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이었습니다. 여름이 성큼 다가온 날씨였습니다.
‘모카가 급성 췌장염으로 수술을 할 것 같다.’
걱정 섞인 어머니의 전화 통화를 받았습니다. 평소였으면 걱정은 되지만 잘 끝내고 오겠지 퇴원하고 오면 모카 영양식 먹여야겠네 등의 말을 했을 테지만 그냥 쉬는 날도 겹치고 해서
‘그러면 주말에 내려갈게.’ 라고 답했습니다.
교대 근무여서 오랜만에 쉬는 토요일이라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그냥 이건 내려가야겠다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토요일에 만난 부모님은
‘생각보다 경과가 안 좋나봐. 모카가 마취 후유증으로 잘 못일어나네.’
그리고 토요일 저녁에는 입원실에 누워서 가쁜 숨을 뱉어내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에 밤 11시 넘어까지 병원에서 자리를 지키다가, 한숨자고 내일 아침이 밝으면 돌아오자 다짐하고 부모님과 저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경.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누가 깨운 것도 아닌데 온 가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서 몇 시간만 더 기다릴걸… 눈 감는건 봤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의 심정으로 병원에 들어섰습니다.
들어서서 처음 만난 것은 이미 차가워진 동생의 심장에 땀을 흘리며 cpr을 하고 계신 응급당직 수의사 선생님이셨습니다.
‘이제 그만 하셔도 됩니다 선생님.’
말투는 담담했지만 떨리는 손으로 어머니는 선생님께 말씀하셨습니다.
그 뒤로는 화장터를 알아보고 장례를 치르고 화장터 근처에 수목장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집 문을 여는데 뛰어나오는 발소리가 없으니까 허전하기도 하더군요.
그 당시에 감정이 울컥해서 썻던 글인데
아직은 보낼 준비를 못했는데 훌쩍 별이 되어버렸다. 지구가 영 못마땅했는지 강아지별로 조금 빨리 돌아가버렸다.
‘이런 쓸개 빠진 녀석’ 퇴원하고 돌아오면 놀려주려고 생각해둔 말인데 영영 들려주지 못하게 됐네.
난 참 못난 형이었는데 그래도 좋은 엄마를 만나 다행이다. 그건 내가 먼저 만나봐서 잘 안다.
우리한테 와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마음껏 뛰놀고 고구마도 계란도 양배추도 실컷 먹으면서 기다려. 막내로 살다가 처음 생긴 동생인데, 뭐 그리 급하게 가버렸을까. 못된 놈. 그래도 이쁘고 착하고 귀여운 내 동생.
사실 못된 짓은 하나도 못해서 강형욱도 못 만나고 동물농장도 못 나가고 순둥순둥하게 그렇게 지냈다.
평소에는 이름 불러도 천천히 걸어올만큼 성격도 느긋한 녀석이 뭐 그리 급하다고 먼저 갔을까.
착한 우리 아기 강아지. 평생 기억할게. 23.06.18.
보나마나 천국에 있을 제 동생에게 편지 보내는 법을 몰라 강동구로 마음 담아 편지 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