
유튜브 쇼츠가 자꾸 영어 더빙으로 나오는데 해결 방법 아시는 분 있나요?
4
The Weeknd-Baptized In Fear, Open Hearts
침착맨 그리기 3일차
김종수 바보
Michael Jackson - Thriller
1
🏆CL 16강 PO 홀란드 vs 음바페 죽음의 매치 성사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