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소 앞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니, 지금보니 간단하진 않네요.

몽골에서 조식은 서양식으로 많이 먹나보죠?
드디어 차를 타고 어기 호수로 출발

인줄 알았지만, 중간에 있는 카라코룸에 들렀습니다.
가이드 말로는 중세 몽골의 수도였는데, 시가지는 폐허가 되어 유적만 남았고, 에르덴 조 사원만 남아서 박물관 겸 사원으로 쓰이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사원에 왜 이렇게 넓은 땅이 필요할까 친구랑 생각해봤는데,
당시 방문객?들이 마당에 게르를 치고 활동했던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벽에 비해 내부 건물은 정말 작고 휑 했거든요.


이 이상 내부로 들어가면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에르덴 조 사원은 여기까지…
밖으로 나와 상가건물로 가보니 아직 공사 중인건지
새 건물들 옆으로 건축자재며 벽돌이며 잡다하게 쌓여있었습니다.
그 한 가운데 검독수리가 앉아있었어요.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준다고 합니다.

카라코룸을 빠져나와서 부터는 비포장도로가 시작되었습니다.
붙이면 3일간 멀미를 안한다는 키미테는
하루만에 샤워하다 떨어져 허무하게 작별을 고했고
비포장도로는 멀미가 심한 저에게 작별을 고하는 듯 했습니다.
깨자니 멀미를 하고 자자니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의자에서 튕겨져 나가다시피 하기를 한참…

말랑카우가 반겨주는 곳에서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찬바람을 쐬니 좀 나아졌는데 앞을 보니 물웅덩이 같은게 보였습니다.

거의 다 온 것입니다.
몇 분을 더 달려 Ugii Dalai 라는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가자마자 가축 분뇨 냄새가 반겨주었지만, 뭐, 몽골이니까요.

위는 가이드와 기사님이 묵은 게르였고
아래가 저희가 사용한 숙소입니다.
내부에 화장실과 샤워기가 있어 좋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퀴즈!
Q) 혹시 오늘 사진의 공통점을 찾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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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흐림☁️
허허허허허허….옘병
노을진 호수와 은하수를 쫓아 여기까지 왔는데
흐리네요.
아니 흐리기만한게 아니라 비바람이 불었어요…

하지만 뭐 날씨가 이런걸 알고 왔나요…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멀미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점심을 먹었습니다.


스프 이름이 뭐였는지는 몰라도 굉장히 익숙한
감자국의 맛이 났습니다. 안에 수제비도 들어가 있는 감자국…
저는 감자를 딱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낮술이나 먹고 푹 쉬기로 했어요.
몽골어로 둘루~ 하면 건배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둘루~

조촐한 과자파티 with 진라면 작은컵(이었던 것)

그렇게 낮술을 먹고
친구들은 낮잠을 자고 저는 은하수 사진은 대체 어떻게 찍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하고 있었더랬죠.
그러더니 한 6시 반쯤인가?
해가 난게 아니겠어요?

뭇ㅡ친…

키야~
비고 그치고 바람도 잦아들어서
친구들을 깨워 호수 주변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점심을 먹었던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어요.

늘 먹던 수테차

왜인지는 몰라도 5명인 모두에게 오른쪽 다리만 있던 닭다리.
향신료 맛인지 참 괜찮았는데, 오이를 같이 주네요?
왜 다 된 밥에 오이를….?
식사를 마치고 말을 타기로 했습니다.




레데리를 정말 재밌게 해서 그런가, 말타기 재밌습니다.
말을 타며 노을을 보는데, 마치 한 장의 유화 같더라구요.


숙소로 돌아오니 어느덧 어둠이 내려 앉았습니다.


숙소에 가서 더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별을 보러 나갔습니다.
불빛이 안보이도록 언덕 아래까지 걸어
적당한 모래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하늘을 보니
별이 쏟아지더라구요.
그렇게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어제보다 더 선명하게
하지만 여전히 희뿌연 느낌의 띠가 보였습니다. 은하수였어요.
아, 이럴 줄 알고 내가 은하수 사진찍는법을 찾아봤나보다
하면서 삼각대에 폰을 얹고 사진을 찍었어요.
명심하세요.
삼각대와 셔터스피드3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