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취미생활인 투병일기 군대 2 사단병원

티타늄맨
24.03.11
·
조회 7890

안녕하세요 티타늄맨입니다.
군대 1 을 먼저 읽고 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군대 1

https://chimhaha.net/recommend_comics/437664

 

그렇게, 첫 행군에서 기절하고 깨어난곳은 12사단 사단병원의 응급 치료실 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중대장 (ㄱㅅㄲ) 와 군의관 (ㅆㅅㄲ)가 있었습니다.
기절한 상황에서도 등이 매우 아파 숨을 가파르게 쉬고 있었나 봅니다.
제 검지 손가락에는 산소포화도를 재는 기기가 꼽혀 있었습니다.
정신이 어렴풋이 들랑 말랑 할떄 중대장과 군의관이 하는 얘기가 들렸습니다

 

군의관 : 야 이새끼 이거 숨은 이상하게 쉬는데 산소포화도가 정상이네?
중대장 : 그럼 뭐야 이거 연기하는거야?
군의관 : 그럴수도 있겠지 별에별 새끼가 다 있으니까
중대장 : 그럼 어떻게 해야하냐?
군의관 : 우선 의식을 잃은건 잃은거니까 입원은 해야겠는데 나일론 냄새가 심하게 나는데?

 

그대화를 듣고 꺠어난 저는 아픔을 호소했습니다.
등이 너무 아파서 숨을 쉴때마다 폐가 부풀어서 등이 아프다고.
그래서 엑스레이를 촬영하였는데, 프로 촬영기사가 아닌 일병이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상반신 전체의 엑스레이를 찍는건 프로기사들도 힘이들정도의 어려운 기술이라고 하더라구요
역시나 제대로 나오지 않는 엑스레이
그런 엑스레이를 보고 군의관이 진단하였습니다
"큰 문제 없다"
옆에있던 중대장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습니다.
군의관은 우선 입원은 시켜보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지옥같은 12사단 사단병원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단병원의 입원실의 그림은 이렇습니다.
개발새발 그림 죄송합니다.
제기억으로 그린거라 약간 틀릴수도 있습니다.
병실은 저체가 뻥 뚫려있고, 넓은공간에 12개의 침대가 놓여져있습니다.
4명씩 4명씩 묶여있고 그림을 이상하게 그렸는데, 티비쪽에 4명 티비 반대쪽에 4명 이렇게해서
총 24명이 입원할수 있는 병실이었습니다.
처음 입원실에 들어갔을때 든 생각은...
이딴게... 병원?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정말로 난생 처음보는 광경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빡빡이에 병원복을 입고 하하호호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뭐랄까 정신병동의 휴식공간을 보는것 같지만 그것보다도 더 기괴한 모습이었습니다.
분명 누군가는 팔에 깁스를하고, 다리에 깁스를하고, 머리에 배망을 두르고 있었으나, 모두들 웃고있었습니다
마치 이곳이 파라다이스인마냥....

 

처치실에서 링거와 진통제를 맞고, 제 침대로 갔습니다.
그곳에 사람들은 모두들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각 환자들의 환의에는 이름과 계급이 써있었으나
병실에서는 모두 아저씨 였습니다.
제옆에는 병장 뒤에는 상병, 대각선으로 이등병이 있었으나
그들은 모두 아저씨 아저씨 하며 반존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떄 너무나 아파서 끙끙 거리는 소리밖에 못내고 간신히 안녕하세요 라고 말한뒤 죽은듯 잠들었습니다.

 

사단병원의 일상

 

다음날 아침. 이곳에는 나팔소리가 없는대신 군의관이 아닌 간부가 와서 소리를 질러서 깨웁니다.
나일론 새끼들 다 처 일어나! 이러면서 깨웁니다
매일아침 멘트는 바뀝니다.
개같은 장비새끼들 (환자들이 면도를 잘 안해서 장비라고 부릅니다) 일어나라
군대에서 꿀빠는 새끼들 일어나라 등등 자기 맘대로 깨웁니다.
일어면 침대에 앉아서 아침 점호를 시작하는데
그냥 대충대충합니다. 자리에 없어도 뭐 똥싸러갔겠지 하면서 넘어갑니다.
그러곤 사라집니다.
그렇게 아침 구호를 끝내고 또 각자 티비를 보거나 전화를 하러 갑니다.
9시쯤 아침 식사 시간이되면, 걸을수있는 환자는 옆건물 식사하는곳으로 가고, 저처럼 걸을수없는 환자들은 처치실옆 작은 방에서 자기들끼리 모여서 식사를 합니다.
밥을 먹은뒤에 무얼하냐?

 

 

놉니다. 티비도 보고 장기도 두고 오목도 두고
책을 읽는사람도 있고
모여서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고
진료를 받기도합니다.
안받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놀고, 진료를 받는사람은 10시까지 자기에게 배정된 군의관에게로 가서 진료를 받습니다.
사실 진료라는게 2가지 패턴밖에 없습니다.
퇴원, 입원. 이것을 결정하는 순간입니다.
대충봐서 웃는상이고 잘 걸어다니고 그러면 퇴원을 시킵니다.
그러면 자대로 돌아가고, 울상이고 못걷는다 싶으면 입원을 계속 시킵니다.
최장 입원은 14일인데, 여기에 반년간 있던 병장이 있었습니다.
그사람은 내성발톱인데, 매일밤 새벽에 몰래몰래 자기 발을 가위로 찢어서 내성발톱을 악화시켜 반년간 입원해 있었던 겁니다.
나중일이지만. 입원 3개월차 되는 저는 어느날 새벽에 그광경을 목격하고
군의관에게 꼰질러서 강제퇴원 시켜버렸습니다 ㅎㅎ
하여튼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점심을 먹고 px도 가고 저녁을 먹고 하루종일 티비보고 누워있는 생활을 보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여기는 정말로 파라다이스 였던것입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환자들은 진료시간만되면 부들부들 떱니다 퇴원할까봐...
제가 사단병원에 총 5개월을 입원해 있었는데, 여기서 진정 아픈사람은 10퍼센트도 안되고 전부 나일론 환자들 입니다.
그런 가짜 환자들이 이 파라다이스에서 나가고 싶지않아 필사적으로 아픈 척을 하거나, 어떻게 자해를해서 좀더 있을지 회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캔음료를 무릎에 끼고 라디에이터에서 뛰어내려 무릎으로 착지하여 무릎 판이 꺠지고 인대가 찢어저 전역한 사람은 전설로 이야기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기묘한 파라다이스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추억도 많고, 트라우마도 많은 12사단 사단병원... 다음에 좀더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는데 어떡해할까요...
써보니 별로 재미도없는것같고
지금 이페이스대로 쓰면
12사단 사단병원 이야기만 3편은 써야할것같은데 ….
주요 사건만 간단하게 다뤄야할까요?
글재주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댓글로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너무 늘어지면 다음편부터 빠르게 주요사건들만 훑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댓글
침착맨머리위수건
24.03.11
BEST
안늘어져용 재밌습니다
새우튀김
24.03.11
저도 군의관 한 번 본적있는데 좀 실력도 없는게 윽박지르기만한다는 느낌을 받긴했거든요.
이건 좀 심하네요.
침착맨머리위수건
24.03.11
BEST
안늘어져용 재밌습니다
어려워서잘풀겠는데요
24.03.11
글솜씨 뛰어나십니다.
몸이 좋아지시면 웹 소설 연재하셔도 될 정도로요.
잘 읽었습니다.
주제가 뭐가 됐든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졸려요
24.03.11
재밌네요. ㅎㅎ
Foucault
24.03.11
재밌으니 다 써주세요
사실적허구
24.03.11
저도 길게는 아니지만 군대에서 몸고생좀 했어서 몰입이 됩니다. 슬픈 얘기라 '재미'는 없는 게 맞지만 베리 인터레스팅 합니다.... 다음편 기다립니다
우보니
24.03.11
글재주가 완전 있으신데요? 유쾌한 얘기는 아니지만 너무 재밌어요. 그야말로 어지러운 상황을 진짜 잘 묘사하시네요 다음 편 기다립니다!
백이랑
24.03.11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10142397330-5eeypwg5fkf.jpg
경찰청
24.03.11
너무재밌숩니다 글솜씨가 좋으신것같습니다!!!
존나우는부엉이
24.03.11
군대 얘기는 재미가 없을 수 없죠. 마음껏 써주세요
오우거심리학과교수침착맨
24.03.11
진짜 군대 병원은 믿었다가 사고난 경우가 너무 많아서 무서움
침냥이
24.03.11
무친 내성발톱맨
서정적순간
24.03.11
이대로 계속 부탁드려요.
추어탕
24.03.11
"더줘"
여름이었다
24.03.11
제 바로 윗선임이 반 년 동안 저짓거리로 후송을 나가서 제가 개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은터라 나일론 환자들을 경계하는 군의관들 마음도 이해가 되고, 저부터도 척추분리증 환자라서 수도병원에서 부당한 취급을 받는 진짜 환자분들 마음도 이해가 되네요.
예술가
24.03.11
반대의 감성이야기지만 19년도에 전 수도병원에 기흉으로 입원했었는데 군의관이며 층 담당 간부분들이며 모두 친절하고 좋은분들이어서 밖에서 듣던 이미지와 달라 이외였던 기억이 있네요
티타늄맨 글쓴이
24.03.11
모든 군의관님들이 다 나쁘다는게 아니에여 사단병원에서도 저의 은인인 군의관님도 계시고 말씀주셧듯이 저도 나중에 국군수도병원에 가는데, 그곳 군의관님들은 잘해주셧어요 그것도 차츰 말씀 드리겟습니다
웨일리
24.03.11
분량 별로 길지도 않아서 괜찮아요
muffle
24.03.11
10년쯤 전에 12사단 의무대대에서 복무했었는데 옛날생각 나네요 ㅋㅋ 저는 의무병은 아니었고 그냥 기간병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부대랑 성격이 많이 다르고 워낙 외부인들이 많이 출입하는 부대 특성상 진짜 별별일이 다 있습니다. 말씀하신 환자병상도 눈에 훤하네요 저도 상병때 다쳐서 2주간 부대 환자병동에 입실했었거든요.
말씀하신대로 환자들 면면 살펴보면 별별 사람들이 다 있었습니다. 진짜로 다쳐서 딱 입원했다가 퇴원하고 가는 병사들도 많았고 장기입원하면서 부대 미복귀하고 군생활을 아예 의무대대에서 다 보내려고 하는 나이롱 환자들도 많았구요
muffle
24.03.11
그리고 제 기억에 따르면 일반 진료과(피부과 정형외과 한방과 외과 등 )는 전문의인 대위 군의관이 있고 거기에 보통 의무병이 2명씩 붙는게 일반적이었고 엑스레이 찍는 방사선과는 방사선병 사수랑 부사수만 배치해서 자기들끼리 알아서하고 그쪽 파트 관련 의사는 부대에 존재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말년에 행보관의 눈을 피해 작업 하기 싫어서 숨어다닐때 주로 방사선과나 물리치료과에 있는 동기들한테 놀러가서 병상에 누워 노닥거렸죠....
보통 진료받으러 오는 병사들은 의무대대 기간병 개꿀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건 의무병한테나 해당되는 얘기고 나머지 소수 인원으로 후송이랑 경계근무, 훈련, 작업 같은걸 다 메꿔야 했어서 의무병이 아닌 기간병들은 외부에서 보는 것 만큼 널널한 생활이 아니긴했습니다.
티타늄맨 글쓴이
24.03.11
10년전이면… 혹시 모씨성을 가진 의무병을 아십니까? 저있을때 이등병이었어가지고 그때까지 복무 햇엇을것 같은데…
muffle
24.03.11
정확하게는 10년보다도 더 이전 시기에 복무했어서 ㅎㅎ....
@티타늄맨
muffle
24.03.11
군의관들 관련해서도 진짜 에피소드가 많은데 심각한 것들은 글로 적기가 좀 그래서 속으로만 삼킵니다.... 간부들이랑 군의관들 관계도 참 애매해서 서로 삐그덕대는 일도 많았고 대대장이 간부들이랑 군의관 지통실로 집합시켜서 서로 으르렁대는거 중재하는 것도 봤었습니다.
진료과 다 합치면 군의관이 13~14명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 의사라는 존재들에 대해 뭔가 여러모로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대부분은 좋지 않은 감정들이기는 했죠. 군대라는 특성 때문에 그랬겠지 하고 회상해 보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오랜만에 별 생각 다 해 보네요
티타늄맨 글쓴이
24.03.11
같으면서 다른추억을 갖고 있는것 같으시네요 ㅎㅎ 뭔가 동질감을 느끼며 아련해집니다
muffle
24.03.11
사실 예전에 엑스레이 사진 올리신 글 봤었는데 오늘 이 글 보고 12사단 의무대대에 장기입실 하셨다는걸 알았네요. 거기서 군생활을 다 보낸 사람으로 참 뭔가 감정이 복잡하네요 정말 아픈 사람이 군대에 있을때 얼마나 괴로운지는 거기서 지내면서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티타늄맨
트월킹온더런웨이
24.03.11
양주병원 군의관 내 허리보고 "일병이 건방지게 허리로 외진을 오넼ㅋㅋㅋㅋ"하던거 MRI찍어보니까 허리디스크 2개반 나간거였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길에서 마주치면 죽일거야 내가
야생의밍키
24.03.11
뭐야 이야기 더 들려줘요 파라다이스의 사건들 너무 궁금하단 말임~
Twon
24.03.11
옛날 군대는 저정도로 가기 싫은곳 이군요ㄷㄷ
즈려밟고
24.03.11
티타늄님 근황이 걱정도 되고 궁금도 했는데
방금 또 문득 떠올라
티타늄 검색하니 글을 올리셨길래
호다닥 달려왔어요
늘어지지 않으니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심벌즈맨
24.03.12
3편 기다리고 있습니다!
티타늄맨 글쓴이
24.03.12
방금 3편 올렷습니다 ㅎㅎ

전체 인기글 전체글

맛피자가 계속 카레를 노리는 이유 6
침착맨
짱갈래종수짱
·
조회수 679
·
8시간전
아빠된다긔!!!!!! 11
유머
꾸알라겨털
·
조회수 431
·
5시간전
애기어 쓰는 회사 동기 언니 7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770
·
14시간전
외계 생물 관찰기 - 침바타 2
침착맨
정제탄수붕어
·
조회수 358
·
4시간전
🎬 장원영님이랑 영화(는 아님) 찍은 우원박😎 9
취미
지떨코
·
조회수 1026
·
9시간전
해리 케인 축하 4
취미
중영이
·
조회수 1103
·
21시간전
현지 토트넘 팬 “모두가 떠났습니다.. 감독도.. 선수도..” 10
유머
꼬불이
·
조회수 1571
·
9시간전
GD가 헌혈 못 하는 이유 8
유머
10시간애청자
·
조회수 1416
·
11시간전
오늘자 혁준상의 업적 2
침착맨
병건하게
·
조회수 1455
·
6시간전
실시간 침바타 등장 6
침착맨
침착한침숭이
·
조회수 1926
·
9시간전
오늘 방송 감상평 22
침착맨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2937
·
7시간전
나폴리탄 마피아 자기소개가 ㅋㅋㅋ 7
침착맨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2698
·
10시간전
너드남이 좋다는 여자 29
유머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3054
·
13시간전
아 또 또 또 개열받는 거 했네 21
침착맨
어려워서잘풀겠는데요
·
조회수 2753
·
9시간전
딥웹에서 퍼옴. 십분 뒤 삭제예정. 47
침착맨
꼬불이
·
조회수 3350
·
9시간전
신입 직원은 모르는 가게의 비밀메뉴 5
유머
옾월량
·
조회수 2712
·
19시간전
침착맨 마춤뻡 강의 들어야 하는 사람들 18
유머
간하하
·
조회수 3146
·
17시간전
자영업자에게 폐업을 강요하는 의사 10
유머
옾월량
·
조회수 3138
·
16시간전
아 그래 우리딸 빵이 먹고 싶다고? 32
유머
DS아빠
·
조회수 3154
·
20시간전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6
취미
짱구의꿈
·
조회수 3035
·
17시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