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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평을 낮게 준 이유

수염을싹다밀어버린침착맨
23.11.28
·
조회 9159
: 머릿속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일단 역사 덕후입니다.. 역사 영화나 다큐멘터리 보는 것도 엄청 좋아하구요

 

1987이나 남산의 부장들 같은 경우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의 봄은 보는 내내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점이 무엇일까요?

 

저는 이 영화의 주제가 

 

1. 전두환 신군부(하나회) 세력의 부당함과 비열함을 알리기

 

2. 장태완 장군과 정병주, 김진기 장군의 영웅화. 

 

이 두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1번에 대해서, 하나회가 전두환을 제외하고 너무 겁쟁이로 나왔습니다.

 

그들이 용감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들을 겁쟁이로 묘사하면 마치 전두환만이 반란의 주동자이고 나머지는 따르기만 했다고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상은 개개인이 모두 반란 주동자이고, 노태우 같은 경우는 개인 판단으로 9사단의 서울 진입을 결정했습니다.

 

이들로부터 정당성(영화에서도 없게 묘사되긴 하지만)을 더더욱 뺏기 위해서는 인물을 더 교활하게 묘사하고, 전개 과정도 실제와 비슷하게 해야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밑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2번의 영웅화 또한 어느정도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위와 같습니다.

 

하나회도, 육군본부도 너무 멍청하게 나옵니다.

 

주인공의 영웅적인 면모는 빌런의 강함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런데 아군도, 적도 너무 멍청하고 무능하게 나오다보니 인물의 매력이 반감됩니다.

 

실제로 장태완 장군은 1212사태 때 국방부까지 모두 반란군에 점령된 상태에서도 체포당할 때까지 저항하려고 하셨던 분입니다.

 

반란 세력의 계획대로 많은 부분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상대에게 압도당한 속에서도 활로를 찾으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렇게 압도되는 것이 실제보다도 약하게 나옵니다.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야포부대의 30경비단 조준발사 장면입니다.

 

마치 이태신이 전두광을 다 몰아넣은 것처럼 서스펜스를 주기 위해 만든 장면이지만 관객들은 이미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 장면이 들어가서 오히려 진압 세력의 처절한 상황이 실제보다 약하게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게도 이 야포 발사 장면은 허구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야포를 조준사격하면 일대가 초토화되기 때문에 반란군 피해보다도 민가 피해가 훨씬 큽니다.

 

당연히 사격 명령은 없었습니다.

 

장태완 사령관이 출동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연병장에 부대 104명을 집합하긴 했으나, 장교들의 반대로 결국 출동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전개 과정에서 과장되고 왜곡되는 부분이 남산의 부장들보다 많았기 때문에 재미가 오히려 반감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실제가 더 다이나믹한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분들 연기는 다 좋았는데,

 

저는 정우성 배우님 잘생기셔서 좋아하지만…

 

주연이 다른분이었으면 위의 이유들이 있었어도 별점이 한개는 올라갔을 것 같습니다.

 

 

저는 차라리 드라마 제5공화국의 반란 장면이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침희희희힇희
23.11.28
BEST
영화는 영화로 보는 그만의 매력이 있어서 저는 재밌게 뵜어요.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요. 저는 왜곡이 아닌정도의 각색수준이라 크게 불편하진 않았네요.
영화가 전하는 주제보다도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전** 노**에 대한 분노를 다시한번 되새기고 이야기할 수 있디는 점이 좋았어요
주펄떡
23.11.28
BEST
역사 자세히 모르는데 이런 방향의 글도 읽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사패소패카패
23.11.28
저 역시 의외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저의 경우는 자막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고 모든 걸 지시해주다 보니 거기서 좀 과하다고 느꼈습니다.
2번의 경우,김성수 감독님의 영화들은 원래 후반으로 갈수록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으며,거기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폭발하는 것이 감독님 작품들의 특징이라 중요한 부분이었네요
수염을싹다밀어버린침착맨 글쓴이
23.11.28
생각해보니 아수라도 그런 느낌이긴 했네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사패소패카패
23.12.02
그리고 곱씹어 생각해보니 실제 장태완 장군은 전차를 몰고 간다고 하셨지만 출동을 못 해보셨죠.그런데 이 영화에서 각색을 통해 출동이라도 해 보지만,다시 좌절됩니다.일말의 통쾌함을 주는 듯하다가 오히려 더욱 절망을 주죠.그리고 전두광이 일반 사병들한테 대놓고 기를 꺾는 장면이 생겨서 더욱 비겁해 보이고,이태신은 바리게이트를 일신으로 넘으면서 더욱 고결해집니다.결말부는 장성의 지휘라는 관념을 실제로 병력을 이끌고 충돌하는 실제로 보여준 느낌이었어요.실제 장성들은 말이나 글로 지휘하고 밑의 병사인 저희는 여러 단계를 거쳐서 관념적으로 전달받는데,영화에선 삼국지처럼 진짜 병력을 몰고 와서 소리치는 느낌으로 와닿기 쉽게 만든 느낌이었습니다.
플러스로 전두환이 탈출 과정에서 운전병을 죽인 부분도 각색이지만,범죄물스러운 재미를 가미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염을싹다밀어버린침착맨
무플방지위원회수석연구원
23.11.28
관련 역사에 대해선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본 터라 영화로선 그저 좋았는데, 팩션은 아무래도 고증이 중요하니 그런 부분에선 꽤나 아쉬울 수도 있겠군요. 역시 관련 내용을 소상히 찾아봐야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제5공 반란 장면 정말 좋죠)
수염을싹다밀어버린침착맨 글쓴이
23.11.28
저도 실제를 자세히 알고 본 게 아니었으면 어느정도 불편하지 않게 넘길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주펄떡
23.11.28
BEST
역사 자세히 모르는데 이런 방향의 글도 읽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수염을싹다밀어버린침착맨 글쓴이
23.11.28
감사합니다~
시카고노동자
23.11.28
역사 영화를 만들려고 한게 아니라서 일부러 이름도 다르게 했다고 한 것 같더라고요
수염을싹다밀어버린침착맨 글쓴이
23.11.28
맞습니다. 이태신이라는 이름도 이순신에서 차용했다고 하는데 단순히 동상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둘 사이의 공통점이 있는지, 그런 특징적인 부분도 영화에서 살렸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살리바
23.11.28
국방장관역 맡으신 김의성 배우님에 의하면 원래 대본은 실제 이름이었다네요 근데 모종의 이유로 인해 이름이 바뀐듯합니다. 인물들이 다 1:1 매칭되고 외모도 똑같이 분장한거 보면 이름도 그대로 쓰고 싶어했던거 같긴해요.
곤드레나물
23.11.28
그 부분은 사실 정통사극이 아니면, 소송시비가 걸릴 수 있어서 일부러 약간씩 바꿔서 써왔어요.
일정부분 이상의 픽션이 첨가될때는 대부분 동명보다는 가명으로 써내더라구요.
사실 보는사람들은 다 알긴 하지만요.
침희희희힇희
23.11.28
BEST
영화는 영화로 보는 그만의 매력이 있어서 저는 재밌게 뵜어요.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요. 저는 왜곡이 아닌정도의 각색수준이라 크게 불편하진 않았네요.
영화가 전하는 주제보다도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전** 노**에 대한 분노를 다시한번 되새기고 이야기할 수 있디는 점이 좋았어요
침착맨1호팬
23.11.28
저는 사실 어차피 과장과 왜곡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거라면 반란군에게 크게 한 방 먹이는 장면도 나오진 않을까 했으나...
전**을 노**을 내세운 반란군들에 대한 일종의 분노만 끌어올린 채 끝낸 영화라는게 아쉬웠달까요. 그렇습니다
깔끔맨
23.11.28
저는 이번 영화가 정우성 배우 연기의 정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거목같은 카리스마로, 하나회라는 조직에 맞설 수 있는 위압감을 줄 수 있는 배우는 쉽게 생각나지 않습니다.
민초부
23.11.28
새삼 진짜 5공화국이 얼마나 배우분들의 열연도 그렇고 웰메이드 드라마였는지 느껴집니다 정말
달려드는팬텀
23.11.28
포격을 각오하는 장면부터는 사실상 픽션이니.. 그 상황에서 이태신에게 바짝 쫄아 아무것도 못하는 모습 보여주는것만으로도 나름의 카타르시스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결국 정해진 역사로 가는 길에 새로운 굴곡을 넣은 팩션 무비니까요.
살리바
23.11.28
저는 영화 정말 잘만들었다고 봤습니다. 반대로 오히려 결과를 아는데도 흥미진진하게 연출과 편집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ㅁ오타니쇼헤이ㅁ
23.11.28
역사적 사실과 다르더라도 저는 하나회 겁쟁이식 표현이 좋았어요. 그들이 더 비열하게 보였거든요. 제가 느낀 현재 살아남은 하나회 인간들 느낌이랑 같아서 좋았던 거 같아요. 언론 앞에서만 목소리만 크고, 사람들이랑 만날 때 경호원 없으면 나가지도 않고.. 겁쟁이나 다름없죠
병건콜링
23.11.28
영화는 영화로 보는게 맞는데… 역사적인 사실인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문제
주펄대작전
23.11.28
저는 너무 재밌게 봤어용. 내용 전혀 모르는 동생이랑 같이 봤는데 끝나고 이것저것 찾아보고 물어보고 관심을 갖더라고요.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침착맨4랑헤
23.11.28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전 최고 였습니다
좌절하지않는조홍
23.11.28
??? : 야, 이 반란군 놈의 새끼야! 니들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내가 지금 전차를 몰고 가서 니놈들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 이 역적 놈의 새끼들!!
빠스빠뚜
23.11.28
각색부분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네요. 표시 부탁 드려요.
쿠마키치
23.11.28
저도 각색는 각색대로 영화는 정말 잘 봤습니다.
정우성 배우님도 젊음의 초상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시대의 초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그 또한 잘 즐겼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지점도 이해는 합니다.
JEADB
23.11.28
개인적으로 보고나와서 약간 넋이 나가긴했습니다, 영화내에 전두광의 반란에 대한 어느정도의 당위성도 보여줬죠 저는 차라리 정보를 쥐고있고 없는것도 만들어낼 수 있다 보다도 정확하게 어떤정보를 접하고 있는지 보여줬다면 어땠을까도 생각이 드네요
옾월량
23.11.28
다큐가 아니라 영화다 보니 상업성을 포기 할 수 없어서 적절한 타협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 단체 사진 나올때 장관,국회의원,대통령 등 국가요직에 있는 자막 보고 분노 했다면 영화의 의도가 잘 전달 되었다고 봅니다
뭐라도하겠지회산데
23.11.28
역사적 사실에 창작을 더하기 위해 전두광,노태건 이런 이름으로 간 이유입니다.
그럴 거 아니면 실명으로 갔겠죠.
Craft
23.11.28
개인적으로 평을 높게 준 영화지만 횐님 의견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징크스
23.11.28
영화는 무언가 메세지를 전하고자 하는 매체가 아닙니다.
Dracrays
23.11.28
여러가지 의견을 내비칠수있는게 영화라는 매체의 순기능이라 생각합니다.
전 재밌게봤지만 횐님 의견도 존중합니다^^
불타는성운
23.11.28
문제는 말씀하신데로 극적?요소들을 고증데로하고 정우성을 다른배우로 바꾸면 이슈가 덜됐을듯하네요.
아무래도 황정민X정우성의 대결구도가 흥행요소다보니...
에프제플린
23.11.28
저도 정확히 횐님말 동의합니다. 드라마 선호인거 까지도
우배시살
23.11.28
포를 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역사를 통해 알고 있지만,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갈등하는 정우성님 연기를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음
침덩이탐정
23.11.28
공감되는 부분도 많네요 좋은 글 감사하다~
RJ45
23.11.28
공감되는 부분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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