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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종현이 형이 그렇게도 좋아하던 달나라로 떠난 지 6년이 되는 날입니다.

여름이었다
23.12.18
·
조회 6827

셜록을 따라 추다가 발목을 삐고, 반에 있는 마대자루로 드림걸 안무를 따라하고, 방백과 투명우산을 들으며 짝사랑하던 사람을 떠나보내고, 매일 밤 주파수 91.9를 맞춰서 푸른밤을 들으면서 야자를 했던 철부지가 어느새 형의 나이를 앞질러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가수의 인생은 자기 노래의 가사를 닮아간다고, ‘손을 더 뻗어도 온 힘을 다해 뻗어도' 닿지 않는 곳으로 떠나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원망스럽고 사무쳐서 6년 전에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 새벽, 난생 처음 본 민트색 달빛은 달에 도착한 형이 보내주는 안부 인사같아 눈물을 그치고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형은 사람으로서도, 아티스트로서도 아이돌(우상)이란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었기에 하느님께서 달나라로 여행하는 것을 허락해주셨을 거라 아직도 믿고 있습니다.

 

형이 떠나고 나서 세상은 더 추워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얼어붙어 서릿장같은 한숨이 새어 나오지만 괜찮다고 말해주기는커녕 그 입을 틀어막으려고 합니다. 지칠 때는 조금 쉬어도 좋다고, 그래도 너는 빛이 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 땅 위의 거대한 우울시계가 천천히, 하지만 아주 착실하게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사실들을 생각할 때마다 형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누군가 종현이 어떤 사람이었냐고 묻는다면 장작같은 사람이었다 말하고 싶습니다. 형은 자신의 몸과 영혼을 불살라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주었던 가수였습니다. 노래 잘한다는 많은 가수들이 있었지만 가장 예민하고 다쳤을 때의 저를 달래준 건 형의 위로였습니다. 형이 남겨주신 말을 따라서, 저도 제게 남은 삶을 열심히,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겠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형이 꿈꿨던 따뜻한 겨울이 올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먼 훗날, 아주 먼 훗날에 아름다운 달나라에서 부끄럽지 않은 얼굴로 뵙겠습니다. 형도 그 곳에서 힘들 때는 언제든지 쉬러 와요. 민트색 달빛 타고.

 

댓글
삼라만상
23.12.18
BEST
종현의 나이를 훌쩍 넘어서 비로소 그 나이대의 종현이 얼마나 어른스럽고 다정한 사람이었는지, 그렇게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알 수 있게 되더군요 전 이맘때쯤엔 항상 슬픈 노래를 들었지만, 오늘은 colorful을 들었습니다 횐님에게도 맑게 개인 날들이 가득하길 바라요
삼라만상
23.12.18
BEST
종현의 나이를 훌쩍 넘어서 비로소 그 나이대의 종현이 얼마나 어른스럽고 다정한 사람이었는지, 그렇게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알 수 있게 되더군요 전 이맘때쯤엔 항상 슬픈 노래를 들었지만, 오늘은 colorful을 들었습니다 횐님에게도 맑게 개인 날들이 가득하길 바라요
모먐미
23.12.18
종현님도 회원님도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침순이우끼끼
23.12.18
마지막 앨범이 나왔을때, 종현에게 이런 감성이 있구나 하는 걸 처음 알았는데, 마음이 많이 아파서 나온 거였다고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팠고,,,노래에 집중이 더 잘 되더라구여...진짜 귀한 아티스트를 너무 일찍 보내버렸네요...
심벌즈맨
23.12.18
횐님 덕에 오랜만에 한숨 듣고 위로받습니다. 고마워요.
보호막을쓴꼬마로봇
23.12.18
큰 위로를 주는 곡을 썼지만 그 누구보다도 위로가 필요했던건 본인이었을...
화과산돌숭이
23.12.18
오랜만에 Love Belt(feat. YOUNHA) 들어야 겠군요...
여름이었다 글쓴이
23.12.18
그 벨트는 안 터졌나요?
암콜데쟈이스
23.12.18
저는 종현의 좋아(she is) 라는 곡을 정말 좋아합니다. 회원분들도 들어보셔요.
반항하는랫서판다
23.12.19
헉 저도 이 노래 제일 좋아해요..!
집에가고십다
23.12.18
그 당시 겨울에 자이언티의 눈이라는 곡이 나와서 겨울내 그 노래만 듣다가, 하얗게 눈이 내려서 바닥이 온통 꽁꽁 얼었던 날… 종현이가 먼 길을 갔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많이 울고 힘들어했는지,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고 연말이되면 종현이를 한번더 생각하면서 그가 남긴 노랫말과 음악들을 찬찬히 다시 들어요. 그 노래에 제가 결국 위로 받는건 저지만, 남겨준 음악에 고맙고 또 그리워요. 잘 지내기를
버피오목국제심판
23.12.18
팬이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자랑스럽지 않은 적 없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립고 보고싶어요. 횐님들 1000 라는 노래도 정말 좋아요
찹쌀모찌
23.12.18
엘리베이터랑 놓아줘가 너무 슬프죠
당시엔 그 다크한 느낌이 좋아 즐겨들었는데 참...
공급없을수요의왕병건
23.12.18
형의 나이를 지나버린 우리들...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02910293309-3knjulnf4o5.jpg
여름이었다 글쓴이
23.12.18
샤이니 형님들도 건강하게 잘 이겨내주시고 가끔 종현이 형 이야기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해주어서 팬으로서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doldol
23.12.18
침하하에서 종현이 글을 볼 줄이야..감사해요 횐님
아조씨땜에개청자가됨
23.12.19
전 해야 듣고 종현이 솔로곡 찾아들었죠
침착한철용좌
23.12.19
오랜만에 혜야 들어야겠네요.. 참 안타까운..
침하와와
23.12.19
올해 종현이 형 나이와 동갑이 되어버렸습니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듭니다.
평화를빕니다
23.12.19
라디오 가끔 들었었는데 사람들이 다정하고 따뜻한 종현씨의 마음을 몰라주고 지적할때
편 들어주지 못한게 제일 아쉽네요
아까운 사람이지만 나중에 너무 힘들어 한 것 같아서 붙잡지도 못했을 거 같아요
그곳에선 편안한 마음으로 잘 지내고 있겠지요?
샤이니 멤버들 팬들 그리고 종현님 어머니 누나 다 평안하기를 바래요
태진태세춘만세
23.12.19
하루의 끝 넘 좋아요
침무려
23.12.19
인터넷 문화에도 빠삭했었는데 종현씨가 계셨다면 침투부에 나왔을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닐라닐라바닐라
23.12.19
종현이처럼 다정하고 멋진 글이네요
우리 회원님 오늘은 좋은 꿈 종현 꿈 꾸시길 빌어봅니다
상남자이병건
23.12.19
따뜻한 겨울 진짜 매년 겨울마다 찾아듣는 곡인데
가사도 그렇고 아려요 참....
쮸쀼쮸쀼
23.12.19
나는 나이들어가는데 종현이는 그때 그대로겠지 하는 생각이 떠오르네요 보고싶어요
중국데이트남
23.12.19
고1때 제 생일 다음날 종현님이 떠난 걸 잊을 수가 없네요. 핑발 때 엄청 반했었는데 그곳에서도 잘 지내길 바랍니다
롤로노아침맨
23.12.19
참 좋아하는 아티스트입니다. 회원님 덕분에 이번엔 노래가 아니라 글을 읽고 종현님을 떠올렸네요. 감사합니다. 종현님도 우리도 모두 행복한 여행길이 되기를..
수석노예
23.12.19
촬영장에서 참 친절한 청년이였는데
슬픈 소식을 들었을때 참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네요
종현님도 다른 멤버들도 여러분들도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와이쏘시리우스
23.12.19
침하하에서 종현이 관한 이렇게나 멋진 글을 읽게 될 줄 몰랐는데, 너무 감사해 처음으로 댓글 남깁니다. 회원님 글을 읽으며 왜인지 종현이의 다정함과 따뜻함이 느껴졌어요. 하루 지나 헛헛한 마음을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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