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날 약속이 있어 홍대에 갔다가 혼자 고토 히토리짱의 넨도로이드를 사러 구쭈샵을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모르는 남성분께서 말을 거시는거더래요?
너무 놀라 무시하고 지나칠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남성분께서는 간절한 제스쳐를 하시며 “아, 한번만 해주세요..“하고 붙잡는겁니다. 저는 거절각이 안보이길래 어쩔수없이 들어주기라도 할까 하고 가던길을 멈췄습니다.
남성분께서는 자신이 앱 개발자인데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무 그림이나 그려도 되는줄알고 고토 히토리짱을 생각중이였습니다. 하지만 주제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산, 나무, 집, 길, 뱀
이 다섯개였습니다.
제가 제 히토리짱을 자랑할 수 없다는거에 내심 아쉬워하는 동안 남성분께서는 가방에서 노트를 주섬주섬 꺼내셨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설마 사이빈가?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성분께서 노트를 넘기시는 중간에 보이는 균일하고 알록달록하게 필기가 되어있는 것들을 보고 그제서야 안심했습니다.
저는 열심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앱 개발자라고 하시길래 같은 주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지 그런걸 분석이라도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그분께서는 갑자기 제가 그린 그림을 보시더니 그림으로 제 성격을 분석하시는 겁니다!
그 순간 사이비 의심은 재발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림을 보고 분석해주시는 것들이 다 제 성격과 일치하는겁니다.
저는 속으로 ‘아.. 내가 이렇게 사이비에 빠지게 되는건가’ 이딴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을 하는중에 남성분께서 제 mbti를 물어보시는 겁니다. 저는 ‘어? Mz인거같은데?’ 이상하게 의심이 사라졌습니다.
제 mbti를 가지고 대화를 이어가다 갑자기 제 진로를 물어보시는 겁니다.
저는 여기서 사이비 의심이 재발했습니다.
제차하면 튈 생각까지 하고있었습니다.
제 인생상담까지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빠르게 이 만남은 끝이 났습니다.
허락 받고 사진만 빠르게 찍었습니다.

들고계신 분이 개발자님~
10분을 잡혀서 대화를 들은 대가로 구매한 히토리짱입니다.

히토리짱이 없었다면 구쭈샵을 갈 일도 없었고 그 길을 지나갈 일도 없었고 그분과 만날 일도 없었겠죠? 히토리짱이 이어준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리가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