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 제국의 천재적인 시인 네피(1572–1635)
하급관료 출신인 그는 타고난 표현력과 위트를 신과 자신을 찬미하고 타인을 조롱하는데 활용했다.
사회 지도층의 무능, 부패, 위선에 대한 날카로운 독설과 성역 없는 비판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었고 황제 역시 네피를 총애해 궁정 시인으로 임명했다.
네피는 궁정에서 활동하며 제국 고관대작들에게 개, 돼지, 깜둥이, 이교도 등의 사랑스러운 별명들을 붙여주었는데, 한 관리가 혀를 그렇게 놀리다 보면 끝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시인이 자신의 시 때문에 죽는다면 부끄러울 이유가 어디 있겠나?"
얼마 지나지 않아 네피는 자신의 말을 증명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제국의 대재상이자 황제의 매형, 바이람 파샤가(네피는 평소에 그를 당나귀라고 불렀다) 칼을 빼든 것이다.
네피에게 쌓인게 많았던 정부 대신들은 이참에 너도나도 달려들어 네피를 공격하였다.
위기에 빠진 네피는 앞으로 풍자시 안 쓸 테니까 살려만다오를 시전했고
황제가 좋아하는 명망 높은 시인을 그냥 죽이기는 껄끄러웠던 바이람 파샤가 조건을 받아들여 겨우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펜은 칼보다 강하며 저널리스트의 대쪽같은 기개는 무엇으로도 꺾을 수 없는 법.
노빠꾸 상남자 네피햄은 사면을 받자마자 바로 바이람 파샤를 조롱하는 풍자시를 집필해 발표한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바이람 파샤는 바로 네피를 처형하겠다고 날뛰었다.
분위기가 심상찮다는걸 느낀 네피는 평소 알고 지내던 바이람 파샤의 측근(흑인)을 찾아가 중재를 요청한다.


반성하고 있으니 얼른 사면 신청서나 써주십쇼.

그럴줄 알고 미리 써뒀다. 여기 있으니 가져가...

이런! 편지에 잉크를 쏟아 버렸네

아니 선생! 아무리 날이 더워도 그렇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피의 시체는 보스포루스 해협에 던져졌다.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