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2100번째 홈런공(여기서 끝이 아니다~?! 잡은 순간을 담은 영상까지!)

저랑 제 여자친구는 키움 히어로즈의 팬입니다. 야구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번 시즌 키움의 상황이 워낙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야구를 직관할 생각이 없었죠. 뭐 이미 예약을 해 둔 터라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여름이라 티켓 가격을 인상해서 항상 내야에서 응원하던 저는 처음으로 외야에 앉았습니다. 오늘도 질려나, 괜히 왔나.. 하고 별 생각 없이 야구를 관람했습니다. 경기는 지지부진.. 4:3으로 지고 있었고, 점수를 낼 기미가 안보였습니다.

그러다 8회말 2아웃..문득 키움의 에이스 송성문 타석에 들어서자, 저는 카메라를 키고 싶어졌습니다.(저도 이게 이해가 안됩니다 배터리가 10몇프로라 아끼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 영상을 찍던 도중 홈런공을 잡았습니다. 이게 그 영상입니다.

찍고 있는 순간에 공이 제 쪽으로 오길래 설마.. 설마 했습니다. 앉은 자리가 2층이었는데 1층에 맞고 한번 튀어서 제 우측으로 오더라구요. 생각이란걸 하지 않고 바로 말벌 아저씨처럼 달려갔습니 호다닥 .. 바로 캐치했다면 멋있었겠지만, 튕겨져서 땅에 데구르르 구른걸 잡아서 폼은 안납니다. (잡았다기 보단 주웠다고 보는게 맞네요.)

이걸 딱 잡고 자리에 앉았는데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더라구요. 첫 외야 직관에서, 이 날 첫 홈런이자 구단의 2100번째 홈런공을, 갑자기 삘 받아서 찍기 시작한 영상에 담았다는게…. 이런 말도 안되는 확률이 존재할까요? 

주변에서 홈런공이랑 사진 찍어보고 싶다고 무수히 많은 요청이 왔습니다. 거기서 호들갑을 잔뜩 떨고 싶었지만 침착하고 멋있게.. ‘네네 찍으세요’ 했답니다.

영상에도 나오듯이 ‘이거 내가 가져도 되는건가?’ 싶었습니다. 2000번째 이런게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요. 아니나 다를까 구단 직원이 찾아오긴 했습니다. 나중에 연락줄 수도 있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연락은 안왔습니다. 대신에 공은 여자친구에게 영구 임대했습니다. 그녀가 저를 키움 팬이 되게 해줬거든요. 그녀가 행복해 한다면 그걸로 된거 아닐까요? 

제가 필력이 좋지 않아 재밌게 쓰지 못했지만,, 그 당시에 흥분을 최대한 담아보려 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