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어서 그런지 요즘에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땡기더라구요. 신기한 건 제가 키키, 하울, 센과치히로, 포뇨…이런 유명한 거 밖에 보지 않았는데 여름이 되니까 귀신 같이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이 보고프다니 참 놀라운 기분이지요!
그래서 제가 요새 보지 않고 재밌다고 평만 들었던 라퓨타, 귀를 기울이면,코쿠리코 언덕에서 등을 쭈욱 몰아봤습니다. 역시나 재밌더라구요. 지브리만이 건들일 수 있는 감성이 있어요. 보면서 지브리가 여러 소재를 잘 활용할줄 아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라퓨타는 정말 잘 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게 고대의 전설과 모험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드넓은 상상력이 꽉꽉 채워진 동화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여러분들도 시간 나시면 라퓨타 꼭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 그래서 오늘은 '바다가 들린다'를 보았습니다. 이 만화는 뭔가 쭉 보았던 지브리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이 들더라구요? 기존의 지브리에서 조금 더 성숙해진 느낌이랄까?

내용은 크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주인공 타쿠가 있는 고등학교로 리카코라는 여자애가 전학을 오게 되면서 생기는 일입니다. 이때, 체육과 성적등 다양한 면에서 뛰어나지만 다소 사회성이 부족하고 감정을 잘 내비치지 못하는 리카코로 인해 생기는 주변 아이들의 반응(행동)으로 영화가 쭈욱 흘러갑니다.
타쿠의 친구 마츠노도 이 영화의 주인공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리카코에 대해 당황함을 분출하는 타쿠와는 달리 마츠노는 처음부터 리카코를 좋아하지만, 리카코는 의도인지 우연인지 계속 타쿠하고 엮이게 됩니다. 이를 통해 주인공들의 솔직하지 못하고 감정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10대들의 모습이 잘 드러나게 되지요. 특히 서로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그 모습에서…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타쿠는 리카코를, 리카코는 타쿠를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자꾸 쌓이더라구요. 리카코의 성격이 워낙 오락가락하기도 하고 타쿠도 마츠노 때문인지 리카코에 대한 호감?을 잘 안 내기치기도 해서 싫어하면 싫어했지 과연 좋아할까?싶어서 말입니다.
영화의 거의 마지막 장면은 동창회인데 다른 아이들은 다 왔지만 리카코는 올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는데 고등학교 때 리카코를 싫어했던 반의 리더격이었던 여자애가 솔직하게 자신의 세상의 너무 좁았던 거 같았다고 고백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 주인공과 친구들이 다함께 예전 고등학교 때 보던 성을 쳐다보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 속에 바다가 나오진 않았지만 그 장면을 보니 마음 속에서 잔잔한 바다가 일렁이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더라구요.(약간의 호들갑)
타쿠는 과연 리카코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런 생각으로 끝까지 초조하게 영화를 봤던 것 같습니다.
영화가 담백하긴 한데 다 보고 나면 여운이 꽤나 남아서 좋았어요.
끝으로…
저처럼 지브리 많이 안 보신 분들은 지브리표 로맨스 작품이 보고 싶으시다면 귀를 기울이면-코쿠리코 언덕에서-바다가 들린다 순으로 보시면 주인공들 나이가 조금씩 커져서, 점점더 성장해가는 미성숙한 사랑 이야기를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