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6년차 침돌이 뇌만두콘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사연 있는 물건은 바야흐로 7년 전의 대학교 동기들과 나눠가진 우정의 증표 팔찌입니다.
사진은 사연 뒤에 첨부하겠습니다.
우리는 16학번이었습니다.
새내기 때부터 유달리 끈끈하게 뭉쳤던 우리들은,
학생회가 되고, 엠티를 가고, 나중엔 학회도 했었죠.
하지만 학기가 더해갈수록 하나둘 떠나갔습니다.(gone.. 이라는 뜻)
저마다의 이유로 휴학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2018년, 그 사이 남자 동기 한명마저 군휴학을 하고, 저까지 6명이 남게 됐습니다.
(* 이 뒤의 에피소드는 기억력 감퇴로 인한 약간의 각색이 포함되었습니다.)
아무튼 어느 날, 전공강의를 들으러 강의실로 갔습니다.
맨 앞자리에 동기 두 친구가 앉아있는데, 한 애가 뭘 꼼지락거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웬 장난감 팔찌키트를 펼쳐두고서 열심히 팔찌를 꿰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옆의 친구는 핸드폰만 하고 있는 게 이미 신경을 끈 모양새였어요.
뒷자리로 가 앉으며 물었습니다.
"뭐야? 뭐 만드는 거야?"
"팔찌 만들 거야"
짠! 하며 자기 손목의 팔찌를 보여줬습니다.
정말이지 조악하고 하찮기 그지없었습니다.
"너네도 하나씩 만들어줄게"
말을 마치고 마저 꼼지락거렸습니다.
이미 옆 친구 손목엔 그 조악한 팔찌가 걸려있었습니다.
눈이 마주치고 우린 말없이 웃으며 끄덕일 뿐이었어요.
이내 다른 친구들도 모였고, 팔찌 완성보다 강의시작이 빨랐습니다.
그리고 팔찌괴인은 강의 시간 내내 교수님 바로 앞에서 팔찌를 꿰고 앉아있는 기행을 보였습니다.
교수님 왈
"넌 뭐하니?"
괴인 왈
"팔찌 만들어요. 교수님도 드릴까요?"
교수님 갈!
팔찌는 완성되는 즉시 주변의 우리들에게 툭, 툭, 무심하지만 빠르게 전달됐습니다.
아무튼 강의가 끝났고 우리 여섯 명은 팔찌를 나눠가졌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팔찌 괴인은 10시방향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 손목의 이 팔찌가 동기의 표시다!!"

이 팔찌를 나눠가진 학기를 마지막으로 저도 군휴학을 하며 떠났습니다(gone…이라는 뜻)
생각해보면 귀여운 대학시절 흔한 추억 중 하난데,
졸업하고 동기 중 몇명은 결혼도 하고, 점점 예전처럼 자주 만나거나 연락하진 않게 되다보니, 그 추억이 되게 소중하게 반짝입니다.
조악하고 하찮던 팔찌가 이제는 다 늘어나서 정말 별볼일 없어졌지만 귀하네요.(My precious..라는 뜻)

동기들아 기억하니..? 나만 기억하는거 아니지?? 나만 보관하는 거 아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