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SKT 사장님이 잠깐이나마 내 아버지였던 이야기

효자 황권
23.12.01
·
조회 5700

안녕하세요 침디! 불침번이 읽어주시니 불디가 맞을까요? 암튼 너무 보고싶었고 그리웠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죠? 추워진 날씨만큼 웅크린 승모를 한번씩 풀어주면서, 이야기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왕날..아니 강날편이 편성되었다고 하길래, 이 좋은 자리를 빌려 제 추억 한 켠 단칸방에 차지하고 있는 이야기를 꺼내어보려 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9년 어느 가을날,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저는 겟엠프드와 바우트 등 각종 게임을 섭렵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한창 레이시티에서 저의 애마였던 소울을 타고 종로 한복판을 질주 중이었지요.

 

그 때, 집으로 걸려온 전화

 

“얘~ 땡땡아 엄만데~ 아빠한테 전화 좀 드려라!”

“네? 엄마가 직접 전화하면 되잖아요!”

“얘~ 아빠가 내 전화는 잘 안받아~ 아빠 사무실로 전화드려! 전화번호는 XXX-XXXX 이란다~!”

 

서울 한복판을 질주 중이던 저와 소울은 어머니가 알려주신 전화번호를 황급히 받아적느라 남산타워에 쳐박고 난 뒤에 멈추었습니다.

 

게임을 끄고 난 뒤, 급하게 받아적은 전화번호를 가지고 다시 전화기 앞에 섰습니다.

‘XXX에…XXXX…’

 

 

 

아버지는 작은 회사를 운영중이셨습니다. 종종 어머니를 통해 전화를 드리면 까랑까랑한 목소리를 가진 여자 직원이 “여보쎄요!” 하면서 항상 전활 받고 하셨죠. 그러면 저는  “아빠 좀 바꿔주세요!” 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 때부터  아버지와의 전화가 시작됩니다.

 

 

그날도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아, 조금 다른 점이었다면 제가 직접 집 전화기로 전화를 드리는 건 처음이어서 꽤 긴장이 되었고, 그날따라 회사의 컬러링이 밝고 산뜻한 컬러링으로 바뀌어있다는 것 빼고요.

 

잠시 동안의 밝은 컬러링이 흐르고, 누군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네~ 어쩌구저쩌구 skt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버지 회사의 직원과는 사뭇 다른, 컬러링만큼이나 산뜻하고 나긋한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당연히 제가 알고있던 여자직원분이 받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너무 다른 예쁜 목소리에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3학년의 저는 아버지와 전화를 해야했습니다.

 

“저… 아빠 좀 바꿔주세요”

 

“네………?”

당황한 저보다 조금 더 당황한 듯한 목소리가 반대편 수화기에서 들려왔습니다.

‘아 아빠 회사에 처음오셨나보다 ㅋㅋ’ 하고 생각한 저는

 

“아 그 사장님 좀 바꿔주세요”

했습니다.

 

그러자

 

“아 넵! 바로 연결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끝으로 다시 컬러링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중년의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보세요?”

 

우리 아버지의 목소리는 아니었습니다. 아니었는데, 제가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을거란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의 저는 불도저처럼 계속 밀고 나갔습니다. 아버지와의 전화를 위해.

 

“………아빠?”

 

잠시 동안의 정적이 흐르고

 

“…………네?!????!???!???”

 

저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제 아버지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었죠.

 

이후 올바른 전화번호를 누른 뒤 진짜 아버지와의 전화를 마치고, 잘못 누른 전화번호를 네이버에 쳐봤습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SKT 본사 프런트? 암튼 skt의 본사 전화번호였습니다.

저도 당황했는데, 그 사장님은 얼마나 당황했겠으며, 이후 소문엔 어떻게 대처하셨을 지 모르겠네요. 아무쪼록 잘 되었길 바랍니다.

 

아직도 이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이불킥을 하곤 하네요. 이 글을 쓰면서도 키보드를 세 번은 던질 뻔 했습니다.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침디 감기조심하세요.

 

그럼, 비타오스~

댓글
만취한 율성
23.12.01
BEST
글쎄 사장님 사생아가 전화를 걸었대~
충직한 염우
23.12.01
BEST
상담직원 분 걱정도 해주세요...
줄건주는 관구흥
23.12.01
BEST
5만원~! 축하드립니다.
띠요옹당황한 손하
23.12.01
BEST
4만원이요
충직한 염우
23.12.01
BEST
상담직원 분 걱정도 해주세요...
오히려좋은 곽영
23.12.0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띠요옹당황한 조옥
23.12.01
개 욱기네ㅋㅋㅋㅋㅋ
만취한 율성
23.12.01
BEST
글쎄 사장님 사생아가 전화를 걸었대~
소심한 장형
23.12.01
자와자와 자와자와
명예로운 왕충
23.12.01
ㅇㄸㄱㄷㄱ ㅇㄸㄱㄷㄱ
우직한 환범
23.12.01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간절하게 전화를 걸었는데 당신같은 아들 둔 적 없다고 매몰차게 끊으셨다던데?
온화한 손환
23.12.01
이거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띠요옹당황한 손하
23.12.01
BEST
4만원이요
가난한 조영
23.12.01
음 전 4만원이요
줄건주는 관구흥
23.12.01
BEST
5만원~! 축하드립니다.
만취한 장순
23.12.01
징~~~~~
간사한 장간
23.12.01
ㅋㅋ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침착한 관구흥
23.12.01
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웃기다
하남자인 유훈
23.12.01
ㅋㅋㅋㅋㅋㅋㅋ
최고의 당빈
23.12.01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고픈 손기
23.12.01
진짜 어이없이 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사한 손경
23.12.01
사장님 아들이 출생을 숨김
명예로운 주선
23.12.01
하다하다 자식까지 바꿔버리는 sk!
지독하다 지독해!
하남자인 진온
23.12.01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장한테 냅다 연결해준 직원 귀여워
활기찬 황보견수
23.12.01
ㅋㅋㅋㅋㅋㅋㅋ
그릇이작은 팽양
23.12.01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다
분노한 좌령
23.12.0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줄건주는 손침
23.12.01
해커 잘하실것같아요
침착한 조문숙
23.12.0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린 철리길
23.12.02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
간사한 진용
23.12.02
아 진짜 미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망이없는 파재
23.12.02
아빠??
네?!?!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인기글 전체글

이병 일병 상병 병장 5
유머
해피캣
·
조회수 847
·
3시간전
아들의 피부를 걱정하는 어머니와 카톡하는 아들 18
유머
배고픈조커
·
조회수 1928
·
10시간전
경제 뉴비를 위한 오늘의 경제뉴스 요약(250521) - 잇코노미 9
취미
이병건치이병헌
·
조회수 648
·
1일전
솔직히 이거 던질때 즐거우셨나요 8
침착맨
썬더블러프차돌짬뽕진동토템
·
조회수 2377
·
14시간전
웹툰 원작 영화 좀비딸 싱크로율 17
유머
웅취한교동
·
조회수 1874
·
12시간전
[침착맨 X 치지직] 맛피자를 이겨라 다시보기 8
침착맨
얼음과불의노래
·
조회수 1825
·
12시간전
맛피자가 계속 카레를 노리는 이유 7
침착맨
짱갈래종수짱
·
조회수 2416
·
16시간전
아빠된다긔!!!!!! 17
유머
꾸알라겨털
·
조회수 1548
·
13시간전
애기어 쓰는 회사 동기 언니 18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2133
·
22시간전
외계 생물 관찰기 - 침바타 5
침착맨
정제탄수붕어
·
조회수 1081
·
12시간전
🎬 장원영님이랑 영화(는 아님) 찍은 우원박😎 13
취미
지떨코
·
조회수 2080
·
17시간전
해리 케인 축하 4
취미
중영이
·
조회수 1807
·
1일전
현지 토트넘 팬 “모두가 떠났습니다.. 감독도.. 선수도..” 10
유머
꼬불이
·
조회수 2708
·
17시간전
GD가 헌혈 못 하는 이유 8
유머
10시간애청자
·
조회수 2487
·
18시간전
오늘자 혁준상의 업적 3
침착맨
병건하게
·
조회수 2530
·
14시간전
실시간 침바타 등장 7
침착맨
침착한침숭이
·
조회수 2620
·
17시간전
오늘 방송 감상평 24
침착맨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3911
·
14시간전
나폴리탄 마피아 자기소개가 ㅋㅋㅋ 7
침착맨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3414
·
18시간전
너드남이 좋다는 여자 32
유머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3934
·
20시간전
아 또 또 또 개열받는 거 했네 23
침착맨
어려워서잘풀겠는데요
·
조회수 3492
·
17시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