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티타늄 맨 입니다.
군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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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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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엑스레이가 정확하지 않아 노이즈가 많아서 진단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근데 나중에 밝혀진 게 그게 노이즈가 아니라 척추에 복합 골절이 온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노이즈라고 생각하고 넘어간 게 웃음 포인트 입니다. 침하하하하하!
그래도 이 군의관님은 저의 아픔을 끝까지 믿어주셨습니다.
놀랍게도 군대에서 아픔은 믿음의 영역입니다.
끊임없이 나이롱환자와 싸우시는 군의관님들과 의무병들은 의심병에 들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저의 병은 너무나 희귀한 병이라 밖에 병원에서도 진단받는데 엄청나게 큰 고생을 했는데, 당연하게도 군 병원에서는 발견하는 게 불가능했다고도 생각합니다.
본래는 중대장(ㄱㅅㄲ)(훈련소 중대장입니다) 에 의해 입원 3일 차에 퇴원을 해야 했는데, 군의관님이 저의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온몸에 근육이 경직돼 있는 걸 보고, 진짜 고통을 느낀다고 판단하여 중대장을 설득하여 장기입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끝까지 저의 아픔을 믿어주신 건 이 군의관님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장기입원의 생활이 시작되었고, 정말 수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재밌는 일도 많고 짜증이 나고 화나는 일도 많았지만,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비해서는 사소한 일이라 다음에 모음집 고봉밥으로 한번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10일 정도 입원하고 1차 훈련소가 끝나고 2차 훈련소 (지금은 사라진 2차 훈련소입니다. 주특기를 2주 동안 배우는 기간입니다.)가 시작되어 어쩔 수 없이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퇴원을 하고 들어간 제2 훈련소는 사실 기억도 잘 안 납니다. 왜냐구요?
이동하는 사이에 차량에 덜컹거림으로 충격을 입어서
도착하자마자 기절해서 바로 사단병원으로 복귀했거든요 ㅎㅎ
또다시 도착한 사단병원. 군 생활 내내 이렇게 퇴원했다가 입원했다가 무한 반복을 합니다.

제2훈련소 기간인 2주 동안 참 재밌게 지냈습니다.
그때 슈퍼스타 k를 하고 있었는데 인생의 낙이었습니다.
본방송 보고, 재방송보고, 평일에 하는 1,2,3화 모음집 보고 온통 슈퍼스타 k만 봤습니다.
슈퍼스타 k의 2주간의 병원생활을 마치고 이번엔 자대배치가 되어 자대로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퇴원하고 들어간 자대가 GOP 였습니다.
저는 제가 들어간 부대가 GOP 인지도 모르고 병원생활을 하고 있던 것입니다.
첫 자대배치된 곳의 생활관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TV에서 나보던... 바로 그 생활관이었습니다.

너무나 낙후되고 30~40명이 되는 인원이 한방에서 자는 그런 생활관이었습니다.
모든 길이 비탈길이고 포장된 길이라곤 한 군데도 없는
무언가 전체적으로 폐건물의 집합소 같은 느낌의 부대였습니다.
부대에 들어가 대대장에게 인사를 하고 생활관으로 복귀했는데
알고 보니 내일이 GOP 철수 날이 었습니다.
GOP 는 3개의 연대가 1년씩 돌아가면서 맡는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51연대는 1년의 GOP 생활을 끝내고 산 아래로 내려가게 된 것입니다.
당연히 아무런 군 생활도 안 해본 저는 어리버리를 타면서 뭘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모두가 생활관을 박박 닦고 있는데 (칫솔로..) 저는 무얼 해야 할지 몰라 멀뚱멀뚱 서 있다가, 한 상병에게 물어봤습니다.
ㅇㅇ 상병님 제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ㅇㅇ상병: 니 좆대로 하세요
그래서 제 좆대로 그냥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그 생활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51연대가 있는 산 아래로 이동하였습니다.
당연히 저는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또 덜컹거리는 차에서 충격을 입어서
이번엔 51연대 도착하자마자 각혈을 하며 자빠져서 부들부들 거렸습니다.
다행히 정신을 잃지는 않았는데, 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수많은 병사가 수군수군 거렸습니다.
바로 구급차가 와서 저를 태우고 가는데
구급차에 있던 의무병 아저씨가 물어봅니다
"도대체 군대에 어떻게 오신 거에요?"
저도 모릅니다... 가라길래 간 거에요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에요
줴발좀 저 좀 꺼내주세요 죽겠어요 정말
그렇게 또다시!!!! 12사단 사단병원에 도착
사단병원에 있던 모든 장기입원 (괴인들)은 빵터지며 저를 매우 반겨주었습니다. 내성발톱맨 제외
그렇게 피를 토하며 복귀한 사단병원
저의 은인인 군의관님이 결국 MRI를 한번 찍어보자고 하셨습니다.
MRI는 홍천병원 (2군단 군단병원)에 있기 때문에, 그곳에 가서 MRI 예약을 하고 왔습니다. MRI는 바로바로 찍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2주 뒤에 찍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그사이 사단병원에서 실컷 괴인들과 놀며 즐겁게 지내다가
MRI를 찍는 날이 왔습니다.
홍천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처음 찍어보는 MRI는 굉장히 공포스러웠습니다
어둡고 춥고 좁고 답답하고, 그리고 매우 시끄러웠습니다
우아다다다ㅏㄷ ㅏ쿠콰코카카캌캉!! 이런 소리가 납니다.
저는 상반신 전체를 찍어야 돼서 제가 기억하기엔 30~5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진짜 폐소공포증이 올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MRI를 하도 많이 찍어서 MRI 들어가자마자 푹 잠이 들기도 했습니다 ㅎㅎ
그렇게 MRI 를 찍고 홍천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상반신 전체 MRI를 판독할 줄 모르는 군의관이었습니다.
거짓말 같지 않나요?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 군의관이 막 전화를 돌려서
3~4명의 군의관들이와서 다 같이 제 MRI 를보면서 회의를 했습니다.
결론이 뭐였을까요?
"별문제 없다"
입니다.

진짜에요... 진짜로... 안 믿기죠? 저도 안 믿깁니다.
이때부터 저도 저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난 안 아픈 게 아닐까?
사실 이건 정신병이 아닐까?
군대가 너무 심해서 환상 통이 생긴 걸까?
근데 그럼 각혈을 왜 하지?
정신이 이렇게까지 육체를 지배하나?
이러면서 점점 미쳐가기 시작합니다.
그 수많은 군의관이 얘기했습니다.
이 새끼 공익으로 빠지려고 진짜 군 병원에서는 뻉끼친다고
MRI 멀쩡해 보이는데 뭐가 어디가 아픈 거냐고
개 짓거리 할 생각 말고 군 생활이나 똑바로 하라더군요
허허...
그렇게 사단 병원으로 다시 돌아가고
저조차 믿지 않는 통증을 믿어주신 군의관님은 끝까지 저를 보호해주셨습니다.
MRI 를 찍으려고 대기했던 2주 때문에 이미 퇴원해야 되는 저를 어떻게든 보호해주셔서 다시 2주 입원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여전히 저는 아팠습니다. 근데 더이상 저도 등이 아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정신병이다 군대 적응을 해야지 아프다고 꾀병이나 부리는 놈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정신병에 걸려 미친놈처럼 2주 동안 자기 최면을 하고 자대에 복귀했습니다.
드디어 복귀한 자대에서 처음으로 저에게 배정된 생활관에 들어갔습니다.
생활관에 들어온 저를 반겨준 선임들의 말

"이야 저게 그 유명한 병결 1이냐? 존나 어리바리하게 생겼네"
"군 생활 하기 싫어서 자대배치 받고 군 병원에 1달 넘게 있는 새끼는 처음 본다"
"군 생활 좆같이 못하게 생겼네 넌 좆됐다 이제"
저는 이미 자대 내에서 유명인사가 되어있었습니다.
점호를 할 때마다 병결 1이라고 외치게 되어 모두가 병결 1이 도대체 누구냐며
궁금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침대에 앉자마자 막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였습니다
"저새끼가 병결 1이야? 덩치 존나크네 어디가 아프단 거야"
"와 진짜 저런폐급은 처음 본다"
"군 생활 1달 빼고 시작한 새끼"
"저거 나이론 같은데 신고 해서 영창 보내야 되는 거 아니냐"
등등 듣기 괴로운 폭언들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중대장 (천하의 개ㅆㅅㄲ)
"어 자네가 ㅇㅇ 인가? 잘 왔어. 이제 안 아프게 군 생활 잘하고, 병원 가지 말고 우리 전우끼리 어쩌고저쩌고 지랄지랄"
이라고 말하며 저의 등을 팍! 쌔게 때렸습니다.

그뒤로 저는 12사단 사단병원 입원실에서 깨어납니다.
다음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안녕히 계세요
고봉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