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침착맨을 즐겨보는 직장인입니다.
슬픈 전설이 있는 제 헌혈유공장 포장증과 은장을 소개합니다.
헌혈유공장과 포장증은 헌혈 30회를 달성하면 주는 기념품인데요.
배고프던 대학생 시절 공짜로 햄버거를 준다는 소식에 시작했던 헌혈이
어느새 30회를 넘기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햄버거와 영화 티켓을 노리고 시작했지만
어느샌가 제 마음에는 좋은 일을 하고있다라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50회 헌혈유공장 금장, 100회 명예장을 목표로 주기적으로 헌혈을 이어가던 어느 날..

20대 남성이 맞닥뜨릴 수 있는 최악의 질병 탈모에 걸리게 됩니다.
탈모약을 먹으면 헌혈을 할 수 없기에
아쉽게 제 헌혈은 36회에서 멈추게 되었습니다..
탈모를 받아들이고 날아가는 머리털과 함께 헌혈을 계속하느냐
탈모약을 꾸준히 복용하면서 머리털을 지키느냐
죽음의 이지선다 앞에
저는 후자를 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손님들이 집에 놀러오면, 헌혈 유공장을 보고선
“와 너 헌혈 꾸준히 하나보네?”
“응 꾸준히 했었지”
“요즘은 안해?”
라는 대화 흐름이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어느샌가 유공장은 저의 인생 업적들을 모아놓는 작은 박스안에 담겨
세상의 빛을 보지않게 되었습니다.
사연있는 물건 이벤트를 보고 오랜만에 꺼내보게 되었네요..
30대 초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탈모약을 끊고 헌혈을 이어가는 것은 버거운 선택지지만
언젠가 50대, 60대가 되고 더 이상 미련이 없게 되었을 때
다시 헌혈을 시작해 50회, 100회를 달성하는 것이 저의 소박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