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에어팟은 아주 오싹한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느때처럼 에어팟을 끼고, 케이스는 손에 쥔채 등교를 할때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흔들리던 제 친구의 손이 제 에어팟을 직격하였습니다. 저는 황급히 에어팟을 주우려 했지만 제 에어팟은 전날 비가 와 엄청나게 더러워진 하수구 뚜겅 위에서 접신한 무당마냥 신나게 작두를 탔습니다. 저는 작두를 타고 있는 에어팟을 섣불리 만졌다간 오히려 하수구에 빠져버릴까 발을 동동 구를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에어팟이 운좋게 하수구 틈새에 걸치겠지 하는 저의 바람과는 다르게 야속한 에어팟은 하수구로 풍덩 빠져버렸습니다. 저는 비명을 지르며 하수구로 들어갈 기세로 안을 살펴보았으나, 그 하수구는 제 키의 절반정도 가량의 아주 깊은 하수구였습니다. 또한 전날 비의 여파로 하수구에 새까만 오수가 차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업이 곧이라 저는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수 없이 학교에 가려 했습니다. 그때! 등교지도를 하시던 수학선생님께서 무슨일이냐 물으셔서 저는 자초지종을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리고 학교에가 수업을 듣고, 쉬는시간에는 친구와 작전을 짜며 하교시간이 와 그 하수구로 갈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때 그 수학선생님께서 저에게 메신저를 보내셨습니다. 제 에어팟을 찾으셨다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하수구는 손이 닿을수 없을정도로 깊었기에 저는 의아한 마음에 어떻게 꺼내셨냐고 여쭈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선 저에게 이 사진을 보내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낚시의 달인이신 선생님 덕분에 소중한 에어팟을 되찾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수구 물이 들어가 있었는데도 잘 작동하더라고요..; 세탁기에도 한번 들어가 기강 쎄게 잡혀보니 하수구에도 끄떡없는거라고 생각하곤합니다.. 이상 저의 등골이 오싹해지는 사연을 가진 에어팟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