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하고 싶지만 딱히 자랑할 곳이 없는 아싸인지라, 공부태그를 걸고 자랑해봅니다..ㅎㅎ
박사과정의 꽃이자 마지막 관문이라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디펜스지요.
교수들 앞에서 박사 과정 간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그와 관련된 모든 질문과 공격에 답과 반박을 해야하는 자리입니다.
저도 현지 시각으로 오늘 아침에 9시에 디펜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심사해주시는 교수님은 총 5명. 4분은 현장에 계셨고, 1분은 외부 인원이신지라, 온라인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디펜스는 공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심사위원이 아닌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먼저 졸업한 친구들 몇명도 자리를 지켜줬지요.
먼저 1시간 정도 ppt로 어떤 결과를 냈고, 어떤 연구 방법을 적용했는지를 발표했습니다.
사실 발표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거든요. 발표를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각보다 질문이 제가 예상한 정도로 어렵진 않았어서, 오호라 이정도면 통과각인데? 하고 안심했습니다.
그렇게 질답을 다 받은 후에, 시작되더군요. 진짜 디펜스가.
지도교수님께서는 ‘자 이제 QnA는 마치고, 진짜 디펜스가 시작되겠습니다. 심사위원과 발표자 이외에는 모두 자리를 비워주세요’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5명의 심사위원분들이 번갈아가며 더 심도있는 질문과, 박사 논문에 대한 비평을 이어가셨습니다.
논문의 이 부분은 교정되어야 한다, 이 논문 결과를 알고 있나, 이 연구 방법을 왜 쓰지 않았나, 어떻게 하면 이 결과를 발전시킬 수 있겠냐 등등
그렇게 30분의 치열한 공방, 스치기만 해도 치명타가 이어졌습니다. 한창 대답하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정말 다 끝나고 나니 다리가 풀리더군요.
그렇게 치열한 공방 끝에, 더 이상 의견이나 질문이 없다면 이제 발표자가 자리를 떠나야 합니다.
남은 심사위원분들이 디펜스에 대한 평가를 하고, 이 사람이 박사라는 타이틀을 받아 마땅한가 부족한가를 심사합니다.
그렇게 영겁과 같은 15분의 시간이 지난 후, 문이 열리네요, 교수가 들어오라 하죠. 그러면서 악수를 청하십니다.
“Congratulations, Dr. Lee.”
정말 이름 앞에 Dr.라는 그 두 글자 붙이기 위해 석사 2년 박사 6년 얼마나 피똥을 쌌던가.
한분 한분께 오늘 시간을 내어주시고 심사를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인사를 드리며 디펜스가 종료되었습니다.
디펜스 종료니까 끝이냐구요? 아닙니다. 박사 논문 수정 사항을 한 구다리 받았으니, 그대로 수정해야지요.
그렇게 박사 논문을 교정하고, 최종본을 학교에 제출하면 박사가 됩니다.
어쨌든 가장 어려운 과정이 끝났고, 이제 간단한 수정 정도만 하면 되는데… 제 박사 논문이 200쪽 정도 되는지라 수정 사항이 엄청 많네요 ㄷㄷㄷ
얼른 수정하고 지난 1년간 붙들고 있었던 이 박사 논문과는 이제 이별을 고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제 박사 디펜스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홍홍 뭐레이, 이제 나를 수학 박사로 불러주시겠어용?
기억에 남는 교수님들 한줄 평
교수1: 무슨 박사 논문이 이렇게 기냐. 읽느라 고생했다.
교수2: 발표 잘하던데, 유튜브 해볼 생각 없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