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68권
오랜만에 네이버 시리즈에 들어갔다가 킹덤이 68권이 나온 것을 발견했다.
두근두근 저번 67권에서 환기가 이목의 함정에 빠져서 10만명이 넘는 대군을 다까먹고 패주했지.(스포죄송)
얼마 안남은 병력으로 환기는 대체 어쩔 작정인 거야.
이런 상황에서도 어째서 그런 여유만만한 표정인 거지?
환기 너란 남자, 그 속의 끝은 어디인거냐!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부여잡고 사정없이 외치면서 68권의 사이버 책장을 넘기고 또 넘겼다.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환기의 기책을 보기 위해!
조나라의 마지막 희망 이목의 촘촘한 전술을 보기 위해!
점점 빨려들어가는 전개.
환기의 과감함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툭툭 나온다.
그리고 거기에서 대비돼 우러나오는 이목의 깊고 진한 병신력.
68권은 이들이 연주하는 환상의 이중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목 이 새끼는 맨날 지가 하는 건 방심이고 남이 하는 건 멍청해서 그런 거라고 한다.
상대에게서 조그만 이상행동이 보이면 조금 당황한 듯하다가 이내 마음을 추스리고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병신 오더를 내린다.
"땡땡 장군이 빠져나간 것은 예상치 못한 행동이지만 어차피 큰 병력을 잃고 패주한 것이기 때문에 대세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안심하고 밀어버리세요!"
이목이 이런 대사를 지껄이는 순간 100퍼센트 확률로 대세에 큰 지장이 생긴다.
땡땡 장군의 예상치 못한 반격으로 분위기가 박살난 이목 진영.
간부들은 당황한 듯 이목을 쳐다봤다 병사를 쳐다봤다 도리도리 병에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딱 두 명만 이목에게 눈을 떼지 않는데 첫째는 애절한 눈으로 24/7 이목을 걱정하는 카이네요, 둘째는 똥 된장 구분 못하는 무한이목교 순수수(대단하다고 만화에서 띄워주지만 항상, 매번, 꾸준히 하는 거 없는 밥벌레)이다.
진중에 감도는 어색한 공기를 의식했는지 이목은 수습을 한답시고 나지막히 읊조린다.
"아차차 제가 좀 방심을 했네요. 땡땡장군도 대단한데요? 다시 봐야겠어요."
라며 상대 장수를 칭찬하기 시작한다. 지가 삽질해 놓고는 말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킹덤을 내내 꾸준히 나오는 것들이라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내가 진짜 빡이 도는 이유는 바로… (아랫글에 68권 스포가 있습니다. 보실 분들은 조심하세요.)
여의치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이목 중심을 찌르는 환기.
환기의 함정에 걸린 것으로 이목의 무능함을 말해 무엇하랴. 늘상 있는 일이니 대수로울 것도 없다.
죽을 위기에 처한 이목을 그의 부하 카이네가 목숨을 걸고 살려 보낸다.
그리고 적진에 남겨진 카이네.
카이네는 진나라 장수와 힘겹게 칼을 맞부딪힌다.
하지만 기량 차이인지 체력 문제인지 수세에 몰리기 시작한다.
카이네에게 매섭게 향하는 진나라 장수의 칼.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캉!
날카로운 마찰음과 함께 멈추어 버린 진나라 장수의 칼.
두 자루의 칼이 비스듬이 맞대어 있다.
한 자루는 진나라 장수의 칼이요, 다른 하나는 이목의 칼.
카이네가 겨우 살려낸 이목이 돌아온 것이다.
사랑하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지 때문에 군대가 조져졌는데 사랑을 쟁취하러 돌아왔다.
겨우겨우 빼내 줬더니만 다시 진나라 아구 속으로 들어가서 이목 휘하 장수들이 그를 구하기 위해 몰려든다.
그리고 하나둘씩 진나라 장수들과 쓰러져 간다. 이런 와중에 이목이 하는 말.
"카이네 살아서 같이 안문으로 돌아가자고 했잖아요. 호호홍" 이지랄.
이제 밑바닥이 다 드러난 채로 포기했는지 두서없이 외칠 뿐이다.
"환기를 노리세요!"
이미 그에게는 전략도 전술도 없다.
미평보다 쓸모없는 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