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맨님의 새해계획 읽어보기를 보고 생각해봤습니다.
병에 걸리고 몇년간 내년, 내달, 내주, 내일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하루하루를 견딜뿐인 생활이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조금 목표를 세웠으면 합니다.
우선은 2024년에도 죽지않기
그리고 가족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작별하기 입니다.
저는 인간 개복치입니다
아주 작은 충격에도 억 하고 죽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정말 미라클이게도 12년간 억하고 죽을만큼의 충격을 받지않고
아직까지도 잘 살아있습니다.
그럼에도 제병은 낫는병이 아니고 일종의 시한부 라고 할수도 있는데요
자세한 얘기는 언젠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꼭 시한부가 아니더라도 갑작스런 이별을 하기가 쉬운 입장이기도 합니다
저도 그동안 외면해왔고
저의 가족들도 외면해왔습니다
왜냐면 10년 넘게 잘 살아있으면서 갑자기 죽음을 얘기하기란 어려운 일이니깐요
저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12년전에 의사선생님에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여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죽음이 무뎌저만 갔습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몸이 점점 아파짐을 느끼고 정신이 무너짐을 느낍니다
죽음이 곁에 잇었단걸 깨닫게 됩니다
아맞다! 나 아픈거 뿐만 아니라 죽어가고 있엇지!
완전히 까먹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제는 압니다 죽어가고 있단걸
저혼자만 압니다
그래서 올해 목표는 가족들에게도 조금씩 조금씩 현실에 대해 알려주고
한발짝 한발짝 이별을 해보려 합니다
너무 상처주지 않게 너무 아프지않게 헤어지는게 좋겠습니다.
아픈건 저혼자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올해 목표는
일기를 최대한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4번입니다. 1번 2번 3번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수술후 12년이 흘렀으니 5번 6번 7번 환자분도 계시겠지요
최근들어 가장 간절한건 동감 받는거 였습니다.
그래서 저보다 먼저 이병을 앓고 수술받은 환자분들은 어떻게 지내셨는지
많이 궁금했습니다.
지금으로서야 절대 알수없는 상황이 되었지만서도
저는 1,2,3번과 다르게 기록을 남겨 보려고합니다
5번 6번 7번을 위해서요
그런데 왜 척추 커뮤니티가 아니라 침하하에 글을 쓰는지 여쭈어보신다면
제가 그냥 침착맨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별다른 이유도 논리도 없습니다.
앞으로는 요즘 어땠는지 보다는
어떻게 살았었는지 써보고 싶습니다.
돌아보면 참 기묘한 삶을 살았던것 같아요
그럼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