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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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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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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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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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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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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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버디언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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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티타늄맨입니다.
길고 길었던 군대이야기를 끝을 내려고 합니다.
휴가 복귀 하루전날 아버지의 핸드폰로 중대장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ㅇㅇ 일병 부대의 중대장입니다. 수술은 잘됐는지요?
수슬은 잘됐습니다.
그럼 의식은 있는지요?
의식도 있고 지금 걷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걷는것도 가능하다는 말씀이시죠? 잠시 ㅇㅇ일병에게 전화를 바꿔주시겠습니까?
ㅇㅇ일병 나 중대장 ㅇㅇ 이다. 수술 잘됏다니 다행이다.
내일 휴가 복귀날이지? 이제 걸을 수도 있다니까 다행이다
12사단 사단병원으로 복귀하도록 해라
네? (이때는 군대 말투까지 까먹을 정도로 너무나 어처구니 없어서 무의식적으로 네가 나왔습니다)
저... 이제 겨우 걸음마때고 아직 퇴원할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휴가날은 내일까지다 내일까지 복귀하지 않을시 탈영으로 간주하여 헌병에게 넘길수밖에 없다
아니 중대장님 저 정말 지금 아무것도 할수가없어요 여기 간호사님과 의사가 돌봐주지 않으면 죽을것 같다구요
그래도 어쩔수 없는건 어쩔수없는거다 너가 이미 휴가를 너무많이 나가서 더이상 휴가를 줄수가 없어 반드시 내일까지 12사단 병원으로 복귀하도록 그럼 이만.
그렇게 전화는 끊어졌습니다.
저는 믿을수없었습니다.
물론 휴가가 14박 15일인건 맞지만... 그건 군대에서 줄수있는 휴가의 제한날짜지
저같은 수술후 극한상황에 처한 사람에게도 적용이 될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전치 2개월의 수술이었는데, 2개월후 퇴원 후에도 반년간 요양을 해야한다고 할정도의 심각한 수술이었는데
중대장은 무조건 복귀하라고 하였습니다.
저와 아버지, 어머니, 의사 모두가 멘탈이 나가버렸습니다.
교수님 저 정말 복귀 해야하나요? 저 복귀해도 살수있는건가요?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우선 헌병에 연락한다고 하고 그런다고하니 충분히 불이익이 올수는 있을것같은데
너의 컨디션으로 군부대 병원에서 처리가 될런지 모르겠다. 여기는 바깥병원이니 내가 군대와 뭘 어떻게 할수가 없어...
그렇게 저희는 사설 엠뷸런스를 알아보았습니다.
왜냐구요?
복귀를 할려구요....
우선 그전에 아버지가 다시 중대장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ㅇㅇ일병 아버지입니다. 중대장님 정말 지금 상태로 복귀하라는 말씀이신가요?
네그렇습니다 아버님. 제가 더이상 쓸수있는 수가 없네요. 복귀를 꼭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아니면 탈영병으로 신고할수밖에 없구요...
내가 12사단 사단병원으로 몇번이나 병문안을 갔는데, 도저히 그 병원에서 ㅇㅇ을 케어할수 없을거라고 봅니다. 중대장님 한번 여기 와보세요 얘가 지금 군대에 갈 상황이 아니라구요 똥오줌도 못가리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복귀를 하라는 말입니까? 진통제는 또 어떻게 하구요.
제가 지금 부대에서 하는일이 있어서 방문드리기는 힘들것같고 .... 그럼 제가 조금더 알아보고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5분뒤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님 제가 홍천병원 (2군단 군단병원)에 연락해뒀습니다. 내일 복귀는 홍천병원으로 하시면 될것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중대장님.
그리고 전화는 끝이 났습니다.
결국 군부대로 복귀하기로 결정이 난것이었습니다.
사설 엠뷸런스를 알아보고, 병원복을 구입하고 이동할때 맞을 몰핀도 준히바여 서울에서 홍천까지 갈 준비를 모두 맞췄습니다.
저도 아버지도 너무나 어안이 벙벙햿습니다.
이게 군대인가.... 내가 홍천으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죽는다면 누가 책임을 질것인가
군대가 정녕 날 죽이려 하는가....
그렇게 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설 엠뷸런스 아저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상태가 말이 아닌데 이 환자가 홍천에 가신다구요?
댁이 홍천이신가요?
아뇨... 군부대인 홍천병원으로 부탁드립니다.
네!???
이상태로 군부대로 들어간다구요?
그게 말이 되나요?
아버지 : 내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탈영으로 신고한다고 하더군요... 일단 가시죠
네.... 이거 참 정말 한국 군대 말도 안되는군요. 최대한 조심히 천천히 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옆에 몰핀 기기를 끼고 양옆에 최대한 쿠션을 두고 엠뷸런스 침대에 누워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천천히가도 차량의 움직음으로 인한 통증이 강할것으로 예상하여
몰핀 투여량은 총 40회에 각각 15분당 한번씩 맞는걸로 셋팅을 하였습니다.
가는 동안 그저 몰핀의 연타석이었습니다.
너무나 아팠고 억울햇고 무서웠습니다.
다시 그곳에 가야한다니....
나 이렇게 아픈데... 병명도 정확히 나왔는데 내몸이 이꼬라지로 만신창이가 되고 넝마가 되었는데도
군대는 다시 나를 부르는구나
저는 수술을 받은후 당연히 전역처리가 될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처참하기 그지없더군요.
눈물을 흘리며 구토를 하며 그저 몰핀하나에만 의지하여 천천히 홍천으로 나아갔습니다.
중간에 휴게실에서 아버지와 엠뷸런스 아저씨는 식사를 하고 저는 엠뷸런스에 남아 몰핀을 맞으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참 그때 많이 울었던것 같습니다.
천천히 운전하느라 시간이 굉장히 오래걸렸습니다.
5시간이나 걸려 겨우 홍천 병원에 도착하였으나
아무도 저희를 맞이하지 않았습니다.
분명 군병원의 그 머였죠... 검사하는곳? 이름이 갑자기 기억이 안나네요... 그곳에 말하고 들어왔는데
병원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침대에 누워있는 저를 우선 내리고 엠뷸런스 아저씨와 아버지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멀뚱멀뚱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떄 군의관이 아닌 군의병이 와서 물어봤습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아버지: 아 12사단 51연대 어쩌고 저쩌고 ㅇㅇ 일병인데, 중대장이 이곳으로 복귀하라고 하여 데리고 왔습니다.
네? 그런말 전해들은게 없는데요. 우선 알아보고 금방 다시 오겟습니다.
5분뒤.
군의관과 함꼐 그 군의병이 돌아왔습니다.
충성 뭐뭐 어쩌고 군의관입니다. 어떤 환자라구요?
아버지 : 척추에 심을 21개 박은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은 10일전에 했구요. 중대장이 홍천 병원으로 복귀하라고 했는데 아무런 연락도 못받으셨나요?
아뇨 아무런 연락도 받지못했습니다.
오늘 환자가 들어오는것도 몰랐는걸요. 그 부대의 중대장에게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군의관은 아버지로부터 중대장의 전화번호를 받아, 전화를 했습니다.
군의관 : 충성 땡땡 군의관입니다. 지금 환자 하나 왔는데 여기 입원하라고 하셨어요? (정말 요자를 썼습니다. 원래 간부끼리는 그러나요? 너무 희안해서 지금도 명확히 기억합니다)
중대장이 답합니다. 전화라 들리지 않았습니다.
군의관 : 뭐라구요? 그런게 어딨습니까. 환자가 오면 저희가 무조건 받아야합니까? 그리고 지금 환자상태 알아요? 홍천병원에서 케어할수 있는 수준의 환자가 아니에요 척추에 심을 21개나 박았다는데
그런환자가 왜 여기 군병원에 있습니까? 이게 말이나 됩니까?
다시 중대장이 답합니다.
군의관 : 절대 안돼요. 이러다가 환자 사망하면 중대장님이 책임 지실꺼에요? 여기서는 절대 안된다구요.
그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군의관 : 아버님 지금 뭔가 대단히 잘못되었어요. 여기 오시면 안됐어요
저희 병원은 이정도수준의 환자를 케어할수가 없어요. 장비도 없고 인력도 없습니다.
아버지 : 그럼 어떻게 하라는거에요? 중대장이 안오면 탈영이라고 하도 협박을해서 사설 엠뷸런스까지 타고 겨우 왔는데 어쩌란 말입니까? 원래 병원으로 가야 합니까?
군의관 : 제소관이 아닌것같습니다. 우선 홍천병원 대장님에게 여쭈어보고 오겠습니다.
10분뒤
홍천병원의 대빵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왔습니다.
계급은 보지못했습니다. 저는 계속 침대에 누워있고 처다보지도 않았거든요
홍천병원 대빵 : 아버님 홍천병원 원장입니다. 이거 진짜 곤란하게 되었네요. ㅇㅇ 일병을 여기에 입원시키는건 아무래도 불가능 할것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에게 연락이 왔었으면 절대 안된다고 했었을것을
중대장에게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었습니다. 아마 무조건 오면 입원을 받아줄거라 생각했던것 같아요.
아버지 : 그럼 어떡해야 하죠?
홍천병원 대빵 : 우선 ㅇㅇ 일병이 휴가중이라고 하셨고 지금 홍천병원으로 온걸로 되있긴 하거든요. 이걸 해결하려면 아무래도 사단장님에게 연락해보시는게 가장 좋을것 같습니다.
여기 사단장님 연락처입니다.
그리고 홍천병원 대빵은 사라지고 군의관만 남았습니다.
아버지는 즉시 사단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버지 : 12사단 사단장님 전화 맞을까요?
사단장 : 네 맞습니다 어떤일때문에 그러실까요
그리고 사정설명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사단장은 이렇게말했습니다
아버님 ㅇㅇ일병의 복귀는 절대 저희 12사단의 의지가 아닙니다
그중대장이 지멋대로 한일이에요. 결코 저희 12사단은 이런 중환자에게 복귀명령을 내리지않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책임지고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1시간을 기다렸습니다.
1시간뒤 홍천병원 대빵이 무언가 서류를 가지고 헐레벌떡 달려왔습니다.
아버님 2군단장 님 명령으로 ㅇㅇ일병 국군수도병원으로 이동배치 되었습니다. 얼른 국군 수도병원으로 이동하시죠.
이동은 어떻게 하면 되죠?
타고오셨던 엠뷸란스로 타고 가시면 됩니다.
아니 저거 사설 엠뷸란스라서... 돈을 내야하는데요?
그부분은... 제가 어떻게 얘기해드릴수가 없습니다. 우선 이동 부터 하시죠
그렇게 어영부영 출발하게되었습니다.
출발할때 엠뷸런스비 30만원이었는데
다시 홍천에서 서울로 이동하는데 30만원을 드렸습니다.
총 60만원의 엠뷸런스비가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이동 하는데 돌아오는 길의 몰핀양은 당연히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국군수도병원 도착 2시간전 몰핀이 떨어져서 저는 그만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린건 ct 기기의 위에서 였습니다.
으.. 여기가 어디죠?
ㅇㅇ 일병 정신이 들어요? 여기는 군군 수도병원 입니다. 지금 ct 촬영을 해야되서 가만히 누워계시면 됩니다.
으....네.... 알겠습니다. 근데 너무 등이 아파요 죽을것같아요
ct만 찍고 바로 진통제 투여할게요 잠시만 참아주세요
그렇게 10분 ct를 찍었습니다.
여러분 ct를 왜 찍은지 아세요?
군대는 기본적으로 군인을 믿지않아요
척추에 21개의 심을 박은걸 믿지 않아서 찍었습니다.
자기들의 기기로 자기들의 두 눈으로 확인해야지만 됐던것같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수많은... 정말 10명도 넘는 군의관들이 있었습니다.
저의 사건이 초유의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2군단장이 노발대발하며 12사단장도 울분을 토하고
국군수도병원이 뒤집어졌었답니다.
그렇게 나온 ct사진
현장에 있던 군의관들이 수근거렸습니다.
이야 .... 진짜 21개나 박았네 대단하다 대단해
수술한지 10일밖에 안됐다면서? 근데 왜 군대에있어. 그냥 병원에 있어도 되지않아?
저환자분 중대장이 복귀하라고 했데...
진짜? 미친거 아니야? 저사람 죽으면 중대장이 책임이라도 질려고?
그러게 말이야 진짜 말도 안된다... 그래서 지금 뒤집어진거 아니야 사단장이랑 군단장이 전화하고 난리도 아니었덴다
저환자는 전역은 커녕 장애인으로 등록되실탠데 군부대 복귀하라니 진짜 코메디가 따로없다
그렇게 저는 국군 수도병원에 입원 하였습니다.
입원한 이유는 전역증을 받기 위해서였는데
이부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납니다. 왜냐면 그뒤로 또 이상한일이 생겼거든요
그렇게 입원한 국군수도병원
첫 인상은 매우 어둡다 였습니다.
물론 도착한게 오후 늦은 시간이기도 했지만 그냥 전체적으로 건물이 너무나 어두웠습니다.
제가 입원한곳은 4인실 이었습니다.
그곳에 있던 3명의 환자들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첫번쨰 환자는 오른쪽 다리가 절단되어 있었습니다. (오른쪽다리 절단 사진을 못찾아 왼쪽으로 대체합니다..)
두번쨰 환자는 왼손 검지손가락을 높이 들고있었습니다.
세번쨰 환자는 허리에 복대를 차고 있었습니다.
딱봐도 뭔가 대단히 잘못된 사람들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들 눈에는 저야말로 가장 잘못된 사람으로 보엿을것입니다.
왜냐면 양옆에 기기를 줄줄 달고 군의관 3명과 군의병 2명의 에스코트를 받고 아주 조심스럽게 병실에 들어오왔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임모탄 조 같은 광경이었습니다.
그렇게 산소포화도 심장 어쩌고 혈압 체온 등등 그냥 환자실에서 잴수있는건 다 재고 군의관들과 군의병들은 잘 지내라며 병실을 떠났습니다.
아저씨들이 저를 매우 궁금해 했습니다.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는 어디가 아픈거에요? 뭔 기기를 이렇게 많이 달고있어요?
안녕하세요. 기기는 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나는 몰핀 맞는거고 다른것들은 잘 모르겠네요. 저는 얼마전에 척추에 심 21개를 박았어요...
여기서 수술 받으셨어요?
아뇨 밖에서 받았는데 중대장이 휴가 끝낫다고 복귀하라고해서 홍천병원 복귀했다가 다시 여기로 왔어요
네??? 복귀하라고 했다구요? 중대장 미친놈이에요? ㅋㅋㅋ 개웃기네요 진짜 군대 꼬라지
ㅋㅋㅋㅋㅋㅋ 말도안돼 거짓말하지마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짜 웃음밖에 안나온다 너무 구라같은데 있을법한 얘기라서 너무 웃기네요
다들 그렇게 한바탕 웃으며 한마디씩 하였습니다.
각자 자기 소개를 했습니다.
저는 뭐 이유는 말하고 싶지않고. 그냥 어쩌다가 다리를 자르게 됐어요. 저는 수도병원에서 수술받았구요. 잠깐 입원해 있는겁니다.
저는 그 손가락에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CRPS) 라는게 걸려서
여기에 바람만 불어도 아파 죽어요. 환자분도 조심해주세요
저는 허리 디스크가 3개나 나가서 인공 디스크 수술 받았어요
저도 여기병원에서 수술 받았구요
아진짜 다들 너무 힘드셨겠네요... 저도 너무힘들었는데 여러분들도 너무 힘드셨겠어요
맞아요 우리 다 힘들었죠 근데 환자분이 제일 힘들어 보이긴 하는데요?
우린 죽을정돈 아닌데 환자분은 죽을것같이 생겼어요
저도 보이는것만큼 힘들진 않아요. 몰핀만 맞으면 금방 살아나요...
그렇게 하하호호 우리 환자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위해 웃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뭔가 짠했네요... 그래도 그떄는 진심으로 웃고 진심으로 즐거웠습니다.
모두 같은 처지에 처한 사람들이었거든요
모두를 진심으로 공감할수 있었고, 저도 진심으로 공감받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그날 밤은 참 잘 잤던것 같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침이 되자마자 군의병이 저를 데리러 왔습니다.
군의관님 진료 받으시러 가셔야합니다.
그렇게 저를 휠체어에 태워서 진료실로 데려갔습니다.
군의관님은 우선 저를 보자마자 너무 고생했고 수고하셨다고 했습니다.
이정도 심박은거면 전역은 걱정하지도 말고
지금 군단장님이 신신당부를 하셔서 모든게 최대한 빨리 진행되고있다고
한 2일이나 3일만 입원해있으면 될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병실로 복귀했습니다.
그렇게 또 환자들과 대화도 나누고 티비도 보고 평안한 시간을 보내고있었습니다.
그떄, 병실로 누군가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그 중대장 이었습니다.
ㅇㅇ일병 나 중대장이야 잠깐 들어가도 될까?
네.... 들어오세요
그위 손에는 마시는 홍초병 한박스가 들려있었습니다.
(아씨발새끼 진짜 존나 개열받게 나 신거 못먹는데 마지막까지 개열받게 하네 진짜 씨발!)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ㅇㅇ 일병 진짜 미안해. 이렇게 까지 아픈줄 몰랐어. 정말 미안하다. 진심으로 사과할게
병원에 있을떄 분명히 말씀드렸잖아요 저정말 아프다고
수술도 받았다고
근데 끝까지 안믿으셨던거잖아요 저 아픈거 안믿으셨잖아요
미안하다 내가 할수있는 말이 없다.
왜 그렇게 까지 저를 안믿으신거에요? 제가 아픈게 그렇게 까지 인정이 안되신 이유가 뭐에요?
저를 죽이고 싶으셨던거에요? 중대장님이 저를 죽여서 얻는 이득이 뭔데 그렇게까지 절 괴롭히신겁니까?
미안하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안감사하다 씨발놈아) 이만 가주셨으면 좋겠어요 몸이 안좋아서요.
잘지내세요 (개씨발새끼야 잘지내면 내가 처 죽이러 갈것이다)
그래 ㅇㅇ 일병 몸조리 잘하고... 가볼게
그렇게 중대장은 축 처진 등으로 터벅 터벅 병실을 나갔습니다.
그뒤로 후일담을 들었는데 노발대발한 군단장과 사단장이 중대장을 죽이겟다고 난리가 났었답니다.
중대장은 불명예제대를 했다고 얼핏 들었는데 정확한 소식은 아닙니다.
하여튼 그에 준하는 처벌을 하겠다고 사단장이 아버지에게 약속을 하셨었습니다.
그렇게 중대장과의 악연은 끝을 맺었습니다.
지금도 너무나 궁금합니다. 도대체 ... 왜.... 왜 제가 아프단걸 믿지 않았을까요?
다시 2일뒤 군의관이 와서 집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전역인가?
아니었습니다.
전역증 나오는데 뭔가 뭔가가 뭔가 해서 안나온답니다.
그래서 어떻게해야하나?
우선 국군수도병원에 있는척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전역증 나올떄까지 그냥 집에있다가, 전역증나오면 전역증을받으러 한번만 오면 끝이라고 햇습니다.
그렇게 저는 집으로 돌아갔고
1달뒤에 전역증을 받고 드디어 군대에서 해방이 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저는 재활도 하고 아프기도하고 정말 정말 정말 말도못하게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냅니다.
근데 그게 12년이나 갈줄은 그때는 상상도 못했죠
왠진 모르지만 당시의 저는 이 통증이 일시적인거라고 생각했어요
몸에 이물질이 들어와서, 몽이 거부를하여 아픈거라고 생각헀어요
시간이 지나면 몸이 받아들이고 더이상 아프지 않겠지 그런 이상한 망상을했어요
12년째 똑같이 아픕니다. 아니 최근들어 더더욱 아파졌습니다.
근데 이건 뭐 지금 중요한 얘기는 아니니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저의 군대와의 이야기는 끝을 맞이했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던 시기는 2011년 6월 ~ 2012년 3월 (전역증은 4월에나옴) 이었습니다.
지옥같았던 9개월 이었습니다.
죽음과 삶 어느쪽에 굴러떨어질지 모르는 9개월이었습니다.
결국 삶쪽으로 떨어저 지금도 잘 살아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여러분들과 이병건 형님에게 드리고 싶었던 이야기 였습니다.
병건이형도 이 글을 읽으셨을까요? ㅎㅎ
어떠셨나요? 재밌으셨나요?
글솜씨가 서툴러 제대로 전해졌을까 걱정입니다.
사실은 참 재밌는 일도 많았었다고 여러번 말씀드렸었지요
사단병원 비밀번호 대사건
사단병원 산책하는자, 추격하는자 사건
사단병원 비밀번호 대사건 2
사단병원 나이론 환자 체포 대작전
사단병원 굶주린 환자들의 난
등등... 정말 샐수도없는 이상한 사건이 많이 발생햇습니다.
군대는 원래 이상한 사건이 많이 발생하잖아요
근데 군병원에는 특이하게도 괴인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토리인
국군 수도병원 목숨을건 (진짜) 휠체어 레이스 가 있는데
이건 꼭 써보고 싶은데 사진을 구하기가 힘들어서
누군가가 만화로 그려주었으면 참 감사하겟습니다 (혹시나 돌아가신 이말년 작가님이 그려주시나요? ㅎㅎ)
제가 이렇게 살았었다는 증거를 하나 남긴것 같습니다.
혹시나 제가 더이상 활동을 안하더라도 (사실 재밌는 에피소드 몇개는 더 써볼 생각입니다만…)
제가 죽었다고 생각 하지 마시고, 다른 즐거운일을 찾아 떠났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비록 아픈 사람이지만 유쾌한 사람이었다 라고 기억되고 싶네요
너무나 긴글
너무나 힘들고 화나고 아픈글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침하하 오리지널 시리즈 티타늄맨의 군대였습니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실제로는 이렇게 인사 못해요 허리를 못숙여서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