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익명의 불을 태우는 침하하와 함께 하며
제목에 있는 키워드들을 많이 보았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겐 가면인 말이 누군가에겐 예의이고,
누군가에겐 잔인한 표현이 누군가에겐 솔직한 표현이더라구요.
거기서 흥미로운 부분은
그 말들이 각자에게는 진심이고, 맞는 말이라는 겁니다.
침하하에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구요.
어쩌면 애초에 특정한 성향보다도 오직 ‘침착맨’이라는 공통점만 가진
말그대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보니
표현 방식과 인식이 다 달랐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겐 서로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인사가
누군가에겐 가식처럼 느껴지고 실제로 그럴 때도 있겠죠.
반면 누군가에겐 재치있고 친근한 표현이
누군가에겐 배려없고 폭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 거 같아요.
실제로 놀다보면 선을 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구요.
(악의적인 의도인 경우를 제외하고서도 말이죠.)
텍스트 몇 마디 가지고는 그 안의 진심까지 온전히 전달되기 힘드니까요.
그래서 표현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언어의 양식이 맞는 사람들끼리 더 가까이 지내게 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얘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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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가족이든 직장 동료든, 심지어 학교 친구들 간에도
서로의 언어를 맞춰가는 시기가 있지 않습니까?
난 그게 그런 의미인 줄 알았어, 왜냐면 내가 가진 언어는 이렇거든, 하는 순간들이요.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잦은 오해와 갈등과 대화가 동반되구요.
익명화를 통해 잠시나마 그런 온도차를 느꼈고,
게시판 나눔을 통해 앞으로 각자 표현이 편한 곳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커뮤생활을 즐기되
굳이 서로의 다름을 혐오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면을 쓰고 다니거나 남을 상처주는 거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고
단지 각자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즐기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일 테니까요.
취향에 맞지 않는 글은 적당히 넘기거나
규칙에 맞게 운영자에게 맡기는 방법이 편할 때가 더 많고,
엄청 열내다가도 잠시 한걸음 떨어지면 생각보다 별거 아닐 때가 많더라구요.
높은 확률로 잠시 지나갈 글이 되겠지만,
재밌는 침하하 생활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편안한 커뮤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으니 편안하다는 말은 안 쓸게요.
애초에 커뮤라는 게 가상의 놀이터라 석전도 사실 꽤 재밌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