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웃긴 사연을 올려야 할 것 같지만 아무 사연이나 올려도 된다고 해서 써봅니다
어릴 때 다니던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편지로 쓰라고 하더군요
킥보드를 받고 싶다고 편지를 써서 제출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부모님께 드리라면서 무슨 봉투를 주시더라고요?
집에 가는 길에 냉큼 열어봤더니 제가 쓴 편지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7살에 저는 산타가 세상에 없다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그리고 좌절했죠.. 저희 집은 가난해서 킥보드를 못 사줬거든요
아무튼 시간이 흘러 크리스마스가 됐는데 산타 복장을 하신 학부모께서 선물상자를 주셨는데 그 안에는 손목시계가 있었습니다.
이 시계인데 굉장히 낡았습니다. 20년도 더 된 시계인데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이 시계는 유치원에서 제가 쓴 to.산타 편지를 읽으신 저희 할머니가 준비해 준 선물인데요.
그때 당시에는 킥보드를 원했는데 손목시계가 돌아와서 투덜거렸던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이 시계 자체가 엄청난 사연이 있는 시계는 아니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남아있는 할머니의 유일한 물건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애틋해지네요.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15년이 지났고 이제는 엄마 같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어땠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차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낡았지만 가끔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 꺼내볼 물건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간직하는 중입니다.
유튜브 커뮤니티에 침착맨 전문 시청자 참여 독려 팀에서 쓰신 글을 읽었는데 바로 이 시계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침하하에 들어와 써봅니다.
그럼 비타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