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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부 시청자 10년차의 소회

집짝좀
1일전
·
조회 5652

안녕하세요.
1호 침투부수호자 영입 이전, 가장 조회수 높은 동영상이 ‘험상궂은 손놈 덱’인 시절부터 본 한국인입니다. 10년쯤 지났는데 지금까지도 매일 생방송부터 유튜브까지 빠짐 없이 봅니다. 

나 같이 살지 마시오. 

원본 박물관 건 때문에 소소하게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했고, 겸해서 피드백도 주고 받는 분위기길래
그래도 오래 상주하고 있는 시청자로서 시청 감상이라도 보태는 게 도움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길인 것 같아 적어봅니다. 

ㅡㅡㅡ 

화두가 된 이번 일에 대해서 먼저 간단하게만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보자면, 

1. 원본 박물관 일시 유료화에 대해서는 별로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다. 

본인은 생방송 시청 -> 원박에서 재밌었던 장면을 타임라인 눌러서 한 번 더 봄 -> 편집본 한 번 더 봄

 

이런 프로세스로 시청하는데, 당연히 원박이 지금처럼 오픈되어있으면 100만큼 만족스럽고 일주일쯤 뒤에 열린다고 하면 만족도가 약간 깎이겠지만, 만족도가 100에서 60~70 이 정도로 팍 내려가는 게 아니라 90~93 정도가 되는 느낌입니다. 
생방을 가능한 챙겨볼 거고, 생방을 못 보더라도 영상 공개 시점에서 오픈될 거니까 그 때 보더라도 딱히 뒤처진다는 느낌까진 아니네요. 이건 제 성격이 원래 무덤덤하고 소비자 입장에 몰입하지 않아서 더 그렇습니다. 

2. 원본 박물관이 먼저 보여지는 것은 본 채널 영상의 폭발력을 저하시키는 것에는 어느 정도 일조한다고 본다. 

영상 올린 몇 시간 동안의 조회수 추이가 알고리즘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알고 있는데, 생방부터 편집본까지 다 보는 입장에서는, 
편집본은 편집이 얼마나 잘 되었나 보는 겸, 조회수는 늘려줘야 좋으니까 일단 누르는 겸, 볼 거 없으니 또 보자 이러면서 보는 거라 엄밀히 말하면 다시 안 봐도 무방하긴 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편집본보다 원박을 더 누르게 되는 때도 잦은데, 많은 이들이 말하는 '원박이 더 날 것이다' 이런 것도 있기도 하지만, 원박은 영상이 길고 빈 공간도 많다 보니 시청자가 알아서 타임라인을 적어놓거든요. 그 부분만 눌러서 쏙쏙 볼 수 있어서 더 자주 누르는 것도 있습니다

 

3. 다만 예전에 강호동 님과 했던 걍나와가 있었던 네이버 티비의 경우를 보면, 유튜브가 버젓이 있는데도 유튜브에는 클립만 풀고서 앱으로 유도했던 전략이 진입 장벽을 만들었던 것과 같이, 나랑 다른 감정과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3000원이나 기다림 정도의 문제를 넘어서 꽤 벽처럼 느껴질 수는 있겠다 싶다. 

4. 사람들의 의견이 생각보다도 나뉘고 감성이 개입되는 이유는, '침착맨' 하나로 묶이는 게 아니라 어느새 '침원박', '침플', 이렇게 각각의 주에서 거주하는 주민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많아져서 그런 것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마치 타일러 님이 설명해주신 것처럼 미국인은 "난 미국에서 온 게 아니라 캘리포니아에서 왔다고!' 이런 것처럼.
각 채널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고 그 성격에 맞춰서 시청자층도 갈리게 되다 보니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 같다. 

5. 시뮬레이션만 한 현 시점에서 어떤 의견이 있든지, 결국은 데이터 수집을 해봐야 어떤 것이 더 건설적인 방향일지 알 수 있을 테니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본다. 

가는 길이 약간씩 튈 때도 있겠지만, 결국 나아가려는 방향은 일정하게 조정될 겁니다. 시청자도 좋고 침착맨도 좋은 방향이 아니면 어차피 유지될 수가 없는 노릇.
늘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고 개선해나가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원본 박물관을 사랑하는 시청자 분들도
침착맨에 대한 너른 이해를 부탁드린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불과 얼마 전 도네이션에 관해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었죠.
도네이션은 방송 방해 안되게끔 선의로 소리를 끄거나 안 받았던 거고, 그걸 수익도 늘리는 방편으로 일반적인 기준에 가깝게 도네이션 켜고 음성 나오게 바꿨던 건데, 

"이러면 편집하기도 어려울 텐데 자금이 모자른 건가요?"
"원래 도네이션 없었잖슴. 시청에 방해되는데 꺼줘요"
라고 너무 가볍게 당연하듯 말 던지는 것은
침착맨의 고민을 가볍게 여겨버리고 내가 누릴 것만을 무겁게 여기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
한 번씩 생각해보면 좋을 거라는 점. 

사실 전 이런 수익이나 방향성 관련해서는 침착맨 님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믿고 따라갑니다. 
그래서 적고 보니 별 내용이 아니었는데요
그래도 여러 시청자의 의견이 나뉘는 것이 사실이고
다른 분들 입장도 한 번 이해해보는 차원에서 적어봤습니다.

ㅡㅡㅡ 

그럼 별개로 최근 침착맨에 대한 얘기까지 뻗어나가서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길래, 저만의 감상을 적어보겠습니다. 

일단 확실한 건 쇼츠가 매우 잘 되고 있다는 것이죠?
본 영상 이전의 티저처럼 풀리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고,
조회수도 가끔 보면 놀랄 만큼 단시간 안에 잘 나옵니다.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에요. 

침착맨 플러스에 대해서는, 전 침플에는 손이 거의 안 갑니다. 전 호흡이 긴 게임을 잘 안 보는 편이라 그런 게 크고요.
게임 채널 + 편집 풀영상 + 쇼츠 + 침투부 모음집 등
영상은 굉장히 많이 올라오는데, 오히려 영상이 매일 같이 올라오면 어느 것도 손을 안 대게 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를 테면 윷승엽 영상처럼 굉장히 재밌는 소스가 생겨서 이건 적당히만 요리해도 맛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침플의 매일 같이 올라오는 다른 소소한 영상들에 쓱 묻혀버리니 빛을 덜 보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침투부 모음집은 굳이 있어야 하나 싶습니다. 모음집도 하루의 영상 슬롯을 차지할 텐데, 영상 소스가 밀리기 보단 모음집 대신 바로 다음 영상을 보는 게 전 더 낫습니다. 

 

ㅡㅡㅡ

본 채널과 침착맨 그 자체에 대해서도 얘기하자면,
저는 저만의 '침착맨 재생목록'이 있습니다. 저만의 뇌내 어워드를 통해서 '이 영상은 다시 돌려봐도 재밌고 보관할 가치가 있다'라는 기준 하에 쌓아가는 재생목록이죠.
현재까지 총 1100편 정도의 영상이 쌓였습니다. 투표 날의 전무님처럼 두둑하죠?
최근까지도 업데이트 중인데, 굳이 따지자면 최근 영상이 재생목록에 들어가는 빈도수는 예전보다는 적긴 합니다. 
근데 이건 전체를 봤을 때의 기류라는 것이지, 요즘 침착맨 감다뒤네, 늙은 여우네, 이런 생각은 안 듭니다.
왜냐면 불과 일주일이 안 지난 파김치갱에서 "안녕하세요. 김풍입니다." 장면을 뽑아내고 날아다녔거든요. 

최근의 영상은 너무 매일 매일 나와서 그런 것도 있고, 굳이 흠을 잡자면 예전보다 인스턴트 느낌이 살짝 더 강합니다. 여기서 인스턴트라고 함은, 영상이 투고됐을 때 1번 시청하고 재시청까진 안 하게 되는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침착맨 영상은 뭐랄까요. 차돌짬뽕을 끓이다가도 "어? 이건 어때요?"라고 말하며 대뜸 머릿속에서 떠올랐답시고 두리안을 넣는 방향으로 틀어버리는데, 그게 참 침착맨이나 할 법한 흐름이라서 고유의 개성과 웅취가 생기고, 그 향기가 기억에 남아 재시청을 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아이디어는 직원 분들과의 회의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의 비중이 늘었을 테고, 본인만의 사고 흐름에서 나온 것보다 그 자유도와 개성이 덜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근데 이건 기준이 너무 상대적이기도 하고, 개성과 조회수 성적이 비례하는 것도 아니라서 뭐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동양화 배우기 컨텐츠는 유튜브 조회수는 매우 낮았습니다. 하지만 전 좋았고 그걸 침착맨이 스스로 하고 싶어서 계획했다고 느껴져서 더 재밌게 봤습니다. 

와우산 미세먼지 체험할 때도, 저녁에 갑자기 방송 켜서 마춤뻡 설명회하고 떠날 때도 생방으로 보고 있었는데, 그게 유튜브 조회수가 얼마가 나오는지랑은 별개로 그냥 이런 건 침착맨만 가능하다 싶어서 좋더라고요.

결국 침투부를 좋아하는 이유는 시청자 층이 대중적이고 트렌드에 맞는 컨텐츠를 해서가 아니라, 트렌드에서 조금 벗어나거나 뒤처졌어도 침착맨이 관심을 갖는 것을 하는 것 자체가 재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침착맨 먹방을 볼 때,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셀링 포인트는 맛없게 먹어서 다이어트를 유도하는 스킬도, 시류에 맞는 가장 핫한 메뉴도 아닌, 뭘 먹든 대충 먹다가 비중 있게 침소리하는 것이듯.


인기 메뉴 먹방은 누구든 침착맨보다 더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더 크게 리액션할 수 있습니다. 마치 종수씨처럼.


하지만 똑같은 걸 먹더라도 침착맨 같은 이야기는 아무나 풀어낼 수 없습니다. 이게 침착맨이 가진 가장 압도적인 강점이거든요.
부디 이 점을 잊지 마시고, '신메뉴 먹방은 무조건 남들의 성공 공식처럼 빠르고 맛있게 먹어야 해'라는 일반적인 유튜버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더 멋대로 해주세요. '누가 뭐래도 난 내가 먹고 싶을 때 내 템포대로 먹고 내 생각을 말한다'는 자세를 이어가주십시오. 난 그게 다른 누구보다도 좋습니다. 

ㅡㅡㅡ 

그리고 또 어떤 점이 있을까요? 
제가 느끼기엔 침착맨만 나오는 킬러 컨텐츠랄 것이 좀 줄었습니다.
침펄토론, TRPG, 침착맨 삼국지, 설명회, 월드컵 등

기라성 같은 대표 컨텐츠들과 비교하기엔 너무 기준이 높은 것이고요. 지금은 초대석, 특강, 월드컵, 먹방, AI, 알아보자 정도가 생각나네요.
본 채널의 최신 영상을 쭉 내려보다 보니 문득 느낀 게, 게스트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게스트가 있으면 당연히 재밌고 좋은데요. 앞서 말한 킬러 컨텐츠들은 침착맨 혼자서 하는 것들이 꽤 많거든요. 그게 침착맨의 아이덴티티를 대표해서일까요. 그래서 전 침착맨 단독으로 해볼 수 있는 대표 컨텐츠도 새로 만들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침착맨 님은 본인이 이미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했고, 링겔 맞아야만 근근이 유지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볼 때 침착맨은 아직도 배고픕니다. 

대충만 생각해봐도 아직 미개척지가 많습니다. 

어벤져스도 안 본 채로 호크아이 영상을 3개 넘게 뽑았는데, 어벤져스를 보면 또 얼마나 만들어낼까요? 그 뒤에 나올 판타스틱4나 닥터 둠은 얼마나 잘 돌릴 수 있을까요?
갈로아 선생님이 몸을 뒤틀면서까지 바라시던 '초한지'. 시작하면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아는데 저랑 침착맨만 잘 모르는 진격의 거인, 보게 되면 또 얼마나 종수씨 놀릴 때 거인 비유를 들게 될까요?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추가될 영감이 많은 걸요.

예전에 하려다가 안 하신 침착맨 올림푸스도 있고.

침착맨의 가장 큰 힘은, 모든 것이 침착맨의 본체를 통과할 때 침착맨 향이 묻어나게끔 만드는 힘이라고 봅니다. 
먹방 유튜버가 하지 않던 브이로그를 올리면 조회수가 팍 깎이고, 웹툰 작가가 하지 않던 카페를 열면 시즌2를 준비하게 되죠.
하지만 침착맨은 먹방을 하든 게임을 하든 강의를 듣든 산책을 하든 다 고만고만하게 봅니다. 행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행위를 하는 주체가 중요해서 그렇습니다. 
이제 할 얘기가 더는 없어진 것 같더라도,
세상은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서 던져줄 거예요. 

예를 들면 AI가 있죠. 킬러 컨텐츠의 반열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는듯합니다. 적월야 생방으로 보면서 겁나 웃었습니다.
AI가 일자리를 없애기도 하지만 창조하기도 하잖아요? 침착맨에게는 영상을 몇 개는 더 선물해줄 거라고 봅니다. 

ㅡㅡㅡ 

근데 그렇다고 해서 게스트 줄이고 개인 방송으로 방향 잡으라는 의견까지는 아닙니다. 곧 침철단 한다니까 침철단 얘기도 해보자면, 침펄풍에 이어서 침철단도 현 시점에선 어느 정도 정기적이고 대표적인 컨텐츠가 되었죠.


저 같은 헤비 한국인은 그릇까지 핥아먹고 없어서 못 먹는 컨텐츠입니다만, 라이트한 시청자층에게는 진입 장벽이 있죠. 실제로 침철단 처음 했을 때 너무 재밌어서 유튜브에서도 조회수 잘 나왔으면 좋겠다~ 했었더니만, 생각보다 저조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침철단 모두가 시청자들에게 친숙해져서 부디 이 참맛을 온전히 느꼈으면 좋겠다 했었는데, 최근 단동진의 부상으로 장벽이 좀 더 허물어졌을 것으로 예상되어 기쁘네요.
침철단 외에 특강이나 초대석도 늘 다른 게스트 쇼에는 없는 한 방울이 들어있어서 좋습니다. 강의 같은 경우는 그 자체로 유익하기도 하고, 때때로 코리안 트레버처럼 로또가 터지기도 하니까요.


개인적으로 침철단의 컨텐츠를 침착맨 개인 컨텐츠처럼 직원 분들이 더 기획해서 진행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미 그렇게 하고 있겠죠 아마?)
예전에 혼자 카드깡 하는 것에 빠지셨던 시절, 카페가 불탈 정도로 의외의 반발 여론이 있었는데, 침철단이 카드를 같이 까니까 "이게 내가 알던 카드깡이 맞냐?" 하면서 다들 엄청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침착맨이 혼자 하던 컨텐츠를 살짝만 바꿔서 진행해도 이렇게 맛이 달라지기도 하는구나 싶더군요. 이런 식으로 컨텐츠를 개척해볼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사소한 의견~

 

다만 몇몇 의견을 보면 마블 마냥 진입장벽이 어느새 너무 높아졌다고도 하던데, 사실 저는 워낙 절여져서 살아서 그런지 잘 체감은 안 되지만...
파김치갱 런칭을 보고서 놀랐던 기억은 있습니다. 배도라지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배도라지에 대항한다는 게 뭔데? 왜 자기들끼리 소꿉장난을 하고 있어?" 이렇게 생각할 것 같아서 과연 우상향이 어디까지 가능할까 생각했었는데, 라꼰즈로 리뉴얼까지 시켜버릴 정도로 내수의 크기 자체가 많이 커져서 현재까지는 문제 없는듯합니다. 

그래도 침철단을 처음 런칭했을 때 혼자 했던 생각이,
처음엔 침철단 각각 컨텐츠를 만들어서 그 컨텐츠 영상을 본인 채널에 올리는 시스템으로 기획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종수 님이나 의중 님의 유튜브가 그리 활성화되지 않았었거든요. 그래서 더 조회수를 받아도 될만한 영상이 약간 묻히기도 했고, 그 결과 우선은 노출이 잘 되는 침착맨 채널에 올리고 그 효과를 온전히 누려보자는 방식으로 변환됐죠. 이 선택이 저는 좋았다고 봅니다.
배도라지 친목회 진짜 재밌는데 왜 은근히 몰라줄까? 하면 결국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니까요. 배도라지만으로도 그런데 뼈, 우원박, 곽 등등 여러 인물이 돌아가면서 나오는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겠죠?
특히 이전 장에 적었던 것과 같이 시청자 층이 파편화되는 와중에는, 각각 다른 인물을 보고 유입된 사람도 있을 거니까 "난 뼈우재랑 케미가 재밌어서 보려고 했는데, 대체 하루종일 언급하는 종수씨가 누구지?"라고 여기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진시황 마냥 천하통일을 하고 도량형을 통일해버려야지 떼잉... 
쉽지 않을 문제겠지만 그만큼 침착맨을 여러 이유로 좋아하게 된 인간의 수가 늘었다는 방증일 테니, 부디 많이들 이 참맛이 스며들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면 더 좋을 거라는 소리였습니다. 

ㅡㅡㅡ 

마지막으로 갑자기 많이 나오는 의견들인데요.
침착맨이 변했냐? 라는 화두인데,
제 생각으로는 인간은 원래 조금씩 변합니다. 
캠 앞에서 담배 피던 시절부터 금연 시절, 침숭이 시절, 남캠맨 시절 등 나눠보면 다 조금씩은 달라요. 근데 아주 약간씩 당연하게 다를 뿐 전신은 같습니다. 전 별로 안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굳이 말하면 공방에서 더 프로로 단련됐다 정도? 

근데 침착맨 태도가 어떻게 돼서... 더 무례해져서 보기 불편했다... 이런 얘기는, 물론 개인의 감상 영역이고 공감하는 분들도 꽤 있는 것 같으니 그것도 답이겠습니다만,
10년 동안 지켜본 입장에서는 더 좋아졌다, 나빠졌다 이런 방향의 변화로 판단할 게 아니라고 봅니다. 방송이나 컨텐츠 방향 같은 기획 영역에서 성격이 달라졌다는 건 이해가 되지만, 인간 자체가 어떻게 변했다는 건 글쎄요.
결과를 보고 이유를 끼워맞춘 느낌. 
마치 침숭이 시절 머리가 테스토스테론이 풍부해보여서 대장 원숭이 같이 따르는 재미를 주는 효과가 느껴졌는데, 탈모가 사라지고 잘생겨지니까 내적 친밀감이 줄어들어서 애착이 덜어지는 효과가 됐다... 라는 의견을 보는듯합니다. 뭔가 논리적인 근거인듯 하지만 사실 별 소리 아닌 느낌이에요. 
침착맨은 제 눈에는 원래 적당히 선 타기를 잘 했고, 우린 그걸 장난스레 '무례'라고 이름 붙였지만, 실제로 무례하진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현명한 사람이라고 느낀 때가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제일 보기 거슬리는 게, 이미 다 지난 영상 댓글창에서 서로 합당한 논리에 취해서 '박명수는 스트라이커고 정준하는 탱커고, 길이 이 때 기점으로 자신감을 잃어서 어떤 롤이 됐고, 노홍철이 코어였는데 이 때를 기점으로 망조를 탔고...' 이러면서 설정 놀음하는 것입니다.
사람 그 자체의 개성과 특성을 재미 혹은 옳고 그름의 척도로 나눠서 평가하는 순간 되게 재미 없어지거든요.
물론 도덕적으로 명확히 잘못된 선택을 하면 그것에 대한 가치판단은 해야겠지만요. 대게 그렇게 시청자가 영상 속의 인물을 평가할 때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보듯이 설정을 부여해요. 단순하게 뚝뚝 특징을 나누죠.

 

근데 사람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여러 복합적인 면이 있고 거기에 명확한 옳고 그름은 없는 법. 그게 재미에 대한 것이라면 더 그렇고요.
그러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간의 변화도 생기고, 과거의 기록은 미화되고, 재료는 소모되어가는 현재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결과를 보고서, 그 이유를 명확히 논리적으로 밝히기 위해서 방송의 방향성이 아닌 '침착맨의 설정'을 이리저리 뜯어볼 필요까진 없다고 봅니다. 여러 복합적 변화가 있는 거라고 봐요.

 

ㅡㅡㅡ

얘기가 길었는데 어쨌든
• 진입장벽이 높아진 건 사실. 침착맨 단독 위주의 유입 컨텐츠와 침철단 같은 매니아 컨텐츠의 비율을 적절하게 유지하면 좋다.
• 침착맨이 보기 불편할 정도로 무례해졌다고 보지 않는다.
• 다 소모됐다기엔 아직 밟아보지도 않은 세계가 넓다.
• 침착맨 플러스는 좀 더 선택과 집중을 가하면 좋겠다.
• 침원박은 데이터 수집으로 시험 가동 후 결정하시라.
• 주펄 님의 복귀는 두 팔 벌려 환영. 다만 이건 본인이 원하면 그 때부터 생각하면 될 뿐이다.


정도로 요약 가능하겠습니다. 

게임 비중을 높여보기도 하겠다고 하셨으니, 게임 방송은 자기 취향대로 하는 거라 지켜보면 되는 거고, 아직까지 안해보신 '라스트 오브 어스 1'이라든지 노다지 같은 게임들이 많을 테니 흥미 가는 대로 하셔서 침착맨 플러스도 더 재미의 질이 올라가고 활성화되길 기원해봅니다.
AI 많이 가지고 노시고,
단검 vs 배트 논쟁 같은 기획은 약간 인위적인 아이템 셀렉이라는 느낌이 들었으니 좀 더 침착맨이 자연스럽게 향할법한 방식으로 전개해주시면 좋겠고,
예정되어있는 곤충 채집 같이 한 끗 다른 맛있는 재료들이 즐비해있으니 마음껏 누리시고,
쇼츠 전문팀은 그대로 가! 

ㅡㅡㅡ


맺음말을 적자면,
얼마 전에 뜬뜬 채널에 나오는 유재석 님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무한도전을 매일 볼 때의 그 실루엣과 피지컬, 목소리 톤까지 모두 같은데, 왠지 눈이 살짝 자글자글해지고 작아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10년 전 무한도전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난 언젠가 끝날 거라는 마음의 준비를 늘 하고 있다"는 말을 매번 하시던 유재석 님을 보면서, 당시에는 "에이 그런 날이 언제 오긴 하겠어?" 라는 막연한 느낌이었는데, 지금 시점에서 보니 유재석 님도 꽤 나이가 들었고, 지금도 최고의 자리에 계시지만 정말 언젠가는 우리 곁에 없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싱숭생숭했더랬죠. 그런 생각을 하니까 바로 든 게 침착맨 생각이었습니다. 40을 넘은 병건씨. 언젠가 유튜브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접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오래 이어가더라도 10~15년 뒤에는 우리 곁에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이 역시 싱숭생숭. 그래서 지금을 최대한 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난 아저씨가 헤이아치 머리 될 때까지 챙겨볼 거예요.
모두가 그렇진 않겠습니다만 난 그렇습니다. 

ㅡㅡㅡ 

추신.
이틀 전 생방송에서 종수씨와 전화 데이트를 했죠. 아마 편집 영상으로 충분히 제작될 법한 소스 같은데, 유튜브 컨설팅 전에 종수씨 감나무 프레임 잡던 때부터 설명이 들어간다면 이번에는 부디 침착맨 플러스 채널에 있는 '배도라지 잼잼잼 데이'라는 영상이 편집에 들어가길 희망합니다. 
사실 배도라지 품멜 파티 영상이 차돌짬뽕의 시초가 아니거든요. 모든 시작은 잼잼잼 데이였습니다. 저 당시에 생방으로 보면서 '이거 무조건 편집 소스다. 너무 재밌다' 했었는데, 그냥 침착맨 플러스에만 풀영상으로 던져지고서 그보다 이후에 차돌짬뽕 영상, 차짬 청문회 등의 영상이 제작될 때에도 소스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차짬의 시초인 영상이 배제되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이 재료 아직 썩지 않았습니다.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나만 그런가? 이상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태그 :
#침착맨
#개청자
댓글
침착맨
1일전
BEST
고맙습니다
집짝좀 글쓴이
1일전
BEST
저도 고맙습니다
침하악
1일전
BEST
이런 팬 한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긴 글 잘 읽었습니다
개구리볶음밥
10시간전
정말 잘 읽었습니다. 글 너무 잘 쓰시네요 회원님 ㅎㅎ.. 단숨에 다 읽었네요. 저도 방장을 나름 오랫동안 보면서 작금의 사태에 대해 하고픈 말도 있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는데, 회원님의 글을 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정리 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ps. 침숭이 조 아
집짝좀 글쓴이
6시간전
제 글을 재독해보니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길게 썼지만 아직 쓸 수 있는 말은 많이 남아있네요. 도움이 됐다면 다행입니다. 긴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침하랑
10시간전
너무 마음이 후련해지면서 공감과 힐링되면서 멋진 글이라 다음에 또 읽고 싶어질거 같아서 로그인해서 댓글 남겨둡니다.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짝좀 글쓴이
6시간전
제 글에 담긴 마음과 비슷하신가 봐요 ㅋㅋ 좋게 읽어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다음에도 도움이 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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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택시기산데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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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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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것이 좋다는 도M추와의 추억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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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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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년이 넘은 '손종수' 5
침착맨
썬더블러프차돌짬뽕진동토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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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느낀 오늘 콩밥특별시 침착맨의 강점이자 보법이 다르다고 느낀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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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한이병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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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꼰대, 파김치갱에게 유튜브 채널을 빼앗긴 최자로드 근황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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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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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유투부 채널 뉴스에 진출한 케인인님 6
인방
Z3R05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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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과몽님의 생일입니다! 9
인방
보노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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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수 빼-엠 6
팬아트
침하하쿠나마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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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간하게 못생긴 사람들 특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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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종 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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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건빵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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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짜 파이트클럽 개웃기네ㅋㅋㅋ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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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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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수게임 개최라는 꿈이 생김ㅋㅋㅋㅋ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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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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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맨은 이게맞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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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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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배우의 자외선 차단 방법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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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코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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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밥특별시에 나타난 종수의 탈을 쓴 오일남 5
침착맨
배추살땐무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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