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강아지 별로 간 우리 강아지에게 보내는 편지

시뻘게진 양호
23.11.30
·
조회 3384

올해 6월이었습니다. 여름이 성큼 다가온 날씨였습니다. 

‘모카가 급성 췌장염으로 수술을 할 것 같다.’

걱정 섞인 어머니의 전화 통화를 받았습니다. 평소였으면 걱정은 되지만 잘 끝내고 오겠지 퇴원하고 오면 모카 영양식 먹여야겠네 등의 말을 했을 테지만 그냥 쉬는 날도 겹치고 해서

‘그러면 주말에 내려갈게.’ 라고 답했습니다.

교대 근무여서 오랜만에 쉬는 토요일이라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그냥 이건 내려가야겠다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토요일에 만난 부모님은

‘생각보다 경과가 안 좋나봐. 모카가 마취 후유증으로 잘 못일어나네.’

그리고 토요일 저녁에는 입원실에 누워서 가쁜 숨을 뱉어내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에 밤 11시 넘어까지 병원에서 자리를 지키다가, 한숨자고 내일 아침이 밝으면 돌아오자 다짐하고 부모님과 저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경.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누가 깨운 것도 아닌데 온 가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서 몇 시간만 더 기다릴걸… 눈 감는건 봤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의 심정으로 병원에 들어섰습니다.

들어서서 처음 만난 것은 이미 차가워진 동생의 심장에 땀을 흘리며 cpr을 하고 계신 응급당직 수의사 선생님이셨습니다.

‘이제 그만 하셔도 됩니다 선생님.’

말투는 담담했지만 떨리는 손으로 어머니는 선생님께 말씀하셨습니다.

그 뒤로는 화장터를 알아보고 장례를 치르고 화장터 근처에 수목장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집 문을 여는데 뛰어나오는 발소리가 없으니까 허전하기도 하더군요.

 

그 당시에 감정이 울컥해서 썻던 글인데

 

아직은 보낼 준비를 못했는데 훌쩍 별이 되어버렸다. 지구가 영 못마땅했는지 강아지별로 조금 빨리 돌아가버렸다.

‘이런 쓸개 빠진 녀석’ 퇴원하고 돌아오면 놀려주려고 생각해둔 말인데 영영 들려주지 못하게 됐네.
난 참 못난 형이었는데 그래도 좋은 엄마를 만나 다행이다. 그건 내가 먼저 만나봐서 잘 안다.

우리한테 와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마음껏 뛰놀고 고구마도 계란도 양배추도 실컷 먹으면서 기다려. 막내로 살다가 처음 생긴 동생인데, 뭐 그리 급하게 가버렸을까. 못된 놈. 그래도 이쁘고 착하고 귀여운 내 동생.

사실 못된 짓은 하나도 못해서 강형욱도 못 만나고 동물농장도 못 나가고 순둥순둥하게 그렇게 지냈다.

평소에는 이름 불러도 천천히 걸어올만큼 성격도 느긋한 녀석이 뭐 그리 급하다고 먼저 갔을까.

착한 우리 아기 강아지. 평생 기억할게. 23.06.18.

 

보나마나 천국에 있을 제 동생에게 편지 보내는 법을 몰라 강동구로 마음 담아 편지 보냅니다.

댓글
간사한 등룡
23.11.30
호에엥놀라는 극정
23.11.30
만취한 견홍
23.11.30
줄건주는 육손
23.11.30
변덕스러운 이유
23.11.30
호에엥놀라는 이립
23.11.30
호에엥놀라는 이립
23.11.30
충직한 추정
23.11.30
간사한 가비능
23.11.30
부끄러운 양제
23.11.30
평화로운 조거
23.12.01
모카야 무지개나라에서도 행복하렴
매력적인 방굉
23.12.01
하남자인 동희
23.12.01
울면죽여버리는 유염
23.12.01
배부른 등무
23.12.01
저도 5월에 저희 집 고양이 고양이별로 가서 더 와닿고 슬프네요.
충직한 이통
23.12.01
침흑흑
명예로운 고패
23.12.01
졸렬한 나헌
23.12.01
상남자인 주선
23.12.01
하여자인 반장
23.12.01
가식적인 송겸
23.12.01
우직한 양령
23.12.01
뇌절하는 조옹
23.12.01
울면죽여버리는 태사향
23.12.01
피곤한 사환
23.12.01
저도 15살 아픈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더 슬프게 느껴졌어요.. 모카는 아마 강아지동산에서 맛있는거 많이먹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거에요!
안피곤한 마막
23.12.01
건강한 육강
23.12.04
우직한 조해
23.12.22
강날편 편집본 타고 글솜씨가 너무 뛰어나셔서 다시 읽으러 와봤습니다.
저도 강아지별로 간 임보강아지가 보고싶은 밤이네요. 모카야 강아지별에선 아프지 말구 맘껏 뛰어놀길

전체 인기글 전체글

84세에 당뇨를 이긴 할아버지 19
유머
협곡에봉인당함
·
조회수 6528
·
23.11.30
지토를 그려봤소 38
취미
침낙수나문
·
조회수 5739
·
23.11.30
저가요 침착맨 갤러리를 운영하고있습니다. 47
침착맨
평화로운 장현
·
조회수 9799
·
23.12.01
하품하는 할머니(13세) 14
취미
감자밥
·
조회수 4530
·
23.11.29
안녕하세요 현직 산타입니다. 33
침착맨
소심한 유변
·
조회수 5998
·
23.11.30
거란강도 ㅋㅋㅋㅋ 22
배성재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6174
·
23.11.30
안녕하세요 저의 첫 데뷔작을 광고합니다 45
침착맨
간사한 성공영
·
조회수 7445
·
23.11.30
닭강정과 흰 쌀밥 14
취미
계은숙
·
조회수 5304
·
23.11.29
23년 일년동안의 시댁살이 이제 끝!! 34
침착맨
시뻘게진 장순
·
조회수 5466
·
23.11.30
현재글 강아지 별로 간 우리 강아지에게 보내는 편지 30
침착맨
시뻘게진 양호
·
조회수 3384
·
23.11.30
올해 가격 인상된 대전 성심당 23
유머
협곡에봉인당함
·
조회수 7418
·
23.11.29
여동생 침대에 오빠가 누워있어도 된다VS안된다 20
유머
차도르자브종수
·
조회수 7630
·
23.11.30
많은 사람들이 틀리는 띄어쓰기 18
유머
배고프지만다이어트
·
조회수 6168
·
23.11.30
익명의 편지 41
침착맨
초조한 조빈
·
조회수 6069
·
23.11.30
자신이 무엇인지 알게된 타코야끼 12
유머
차도르자브종수
·
조회수 6275
·
23.11.29
유튜브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침착맨 카르텔 22
침착맨
맵찌리찌릿삑궷츢
·
조회수 9738
·
23.11.30
축하해주세요ㅡ 55
침착맨
졸렬한 조전
·
조회수 5669
·
23.11.30
룩삼-옥냥이 2부 영상 기달리는 회원님들 8
침착맨
침착한이병건씨
·
조회수 5323
·
23.11.29
내 나이 25살 결혼 생활은 낡은 원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36
침착맨
분노한 이규
·
조회수 7451
·
23.11.30
릴카님 차짬후기 요약 ㅋㅋㅋㅋ 31
철면수심
뿌링치즈
·
조회수 8940
·
2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