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태어나서 웹소설이라고는 최근에 딱 하나 봤습니다.
약 700편으로 완결된 작품인데요,
장르가 좀 마이너라 엄청 인기 있진 않았던 거 같아요.
그걸 보는 내내 작가의 엄청난 생산성이 신기했어요.
연재분 초기와 나중을 비교해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의 실력이 엄청난 거 같아..
그런데 생산성을 위해 얼마나 많이 타협한 거지!?
댓글을 보면서는 또 이랬어요.
웹소설 시장의 독자들은 민감하고 똑똑하다
예술성까지 포함해 글을 소비하고 있어!
생각해 보면 당연하죠.. 웹소설이란 게
‘눈물을 마시는 새’ 같은 걸 낳던 시장이
더 고도화된 것이잖아요!?
웹소설 유통 비용은 이미 음수가 됐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오히려 ‘스팸’ 광고가 문제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초장문’이 골칫거리에요.
초장문에 걸맞 알맹이가 있으면 괜찮은데,
아닌 경우가 더 많거든요.
문화 텐츠 유통 비용은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갈등이 계속 심화되고 있어요.
인문, 예술적 가치 vs 재미, 오락성
대중문화는 수천 년 동안 ‘천한 것’이었습니다.
삼국지연의도 당연히 그렇고,
판타지와 SF도 ‘현실 도피'라고 비난당했어요.
만화 시장도 이런 경험을 했을 겁니다.
물론 ‘유통 비용 감소’로 자유경쟁도 촉진되는 변화도 겪고요.
상업 영화 시장도 본래 그러하였을 것입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을 보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관련 정보를 찾다가
최근의 생각들에 대해 결론을 내렸습니다.
극한의 재미 경쟁에서 살아남은 문화 콘텐츠에는
최소한, 그 경쟁의 치열함에 비례하는 인문학/예술적 가치는 담겨 있다
보통은 그보다 더 많은 인문학/예술적 가치가 있겠죠.
아무튼 최소한은 보장이 된단 말입니다.
이게 문화 텐츠에만 적용되는 얘기도 아니죠.
예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도는 글을 봤는데,
푸앵카레의 추측을 풀어낸 수학자가 은둔한 이유로
326쪽의 저질 논문 공격이 언급되더라고요?
학계도 좀 느리지만 소설시장과 같은 변화를 겪고 있잖아요.
공격한 쪽도 알맹이, 생산성 다 챙기는 데 성공해서
그렇게 공격할 입지를 확보하고 있었겠죠..
다만 상대를 잘못 골라서 스팸 공격 취급 받았고요.
저도 생산성을 높이려고 나름 노력 해왔는데요,
스팸 공격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