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월의 절반이 흘렀는데, 이번달 정말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 호들갑 한번 떨어보겠습니다.
1. 논문이 학술지에 실립니다.
수학은 일반적으로 학술지에 논문이 오르기까지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론 수학의 경우 논문 심사는 최소 반년, 길게는 1년도 걸리곤 합니다. (사실 전 다른 분야도 이 정도 걸리는 줄 알았음.)
그 긴 심사 뒤에 ‘귀하의 논문은 훌륭하나 우리 학술지의 방향에 맞지 않아…’라는 답변을 받으면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한 논문을 여러 저널에 투고할 수 없걸랑요.
아무래도 논문의 검증이 실험의 재현이 아닌 증명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모든 증명에 오류가 없어야 하고, 논리의 전개에도 결격사유가 없어야 하지요.
그러다보니 심사 자체도 한참 걸립니다. 제 지도교수 왈, 하루 모든 시간을 논문 리뷰에 쏟아부어도 하루에 5페이지 이상 읽기는 어렵다고 하는군요. 짧은 논문이야 10~20페이지 정도 하지만, 긴건 또 100페이지를 넘기니 리뷰가 한참 걸릴 수 밖에요.
더욱이 수학자들이 과학자들보다 훨씬 적어 심사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논문 합격이 정말 기쁘게 다가오네요. 사실 제가 박사 졸업할 때까지 저널에 논문 하나 실리지 못했는데, 그 때 쓴 논문들이 이제야 빛을 발해 정말 감격입니다.
하나는 정수론 분야에서 많이 읽히는 저널에, 다른 하나는 수학 전반에서 꽤 권위있는 저널에 실릴 예정입니다. 각각 리뷰에만 14개월과 7개월이 걸렸군요. 흐흐흐
2. 논문 심사위원 제안
제 논문이 학술지에 실리는 것도 신나는 경험이지만, 누군가의 논문을 심사해달라는 제안도 참 기쁘더군요. 정수론 분야에서 꽤 읽히는 학술지로부터 어느 논문의 리뷰어로 일해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망설였습니다. 리뷰어는 자원봉사의 개념이라 페이도 없고, 앞서 언급했듯 시간도 꽤 많이 들어가니까요. 하지만 제게 리뷰를 요청한 학술지 편집자분이 정수론 분야에서 꽤 유망한 분이라서, 호의도 베풀고 인맥도 넓힐 겸, 또한 앞으로 자주 해야할 일이기에 경력도 쌓을 겸 수락했습니다.
그런데 논문을 보니 왜 이 논문이 제게 할당되었는지 알겠더군요. 주제와 결과가 제 연구 관심사와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 때무네~
지금까지 제 역할은 지식의 생산과 유통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다른 이의 결과의 검증이라는 새 역할을 맡게 되어서 정말 뿌듯합니다.
3. 딸아이 출산
지난주에 딸아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머리숱 풍성한 우리 딸아이 사진좀 보고가~

이거 완전 얼굴무늬 수막새잖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