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일 방문)
호텔 바로 뒷쪽에 위치한 ‘퀸’
휴일 아침 편한 복장으로 가볍게 들를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아침입니다.
외관부터가 ‘퀸’ 그 자체입니다.
고풍스러운 외관

모닝 세트
커피 or 홍차
A세트는 샌드위치+삶은 계란
B세트는 토스트+삶은 계란
가격은 450엔

주인 할아버지와 손님 할아버지 단 두 분이 계셨습니다.
모닝 B세트를 홍차로 주문한 뒤 라디오를 들으며 느긋하게 있었네요.

“이 주변은 뭐 암것도 없지?”
주인 할아버지가 말을 걸어주십니다.
“아 그래요? 저 이 동네는 처음이라.. 히로시마에서 왔거든요.”
“오 그래? 히로시마는 역 근처가 번화가인가?”
“그렇지도 않아요. 오사카역 근처가 번화가인 것에 비하면 히로시마역은 진짜 볼 것도 없는 것 같아요ㅎㅎ”
“그렇구만 역 근처는 이것저것 많을 것 같은 느낌인데”
“그래도 뭐 시내까지 노면전차가 있어서요 가기는 편해요.”
“아, 그건 참 좋구만”


“오사카에는 무슨 일로?휴가내고 온 건가?”
“네. 오사카는 자주 오는데요. 옛날부터 하고 있는 커피숖을 좋아하는데 오사카에 가고 싶은 가게가 많아서요.”
“그래? 여긴 너무 오래됐어. 쇼와, 헤이세이, 레이와(일본의 연호)…벌써 40년이나 됐거든”
“오랫동안 하고 계신 게 대단한거죠. 건물도 근사하고 멋진데요.”
중간중간 단골 할아버지들이 몇분 드나드셨습니다.
그때마다 주인 할아버지께선 반가운 목소리로
“여~좋은 아침 ! 오늘 날씨 좋네 그려”
하고 기분좋은 인삿말을 건네십니다.
손님분들은 커피만 딱 마시고 바로 나가시더군요.
아마도 하루를 시작하기 전 커피 한잔 하러 오셨던 것 같습니다.

“결혼은?”
“안 했습니다.”
“지금 20대인가?”
“아뇨. 올해로 34살이네요."
“아 ! 34살이면 뭐랄까. 슬슬 결혼할 때구만”
“하하하 글쎄요. 저는 결혼은 안 맞는 것 같아서요.”
“맞고 안 맞고는 없어. 결혼할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지.”
이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금방..

계산을 마치고
“잘 먹었습니다. 가게 사진을 좀 기념으로 남겨도 돼요?”
물으니
“어 ! 찍어 !”하시더니
제 스마트폰 화면을 뒤에서 쭉 보시면서 코치를 해주십니다.
“위에도 나오게 한번 찍어봐.”
“이 나무를 좀 찍어봐봐. 이 나무가 35년전부터 키우고 있는건데.. (후략)”
사진 설명 : 옛날에 프로가 찍어준 사진이라며 옛날 가게 사진을 가져오신 할아버지.
그 사진과 똑같은 구도로 찍어봄.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건 할아버지가 들고 있는 옛날 가게 사진


할아버지가 35년간 애지중지 키우신 나무
뒤에 보이는 액자에는 지금 고인이 되신 호시노 야구감독의 사인과 사진이 있네요.





계산을 마치고도 10분 넘게 이야기를 나눴네요.
모쪼록 할아버지가 즐거우셨기를 바라며 가게를 나섭니다.
할아버지 ~ 수다도 좋지만 ~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합니다 ~
가게 정보는 여기를 참조하세요.
https://maps.app.goo.gl/dzXnQeiuEAJq2ZCn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