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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항우

침착맨
23.10.12
·
조회 56643

 

 길을 걷다가 공사현장에서 신기한 것을 보았다.

 주인공은 일반적인 굴삭기로 공사일에 한창이었다.

 굴삭기가 신나게 땅을 파고 있는 걸 보면서 와, 사람이 파면 하루종일 걸릴 것을 저 녀석 하나면 금방이구나. 저 녀석이야말로 일당백, 항우라 할만하다. 다만 남녀 음양의 신비로 태어난 게 아니라 공장에서 쇳가루 튀면서 강철 몸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메카항우라 불러야 하겠다. 메카항우의 능숙한 대삽질에 감탄에 또 감탄을 하였다.

 사실 여기까지는 새삼 별다른 일도 아닌 일이었다. 길을 지나다 보면 종종 보이는 풍경이니까.

 

 신기한 부분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열심히 땅을 파던 메카항우가 갑자기 손목 부분을 분리시키더니 손을 떨어트리는 게 아닌가.

 메카항우야 그러지 말아라. 그러면 너 땅을 못 판다. 네가 땅을 못 파면 많은 사람들이 힘겹게 한 삽 한 삽 퍼날라야 한단 말이다. 내가 음침하게 중얼거리든 말든 툭 떨어져 버린 메카항우의 손은 엎질러버린 물과 같아서 요지부동이었다.

 

 일순간 적막마저 느껴졌던 바로 그 때, 메카항우가 몸을 비틀면서 팔뚝을 움직였다. 팔뚝이 다다른 곳은 굴삭기의 다른 손 후보들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는 땅에 놓여져 있는 다른 손 후보들 근처에서 손목을 몇 번 까딱대더니 알아서 새로운 손을 자기 팔에 끼웠다.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았는데도!

 분리시킨 손은 바가지 형태였고 새로 장착한 손은 드릴 형태였다.

 새로 장착한 드릴 손이 제대로 붙었는지 끼릭까락 한 번 돌려보고는 곧바로 땅을 지지기 시작한다.

 

 콘크리트와 바위가 사방팔방으로 튄다.

 메카항우의 역발석기개세에 산천초목이 놀라고 길바닥 똥파리 정령과 지렁이 정령도 어지럽게 흩어진다.

 땅을 죄다 조사놓고는 또다시 능숙하게 바가지 손으로 갈아 끼우는 메카항우.

 이제는 불안하지 않다. 저 녀석에게는 이 공사판 집도를 허락해도 되겠다 싶었다.

 

 AI와 안드로이드의 인간세상 침공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우리 인류의 미래는 누리는 삶일까 지배당하는 삶일까.

 메카항우만이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댓글
인저얼미
23.10.12
BEST
메카항우도 남녀음양의 신비로 태어납니다.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3430791-mn8f4fbolg.jpg
왕왕호들갑
23.10.12
BEST
휴방을 즐기는 거야 아님 심심한 거야ㅋㅋㅋㅋㅋ
쨰꺤듕이
23.10.12
BEST
굴삭기가 땅 파는거 봄 -> 와 사람이 삽질하면 몇 명이 이걸 해야 해 -> 그놈 일당백의 항우와 같구나 -> 하지만 넌 기계덩어리이니 메카항우라 하겠다 -> 아니 손을 스스로 갈아 끼다니..! -> AI와 안드로이드의 침공이 머지 않았구나..
의식의 흐름 미쳤다..
우원박누구냐
23.10.12
BEST
굴착기는 디벨론이죠
어려워서잘풀겠는데요
23.10.12
BEST
알고 보니 누가 더 침하하 많이 받나 경쟁하는 거 아닐까요ㄷㄷ
이기주의가판치고있어
23.10.12
갸도 다 부모가 애정으로 키운겨~~
나보코프
23.10.12
와 장광설 보소
마치 도스토옙스키
대모산두꺼비
23.10.12
항우가 뭔데..
계은숙
23.10.12
조자룡 헌 칼 쓰듯 땅을 파는 걸 보이
메카자룡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가지무침전문점
23.10.12
개청자들이 채팅창 댓글 쓰듯이 ㄷ ㄷ
지구인이면침투부구독합시다
23.10.12
방장 글은 왤케 맛있냐 ㅋㅋㅋ
침그리
23.10.12
아무래도 우리형
방송보다도 쉬운 길을 찾은 것 같네
내가만약뇌속의AI라면
23.10.12
이러다 침방장 무협지 쓴다고 4차 전직하는 거 아닐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 흡입력이 너무 좋아유 ~~~
병건아
23.10.12
왜케 명문임
침숭이수호자
23.10.12
ㅋㅋㅋㅋㅋㅋㅋㅋ 지렁이 정령 똥파리 정령
진짜 이런글들이 적절하게 못쓰면 이도저도 아닐텐데
너무 적재적소에 잘 써서 문장이 너무 재밌어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지무침전문점
23.10.12
졸라 재밋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인류와 메카항우는 관포지교라구욨~~~
지떨코
23.10.12
BEST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5795637-1stl7hdm0kj.gif
허풍개
23.10.12
침착맨 수필집 내야겠어요 진짜
왕대적
23.10.12
그 쓰임새가 맥가이바 같으니 능히 맥가항우라 할만한것 이외다
누리할대
23.10.12
아아 돌아왔구나 방랑시인 이흥건...
빠스빠뚜
23.10.12
이정도 페이스면 2025년즈음 <침착맨 수필집> 북토크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왠지 진행은 우원박이 하지 않을까요?
치무차쿠만
23.10.12
뭔소리얔ㅋㅋㅋㅋㅋ
밍도옹
23.10.12
얼굴이 아니라 글자로 만나는 방장 오히려 좋아
병건듀
23.10.12
글 진짜 이쁘다....
방장 글쓰기 중에 오늘 것이 제일 예쁜 것 같잖슴~~
원래도 잘 썼지만 역시 쓰면 쓸수록 글도 느나봐잉...!!!!
뿌듯맨
23.10.12
대발이 드디어 메카항우가 되었구나!!!
포테토칩기름맛
23.10.12
요즘 K-트랜스포머가 대세인가봐
레몬사탕은하루에세개
23.10.12
글 몇 개 읽어보니까 쏘영이가 쓴 솜소설 문체의 근원이 드러나...
페릴페릴
23.10.12
실제로 존제하는 메카항우의 초상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6983145-0f94ykqubce.webp
훠니훤
23.10.12
TMI
1. 왜인지 굴삭기는 굴착기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2. 아마 버켓과 브레이커를 보신듯
3. 아쉽게도 메카항우 고안자는 될 수 없으셨다.
p.s. 나는 페그오 항우 드립도 먼저 하지 못 했다.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7287972-yn7tfa3yoeh.png
AUG
23.10.12
천마 항우
침투부결명자22호
23.10.12
진짜 침쓰기 중독성 지린다.. 옛 사람들은 한글 소설이 처음 나왔을 때 이런 기분이었겠지?
올빼미ㅎ
23.10.12
침조씨 심심하면 수박게임하고 점수 인증 좀 해줘요!! 딱 침조씨 스타일이잖슴
키타키타키타
23.10.12
음양의 교합이 없어 메카가 되어버린 굴착기가 있었다
역발산기개세의 괴력을 지녔으나 태생이 쇳덩이인 탓에 살덩이소인들에게 부림당한다
그게 못내 서러운 탓일까, 메카항우는 매일 드릴로 바가지로 손을 갈아끼운다
마치 그 중에 하나쯤은 내게 꼭 맞는 나만의 메카우희가 있어 쇳덩이도 교합할 수 있음을 증명하려는 듯이
철컹 철컹 메카의 울음소리는 철로 컹 하고 우짖는 짐승의 것을 닮았다
침착맨이내세상
23.10.12
공개 일기 쓰려고 휴방한거지?
배추살땐무도사
23.10.12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8731185-x3782wflqgq.webp
침착한까마구
23.10.12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9139221-bgncsko9yy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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