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유격수는 왜 유격수로 불릴까?

야구에서 수비 포지션명은 필드에서  야수가 지키는 위치에 따라 정해지는데 유독 유격수만 튀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는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유격수만 다른 포지션과 다르게 shortstop이라는 다소 뜬금없는 명칭이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워낙 오래 전부터 그렇게 불리우고 굳어져온 탓에 기록 상으로 정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가장 유력한 설은 다음과 같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1800년대의 야구 포지션은 위와 같이 4명의 외야수와 3명의 내야수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때에는 야구공이 말랑말랑했고 외야수들의 어깨가 충분히 훈련되지 않아 외야에서 한번의 송구만으로 내야까지 보낼수 없었다. 따라서 저 제4의 외야수가 내외야 중간에서 송구를 한번  짧게(short) 끊어서(stop) 내야로 중계해줘야 했던것이다. 이것을 shortstop의 기원으로 본다.
 

원래 외야에 있던 shortstop이 내야에 들어오게 된 것은 이 이후 야구가 현대화되는 흐름 속에서 공이 딱딱해지고, 외야수들의 송구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굳이 저 제4의 외야수가 필요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필요 없어진 shortstop이 들어갈 가장 효율적인 자리는 바로 2루와 3루 사이가 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타자는 우타이고 우타가당겨치는 강한 타구는 그 사이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shortstop이 여기로 가면 2루수는 좀 더 1루쪽으로 자리룰 옮겨 빈공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제 왜 현대야구에서는 2루수가 실제로는 이름대로 2루 베이스가 아닌 1루와 2루 사이를 지키고 있는 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여기까지는 shortstop의 기원이고 그럼 그게 어째서 '유격수'로 번역이 되었을까? 한국에서 야구는 일본을 통해 전파되었기에 많은 용어들이 일본에서 그대로 들어왔다. 1800년대 후반 야구가 일본에 처음 들어올때 영어로 된 야구용어를 한자어로 번역한  문학가 마사오카 시키는 shortstop을 유격수로 번역했고 그게 한국으로 들어와 지금까지 쓰이고있는 것이다.

유격수의 유격과 군필자들이라면 치를 떤다는 유격훈련의 유격은 정확히 같은 한자를 쓴다. 정해진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비정규적인 게릴라전을 수행하기 위한 훈련이다. shortstop을 유격수로 번역한 것은shortstop이 제4의 외야수였던 시절, 정해진 위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내야와 외야의 중간에서 필요에 따라 상황에맞게 움직이며 공을 중계하는 역할이 마치 게릴라전을 수행하는 군대와 비슷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아무튼 유격수는 그 기원부터 꽤나 멋진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