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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당하는 줄 알았던 날 - 반전주의

Christina
22.12.11
·
조회 4426

때는 지난 10월말, 한국에 오랜만에 놀러와, 부모님 아파트에서 몇일 묵고있던 날이었습니다. 밤 열두시쯤, 저희 강아지가 용변을 보고싶어 하는것 같아, 짧게 산책을 하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십층에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서, 아파트 주변을 짧게 산책갔다가 다시 들어가려고 입구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부모님네 아파트 현관 입구엔 카드를 데는곳이 있어서, 보안상 카드를 소지한 주민들만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그때 갑자기 저 멀리에 트렁크를 연채로 시동이 걸려있던 승용차 한대가 트렁크를 닫지도 않은채로 아파트 입구까지 급하게 운전해 왔습니다. 전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빨리 들어가야겠다는 마음에 카드를 찍고 입구의 자동문을 열고 들어가서, 엘레베이터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아파트 현관 입구의 자동문이 서서히 닫히고 있던 그때, 갑자기 어떤 중년 남성분 한분이 차에서 내리시더니 급하게 뛰어오셔서 자동문이 닫히기전에 뛰어들어오셨습니다. 딱 봐도 너무 이상한 상황이었습니다. 

밖에 세워진 승용차는 아직도 시동이 켜진 상태로 트렁크가 열려있었고, 밤 열두시에 그렇게 허겁지겁 카드를 찍지 않으려고 따라 들어오신것도 너무 이상했습니다. 하지만 더욱더 이상한건, 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땀을 흘리고 계셨는데, 손에는 일할때 쓰는 목장갑을 끼고있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엘레베이터가 일층에 도착했습니다. 그 남성분이 먼저 엘레베이터에 타셔서 십층을 눌렀습니다. 그 엘레베이터는, 십층을 누르면 “십층” 하고 목소리가 나옵니다. 저는 아직 엘레베이터를 타지 않고 있었는데, 너무도 놀랐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십층엔 두 호수 밖에 없는데, 한호수는 부모님집, 그앞은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이서 사시는 집이었기 때문이죠. 그분이 저한테 물으셨습니다. “안타세요?” 그래서 저는 “강아지가 다른 사람하고 엘레베이터를 갔이타면 무서워하니, 먼저 올라가세요” 라고 둘러대고 그분을 먼저 올려보냈습니다. 그리고는 강아지를 안고, 천천히 조용하게 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밖으로 도망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밖에는 그 알 수 없는 승용차가 아직도 시동이 켜진채로 세워져 있었고, 부모님께 전화를 하자니, 핸드폰을 잊어버리고 안 들고 나와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제가 한 6층쯤 올라가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을때에, 엘레베이터가 십층에 멈췄다가 다시 일층으로 바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더니, 분명 밖에서 아무도 들어오는 소리가 나지 않았는데, 엘레베이터가 갑자기 삼층, 사층에 차례대로 멈추는 겁니다. 저는 너무 무서워서 계단으로 막 뛰어 올라가 십층에있는 집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집에 허겁지겁 들어가니, 부모님이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물으시길래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상황을 다 듣고나서 막 웃으시더니, “아 그거, 마켓컬리통 수거하러 오신 분일거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현관문을 열고 집앞을 체크해보니, 마켓컬리통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그분은 밤 열두시에 마켓컬리통을 수거하러 아파트 동마다 차 트렁크를 연채로 돌아다니고 계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헤프닝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정말 내가 오늘 죽는구나 했습니다.

댓글
뿌듯맨
22.12.11
BEST
으아 당시엔 너무 무서우셨을 듯
침빵맨
22.12.11
BEST
ㅋㅋㅋㅋ...근데 그 당시에 한층한층 멈춘 거 봤을 때 식겁했을 듯 ㅠ
뿌듯맨
22.12.11
BEST
으아 당시엔 너무 무서우셨을 듯
Christina 글쓴이
22.12.11
ㅋㅋ 당시에는 정말 식겁했습니다 ㅋㅋ
초선의최선
22.12.11
너무 무서워요 만약 계단에서 마주쳤다면 기절각
Christina 글쓴이
22.12.12
진심 기절각 ㄷㄷ ㅜㅜ
개똥약
22.12.11
으아악
백안시
22.12.11
아씨 너무 무섭잖아 ㅜㅜㅜㅜㅜㅜ 별일 아니라 다행이네요 근데 혹시 일본에서 유학하시나요 쉼표를 많이찍으셔서 괜히 궁금해서요
Christina 글쓴이
22.12.12
ㅎㅎㅎ 일본은 아니고, 미국에 삽니다 ㅎㅎ ㅠㅠ 한국 떠난지가 거의 십오년이 다돼가서 자꾸 맟춤법을 잊어먹네요 ㅜㅜㅜ
콥착맨
22.12.11
마켓컬리맨 ㄷㄷㄷ
침굴맨
22.12.11
아~~ 잠 다 잤잖슴~~
침빵맨
22.12.11
BEST
ㅋㅋㅋㅋ...근데 그 당시에 한층한층 멈춘 거 봤을 때 식겁했을 듯 ㅠ
Christina 글쓴이
22.12.12
정말 식겁했어요 ㅎㅎㅎ ㅠㅠ
핑구눕눕
22.12.11
진짜 어머님 아니었으면 ㅋㅋㅋㅋㅋ 괴담으로 남을뻔 ㅋㅋㅋ
당시에는 너무 무서웠겠어요 ㅠㅠㅠ
Christina 글쓴이
22.12.12
괴담으로 안남아서 너무 다행이죠 ㅠㅠㅠㅠ
야스왕야추킹
22.12.11
임기응변 좋으시네용ㅋㅋ
쿼카인
22.12.11
찡낑찡낑찡낑찡낑
딴지뚱
22.12.11
진짜 무서웠을듯 ㅠㅠㅠㅠㅠ 별일 아니어서 다행이잔슴 ㅠㅠㅠㅠㅠㅠㅠ
백도라지
22.12.11
목장갑 혐오를 멈춰줘잉
Christina 글쓴이
22.12.12
목장갑 미안합니다 ㅠㅠ
다발무
22.12.11
배달 알바 하는 입장에서 보니 예측했자너~~
좀슈놈
22.12.11
?? : 안타세요? (마켓컬리 통 안에 들어가셔야죠 ~ ㅎㅎ)
인생이갈틱쇼
22.12.11
무친
말코웅취
22.12.12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70782305734-39d2lqavfw.jpg
조개뺏긴보노보노
22.12.20
근데 10층 갔다가 왜 1층으로 다시옴..?
Christina 글쓴이
24.01.06
아마 오래된 아파트라 엘레베이터가 너무 작아서 1층에 몇개 가져다놓으시고 다른층 가셨던듯요 ㅎㅎ (댓글 넘 늦게 답해서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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