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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항우

침착맨
23.10.12
·
조회 56620

 

 길을 걷다가 공사현장에서 신기한 것을 보았다.

 주인공은 일반적인 굴삭기로 공사일에 한창이었다.

 굴삭기가 신나게 땅을 파고 있는 걸 보면서 와, 사람이 파면 하루종일 걸릴 것을 저 녀석 하나면 금방이구나. 저 녀석이야말로 일당백, 항우라 할만하다. 다만 남녀 음양의 신비로 태어난 게 아니라 공장에서 쇳가루 튀면서 강철 몸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메카항우라 불러야 하겠다. 메카항우의 능숙한 대삽질에 감탄에 또 감탄을 하였다.

 사실 여기까지는 새삼 별다른 일도 아닌 일이었다. 길을 지나다 보면 종종 보이는 풍경이니까.

 

 신기한 부분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열심히 땅을 파던 메카항우가 갑자기 손목 부분을 분리시키더니 손을 떨어트리는 게 아닌가.

 메카항우야 그러지 말아라. 그러면 너 땅을 못 판다. 네가 땅을 못 파면 많은 사람들이 힘겹게 한 삽 한 삽 퍼날라야 한단 말이다. 내가 음침하게 중얼거리든 말든 툭 떨어져 버린 메카항우의 손은 엎질러버린 물과 같아서 요지부동이었다.

 

 일순간 적막마저 느껴졌던 바로 그 때, 메카항우가 몸을 비틀면서 팔뚝을 움직였다. 팔뚝이 다다른 곳은 굴삭기의 다른 손 후보들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는 땅에 놓여져 있는 다른 손 후보들 근처에서 손목을 몇 번 까딱대더니 알아서 새로운 손을 자기 팔에 끼웠다.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았는데도!

 분리시킨 손은 바가지 형태였고 새로 장착한 손은 드릴 형태였다.

 새로 장착한 드릴 손이 제대로 붙었는지 끼릭까락 한 번 돌려보고는 곧바로 땅을 지지기 시작한다.

 

 콘크리트와 바위가 사방팔방으로 튄다.

 메카항우의 역발석기개세에 산천초목이 놀라고 길바닥 똥파리 정령과 지렁이 정령도 어지럽게 흩어진다.

 땅을 죄다 조사놓고는 또다시 능숙하게 바가지 손으로 갈아 끼우는 메카항우.

 이제는 불안하지 않다. 저 녀석에게는 이 공사판 집도를 허락해도 되겠다 싶었다.

 

 AI와 안드로이드의 인간세상 침공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우리 인류의 미래는 누리는 삶일까 지배당하는 삶일까.

 메카항우만이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댓글
인저얼미
23.10.12
BEST
메카항우도 남녀음양의 신비로 태어납니다.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3430791-mn8f4fbolg.jpg
왕왕호들갑
23.10.12
BEST
휴방을 즐기는 거야 아님 심심한 거야ㅋㅋㅋㅋㅋ
쨰꺤듕이
23.10.12
BEST
굴삭기가 땅 파는거 봄 -> 와 사람이 삽질하면 몇 명이 이걸 해야 해 -> 그놈 일당백의 항우와 같구나 -> 하지만 넌 기계덩어리이니 메카항우라 하겠다 -> 아니 손을 스스로 갈아 끼다니..! -> AI와 안드로이드의 침공이 머지 않았구나..
의식의 흐름 미쳤다..
우원박누구냐
23.10.12
BEST
굴착기는 디벨론이죠
어려워서잘풀겠는데요
23.10.12
BEST
알고 보니 누가 더 침하하 많이 받나 경쟁하는 거 아닐까요ㄷㄷ
옾월량
23.10.12
초한지 설명회 기대 해도 되는 부분?
재수강은방학때
23.10.12
심심해 죽겠죠?
JJO
23.10.12
근데 그 메카항우 사람이 조종하잖아요ㅋㅋㅋㅋ
경제침착
23.10.12
메카항우야~ 건강하게 살아야한다~
포켓몬마스터예비군
23.10.12
메카자와 신이치 (16세)?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2908134-cws8381ooh.png
better
23.10.12
갑자기 침하하가 브런치가 됐다
이말년삼국지
23.10.12
이정도 상상력이 있어야 작가한다
띵작을보면꼬리흔듬
23.10.12
근황 공유 알차게 해주시는 한 쌍의 부부.. 감사하다!!!
INFJ호소인
23.10.12
말투가 예전에 했던 마춤뻡 강의 생각나서 개킹받네 ㅋㅋ
베개나라일꾼
23.10.12
무친메카항우
단군때부터팬
23.10.12
그런의미에서 오늘 롤을하신다면..
메카세트스킨 서폿을 해보는건...어떨까요?
요주인물
23.10.12
아시겠습니까? 괜히 궤도님이 미리 ai한테 잘하라고 한게 아닙니다 방장이 느끼지도 못할 사이에 침투(부)는 시작되었습니다
인저얼미
23.10.12
BEST
메카항우도 남녀음양의 신비로 태어납니다.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7083430791-mn8f4fbolg.jpg
공급없을수요의왕병건
23.10.12
아니 이딴건 어디서 나온거래요?
히오스
23.10.12
이런 건 왜 저장하시나요
침은이루어진다
23.10.12
볼트와 너트...
빛나는윤슬
23.10.12
몸아! 이리와라! 까딱까딱
회갱1
23.10.12
메카항우야 고맙다
침투부침략자
23.10.12
필력이 ..
얘쪠랴고
23.10.12
저짤쓸라고 글쓴거같은데요?
243
23.10.12
메카항우 - 두산밥캣 - 붉은스라소니
화과산돌숭이
23.10.12
메카항우는 사면초가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겠네요.
좌절하지않는조홍
23.10.12
엘프유비에 이은 메카항우 ㄷㄷ
드니빌뇌브
23.10.12
아뇨.. 메카항우는 '우리 인류의 미래는 누리는 삶일까 지배당하는 삶일까' 이 정도까진 몰라요 아조씨..
슈하스프
23.10.12
끝까지 메카항우라 부르는게 핵심이네 ㅋㅋㅋㅋㅋㅋㅋ
왕왕호들갑
23.10.12
BEST
휴방을 즐기는 거야 아님 심심한 거야ㅋㅋㅋㅋㅋ
침냥이친냥이
23.10.12
ㄹㅇㅋㅋ
플선자
23.10.12
메카항우으로 초고층 금병영 건설
I주I금병영
23.10.12
쏘영아, 아빠는 지금 역사서를 쓰고 있는 거란다
매직박원장의직박구리폴더
23.10.12
이렇게나 부지런히 창작활동을 하는 침착맨이라니...
이 업로더는 '메카병건'임에 틀림없구나.
바닐라아몬드
23.10.12
즈기요 그 메카항우를 조종한게 사람인디요
삐따꾸리
23.10.12
우엉박 찍은 영상 생각났어
찌브째브
23.10.12
ㅋㅋㅋㄱㅋㅋㅋㅋㅋㅋㄱㄲ
압도적다라이
23.10.12
드릴손 요리콤 (까딱까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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