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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10대 때 듣던 음악을 아직도 사랑할까?

해골원윗치
22.12.14
·
조회 7269

ghjghjg.jpg 우리는 왜 10대 때 듣던 음악을 아직도 사랑할까?
 

나는 옛날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 그 옛날이라는 것은

 

10년,20년 전이 아닌 내가 태어나기 한참 전을 의미한다.

 

그래서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따금씩 '나는 이 시절에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왜 아직도 이런 류의 노래를 좋아할까?'

 

라는 의문이 생겨나곤 했다. 결국 나는 해답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거렸고 답은 뇌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hgjfg.png 우리는 왜 10대 때 듣던 음악을 아직도 사랑할까?
 

어릴적 시골에 살았던 나는, 부모님이 항상 틀고다니던

 

굿모닝 팝스, 정체불명의 라디오 채널, 이지투디제이 노래, 

 

집 근처 세탁소에서 나오던 정체불명의 올드팝송들(아마 비틀즈였을 것이다),

 

시골 커피집에서 나오는 안치환,양희은,김현식의 노래,

 

동네 바보형이 부르던 퀸 노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흘러나오는 가곡 등 오늘날 고전이라 불리는 노래에 

 

둘러싸여 살았었다. 돌아다니는 장소가 한정되어있는

 

시골이었기에 질리도록 옛날 곡들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좋든 싫든 멜로디는 귀를 타고 뇌까지 전달되었고

 

사춘기 음악취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남들이 뭐 빅뱅이나

 

소녀시대 같은 아이돌을 좋아할때, 퀸-레드제플린 같은

 

연식 오래된 락 밴드들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우연히 락을

 

좋아하는 짝꿍을 만난게 발단이긴 했지만, 내가 듣기

 

싫었다면 좀 듣다 때려쳤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에게 펑크락과 누메탈을 추천해준 친구조차도 꺼려하던 

 

고전 락곡들을 너무나 사랑했다. 물론 친구가 추천해준

 

곡들도 좋아했지만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옛날 락이었다.

 

옛날 시골생활에서부터 축척된 멜로디가 결국 사춘기까지

 

이어진 셈이다. 락에서 다른 장르로 관심이 옮겨가도, 

 

옛 노래에 집착하는것은 변하지 않았다.

 

 

중학생때 제일 좋아했던 레드 제플린의 곡

 

이런 10대 때 들은 노래는 성인이 되어
 

들은 그 어떤 노래보다도 강렬하게 뇌리에 박히고,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즉, 이른바 “음악적 향수”는 문화적인 현상일 뿐 아니라

 

신경과 관련된 현상이라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

 

아무리 세련된 취향을 갖게 되더라도 우리가 

 

사춘기 때 집착했던 노래들은 뇌 속에 남아 있다.


 

dffdgd.jpg 우리는 왜 10대 때 듣던 음악을 아직도 사랑할까?
 

우리가 노래에 애착을 갖게 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악과 뇌가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처음 어떤 노래를 들으면, 노래는 청각 피질을 

 

자극하고 우리는 리듬과 멜로디, 하모니를 하나의

 

긴밀하게 연결된 덩어리로 변환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노래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해당 노래와 맺는

 

상호관계에 달려있다. 만약 머릿속에서 노래를 따라 부른다면

 

전운동 피질이 활성화된다. 이 부위는 동작을 계획하고

 

조정하는 부위이다. 머릿속에서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

 

신경세포가 음악의 비트와 싱크를 맞추게 된다. 그리고 

 

가사나 악기 구성에 주의를 기울이면 다양한 자극에 대한

 

관심을 조정하고 유지하는 두정엽 피질이 활성화된다. 

 

또한 사적인 기억을 자극하는 노래를 들으면 사적인 삶과 

 

관계와 관련된 정보를 저장하는 전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된다.

 

 

Queen - Love of my life 

 

그러나 감정 없는 기억은 무의미하다. 사랑과 마약을 빼면, 

 

음악만큼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없다.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뇌의

 

쾌락 회로를 자극하고,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등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화학 물질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노래를 좋아하면 할수록, 신경화학 물질 세례를 

 

더 받게 되는 것이다. 음악은 모든 사람의 신경계에서 같은 

 

반응을 끌어낸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의 반응은 더욱 강렬하다. 

 

작은 불꽃이 튀는 정도가 아니라 불꽃놀이가 되는 것이다.

 

12세에서 22세 사이, 인간의 뇌는 급속한 신경 발달 과정을 겪는다.

 

그리고 그 시기에 듣는 음악은 영원히 머릿속에 
 

남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의 뇌가 특정 노래와 

 

신경으로 연결되면 이는 고양된 감정과의 강력한
 

기억을 남기는 것과 같다.

 

Johnny B. Goode - Back to the Future 

 

사춘기의 성장 호르몬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한다. 

 

성장호르몬은 우리 뇌에 “모든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10대 시절의 꿈과 창피한 순간들의

 

배경음악이 된 노래들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신경계통의 작용만으로도 특정 노래들이 강렬하게 

 

뇌리에 남는 현상은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때 들었던 음악이 영원히 기억 속에 남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음악과 뇌: 집착의 과학』의 저자
 

대니얼 레비틴은 우리가 10대 때 듣던 음악이 우리의 
 

사회적인 삶과 얽히게 된다고 말한다.

 

Sum 41 - Fatlip

 

대니얼 래비턴 왈

 

'처음으로 내가 음악을 골라서 듣게 되는 시기죠. 
 

친구를 통해서 노래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너와 내가 같은 집단에 속해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친구가 듣는 노래를 듣기도 하죠. 그런 경험 때문에 
 

특정 노래가 자기 정체성의 일부가 되는 겁니다.'

 

UC데이비스의 심리학자 피터 자네타도 이 같은 사회성
 

이론에 동의한다. 10대 시절 듣던 노래는 인격이 형성되던

 

시기에  특히나 감정적이었던 기억들과 단단히 묶이게

 

된다는 것이다. 자네타는 더불어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

 

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청소년기의 기억이 그 어느 시절의 기억보다 강렬한 것은
 

우리가 문화적으로 형성된 “인생 각본”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각본 속에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기억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기억이죠. 그 시절의 기억은 왜 그리도 

 

생생하고 또 오래 지속되는 것일까요?'

 

The Beatles - Day Tripper

 

리즈대학교 연구진이 2008년에 제시한 이론은 이렇다.

 

“회고 절정” 시기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자아”의

 

등장 시기와 겹친다는 것이다. 즉 12-22세 시기는 

 

내가 나라는 사람이 되는 시기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절의 기억이 가장 중요한 기억으로 인식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때의 기억은 자아 형성에 기여할 뿐

 

아니라 자아 그 자체, 그중에서도 중요한 부분이 된다.

 

음악은 그 과정에서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 그때 들었던 노래는 기억 그 자체가 된다. 

 

2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노래방에서 부르는
 

그 노래를 처음 들었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둘째, 그때 노래들은 당시에 우리가 느꼈던 모든 것의 
 

배경음악이다. 첫 키스, 첫 졸업, 처음으로 담배를 
 

피워봤던 순간의 배경음악말이다. 돌이켜보면 졸업이라는게
 

그다지 대단한 경험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배경음악과
 

엮인 감정은 옅어지지 않는다.


 

ghfghdffdh.jpg 우리는 왜 10대 때 듣던 음악을 아직도 사랑할까?

 

이런 이론들이 아무리 논리적이라 하더라도, 10대 때 들은

 

음악만큼 강렬한 음악이 다시는 없을 거라는 이야기는

 

좀 슬프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성인이 되어서 

 

만들어진 취향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더 성숙한 미적 감각과
 

지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취향이니까 말이다. 

 

허나 아무리 나이를 먹고 성숙해져도,

 

음악은 일종의 도피처이자 낙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청소년 시절
 

좋아했던 음악으로 돌아가는 건 단순한 향수병이 아니다. 

 

나를 나 자신으로 만든 음악이 주는 기쁨을

 

잠시라도 느낄 수 있는 웜홀이 뇌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시절은 지나갔지만, 사랑했던 노래를 들으면

 

그때 그 노래가 주었던 기쁨을 잠시나마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향수가 오래지속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게 아닐까 싶다. 내가 나이를 더 먹더라도, 
 

향수의 내음이 끊기지 않고 죽을때까지 주변에 남아서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되주었으면 좋겠다.

 

 

 

참고자료-Slate의 「Neural Nostalgia: Why do we love the music we heard as teenagers?」

태그 :
#음악
댓글
침부기
22.12.16
진짜 레젭 immigrant song, kashmir, black dog 같은 곡들은 70년대에 만들어진 곡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지금 들어도 세련되고 멋있는거같아요
날놀린죄
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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