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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항우

침착맨
23.10.12
·
조회 56639

 

 길을 걷다가 공사현장에서 신기한 것을 보았다.

 주인공은 일반적인 굴삭기로 공사일에 한창이었다.

 굴삭기가 신나게 땅을 파고 있는 걸 보면서 와, 사람이 파면 하루종일 걸릴 것을 저 녀석 하나면 금방이구나. 저 녀석이야말로 일당백, 항우라 할만하다. 다만 남녀 음양의 신비로 태어난 게 아니라 공장에서 쇳가루 튀면서 강철 몸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메카항우라 불러야 하겠다. 메카항우의 능숙한 대삽질에 감탄에 또 감탄을 하였다.

 사실 여기까지는 새삼 별다른 일도 아닌 일이었다. 길을 지나다 보면 종종 보이는 풍경이니까.

 

 신기한 부분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열심히 땅을 파던 메카항우가 갑자기 손목 부분을 분리시키더니 손을 떨어트리는 게 아닌가.

 메카항우야 그러지 말아라. 그러면 너 땅을 못 판다. 네가 땅을 못 파면 많은 사람들이 힘겹게 한 삽 한 삽 퍼날라야 한단 말이다. 내가 음침하게 중얼거리든 말든 툭 떨어져 버린 메카항우의 손은 엎질러버린 물과 같아서 요지부동이었다.

 

 일순간 적막마저 느껴졌던 바로 그 때, 메카항우가 몸을 비틀면서 팔뚝을 움직였다. 팔뚝이 다다른 곳은 굴삭기의 다른 손 후보들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는 땅에 놓여져 있는 다른 손 후보들 근처에서 손목을 몇 번 까딱대더니 알아서 새로운 손을 자기 팔에 끼웠다.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았는데도!

 분리시킨 손은 바가지 형태였고 새로 장착한 손은 드릴 형태였다.

 새로 장착한 드릴 손이 제대로 붙었는지 끼릭까락 한 번 돌려보고는 곧바로 땅을 지지기 시작한다.

 

 콘크리트와 바위가 사방팔방으로 튄다.

 메카항우의 역발석기개세에 산천초목이 놀라고 길바닥 똥파리 정령과 지렁이 정령도 어지럽게 흩어진다.

 땅을 죄다 조사놓고는 또다시 능숙하게 바가지 손으로 갈아 끼우는 메카항우.

 이제는 불안하지 않다. 저 녀석에게는 이 공사판 집도를 허락해도 되겠다 싶었다.

 

 AI와 안드로이드의 인간세상 침공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우리 인류의 미래는 누리는 삶일까 지배당하는 삶일까.

 메카항우만이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댓글
인저얼미
23.10.12
BEST
메카항우도 남녀음양의 신비로 태어납니다.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3430791-mn8f4fbolg.jpg
왕왕호들갑
23.10.12
BEST
휴방을 즐기는 거야 아님 심심한 거야ㅋㅋㅋㅋㅋ
쨰꺤듕이
23.10.12
BEST
굴삭기가 땅 파는거 봄 -> 와 사람이 삽질하면 몇 명이 이걸 해야 해 -> 그놈 일당백의 항우와 같구나 -> 하지만 넌 기계덩어리이니 메카항우라 하겠다 -> 아니 손을 스스로 갈아 끼다니..! -> AI와 안드로이드의 침공이 머지 않았구나..
의식의 흐름 미쳤다..
우원박누구냐
23.10.12
BEST
굴착기는 디벨론이죠
어려워서잘풀겠는데요
23.10.12
BEST
알고 보니 누가 더 침하하 많이 받나 경쟁하는 거 아닐까요ㄷㄷ
Organic
23.10.12
맛칼난다~
러브제콜
23.10.13
sf영화도 보고 쉬세용
JUSTLUCK
23.10.13
뭔 굴삭기 땅파는거 보고 글을 이리 잘 쓰시지 ㅋㅋㅋ
플라스틱뚝배기
23.10.13
항우 턴엑스라는 건담이 있네여 머지않아 메카항우는 업그레이드 될듯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134380770-tijtz8os1j.jpg
Shredder
23.10.13
메카항우는 역발산기계세라 할만하구나
침맞은궁둥이
23.10.13
대발아 건강하게 커야한다
그뉵그뉵
23.10.13
메카항우 ㅋㅋㅋㅋㅋ
침풉풉
23.10.13
진짜 글 졸라 잘 쓴다 ㅋㅋㅋㅋ
병거니거니
23.10.13
히히 너무 재밌다
이세화
23.10.13
메카향우야 화이팅
파티마ZERO
23.10.13
이렇게 글을 많이 쓰실 줄이야.
일기 쓰려고 노트북 사셨다고 했는데, 잘 사셨네요. ㅎㅎㅎ
고뇌하는침착맨
23.10.13
진짜 이말년이병건침착맨 뽕 차오른다. 웹툰에 유투브에 수필까지. 그도 ‘이병건 어떻게 살 것인가‘ 를 고민하는 여러 과정을 거쳐 이런 멋찐 사람이 된 거겠지? 위안을 받는다. 병건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잘 살아가봐야겠당.
흰둥아
23.10.13
SkipToMyArm
23.10.13
ㅋㅋㅋㅋ 들여쓰기 꼬박꼬박 지키면서 술술내려오네
굶망굶망전무웅가
23.10.14
시인 이흥건 필력 미쳤다
웃음을참지못하는병이있어요
23.10.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긴데 뭔 내용인지 설명하라면 못하겠음
테일맨
23.10.14
이런 필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겁니까 ㅋㅋㅋㅋㅋ
쫄깃쫄깃
23.10.14
이 아저씨 그림이 그리기 싫은거지 이말년씨리즈는 하고싶었던거임ㅋㅋ
v비타민v
23.10.14
굴삭기보고 이런글을 쓸 수 있는게 너무 신기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5555도발
23.10.14
ㄹㅇ 개웃기긴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거 모아서 짧은 단편집 내면 좋을듯 ㅋㅋㅋㅋㅋㅋ
SagaMakers
23.10.14
ㅋㅋㅋㅋㅋㅋ
아들래미대신
23.10.14
ㅋㅋㅋ방장글에 돌고래유괴단 보고 동감동감요 ㅎㅎㅎ
vxqnx6
23.10.15
엄청난 필력
젊면수심
23.10.15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343682697-3tavr959edj.jpg
미텼꽁
23.10.16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을를이가
23.10.16
메카항우야 그러지 말아라ㅋㅋㅋㅋ
77H비말아조
23.10.18
ㅋㅋㅋㅋㅋ이부분개웃김
갸랑갸랑
23.10.17
글로 쓰면 이렇게 재밌는데 하필이면 만화라는 포맷을 택한 이말년수필..
중2병건
23.10.17
침덩효
23.10.17
우웅?
이쁘니
23.10.17
AI..침공… 어찌 머리만 오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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