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아맥에서 오펜하이머를 보고왔습니다.
해외반응은 이미 지난달부터 뜨거웠고 직접 확인해보니 저 역시 이견의 여지없는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바,
리뷰는 건너뛰고 어마어마한 고봉밥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영화 속 반가운 얼굴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람/시청기록에 기반했으므로 너른 이해바랍니다.
너무 유명하고 개봉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분들은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1. 플로렌스 퓨 (진 태트록)
근데 왜 플로렌스 퓨가 1번이냐구요? 제가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알고봐도 반갑네요.
"아웃로 킹"의 엘리자베스 드 버러,
마블유니버스의 옐레나역으로 출연했었죠.
두 역할 모두 인상깊게 봤는데 마스크가 정말 주연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근데 정작 주연을 맡은 작은아씨들과 미드소마는 아직도 내가 찜한 콘텐츠에 잠들어있습니다.
오펜하이머와 맺은 관계만큼이나 그 스스로도 복잡한 인물인 진 태트록역으로 길지 않지만 강렬하게 등장했습니다.
2. 잭 퀘이드 (리차드 파인만)
솔직히 이 글은 이 사람때문에 쓰게 됐습니다.
와! 휴이 캠벨!
“더 보이즈”속 찌질한 듯 강단있는 주인공이 리차드 파인만으로 등장하다니 굉장히 반갑더군요.
유쾌한 성격의 리차드 파인만과도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필모를 보니 제가 봤음에도 출연한 줄 까맣게 몰랐던 작품도 있었네요.
"로건 럭키"에서 다니엘 크레이그의 바보형제로 나오고, (이걸 어떻게 알아봐.)
애스파에선 리자드로 흑화해버린 그웬 유니버스의 피터 파커의 성우를 맡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필모가 참 알찬 배우인 것 같습니다. (헝거게임도 나옴. 근데 저는 안봄.)
티빙에서 볼 수 있는 스타트렉의 새 시리즈에도 출연했다고 합니다.
평이 꽤 좋던데 이것도 내찜콘에 쏘옥 넣어놔야겠습니다.
트리니티실험 성공이후 흥에 겨워 봉고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자꾸 셸든 쿠퍼가 떠올랐다는 tmi도 적어봅니다.
(알고볼수록 더 재밌는 빅뱅이론)
3. 제이슨 클라크 (로저 롭)
오펜하이머를 집요하게 물어뜯는 사냥개이자 프로메테우스신화 속 독수리에 걸맞는 인물인 로저 롭.
이 살벌한 취조장면에서 익숙함이 느껴집니다.
“제로 다크 서티”의 “댄”으로 등장하는 제이슨 클라크.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CIA의 정성이 가득한 “취조기술”을 뽐내주는 이 남자.
사람하나 조지는건 아무렇지 않지만 기르던 원숭이가 죽은건 견딜 수 없어 사무직으로 전환한 이 남자.
이번 작품에서도 권력의 날붙이 역할로 아주 인상깊게 등장해주었습니다.
필모를 쭉 훑어보니 앗차차..! 이번에도 내찜콘에 짱박아둔 영화가 하나있네요.
캐스팅 짱짱한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봐야죠. 볼겁니다.
4. 마티아스 슈바이크회퍼 (하이젠베르크)
미국발음으로는 하이젠버그입니다.
유아 갓뎀 롸잍.
조크입니다. 미안합니다.
작중사진이 안풀린 관계로 대충 넣은 짤. 근데 뭐 저 비슷하게 나온 것 같아요.
불확정성의 원리를 설명하며 굉장히 진지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하이젠베르크역의 마티아스.
"아미 오브 더 데드"와 그 스핀옾프에서 코믹캐인 호들갑만렙-금고털이 디터로 나오는데요,
짧은 순간이나마 정반대인 진중한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번에 넷플 개봉한 하트 오브 스톤에도 나온데요. 이것도 넣어놔야겠네.
5. 베니 사프디 (에드워드 텔러)
수폭무새이자 배신맨, 선크림맨으로 등장하는 사프디 형제의 동생 벤자민 사프디입니다.
배우로서 접한 적은 없지만 형제의 연출작인 언컷 잼스를 재밌게 봤네요.
넷플릭스 개봉작인 언컷 잼스.
보는 내내 답답하고 속쓰리고 조마조마하고 개열받는 명작입니다.
코엔 형제, 루소 형제와 더불어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형제임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나저나 굿 타임도 봐야하는데. 안봤네요.
6. 조쉬 하트넷 (어니스트 로렌스)
오펜하이머의 옆방교수, 실험물리학자인 로렌스역의 조쉬하트넷.
“씬 시티”에서 담배한갑을 권하는 킬러역으로 등장했습니다.
이거 어떻게 알아봤냐구요? 몰랐어요. 나무위키 파도타다가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7. 올리비아 썰비 (릴리 호닉)
화학전공인데 타자수로 발령나서 화끈하게 일갈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올리비아 썰비.
묵직한 sf명작 “저지 드레드”의 투톱주연인 앤더슨으로 익숙합니다.
엘리엇 페이지(당시 앨런 페이지)와 "주노"에도 출연했네요.
8. 데인 드한 (케네스 니콜스)
자꾸 보안으로 가라치는 오펜하이머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그로브스의 부관.
"클로니클"의 퇴폐미넘치던 ASK가 꼰대역할도 잘합니다.
중후한 분장도 잘 어울리네요.
흑백으로 보니 나치군복입히면 괴벨스랑 닮ㅇ
그로브스에게 짬 맞고 오펜하이머에 푸는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캐릭터. (초중반까진)
9. 구스타브 스카스가드
단독으로 잘나온 사진이 없네요. 미안합니다.
사실 이분 나온 작품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도 미안합니다.
엔딩크레딧에 스카스가드가 뜨길래 “이야 이 집 아들래미들은 어딜가나 나오는구나”싶어 모셔봤습니다.
이케아와 경쟁하는 스웨덴 특산품가족.
그러고 보니 11월에 이 집 아부지가 나오는 영화가 개봉합니다.
오펜하이머 상영전에 아이맥스로 광고가 나오던데 지릴뻔 했습니다.
플로렌스 퓨는 또 대작에 나오네요? ㅈㅉ ㅁㅊㄱㅇㄴㅇ?
10.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 (윌리엄 보든)
메카시즘의 광풍이 오펜하이머에게 몰아치게 만든 방아쇠격의 인물인 윌리엄 보든.
놀란의 이전작인 다크나이트에서 광기어린 추종자 역할을 맡았던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이
이번 작품에서도 비뚤어진 사명감에 휩싸인 역할로 등장합니다.
DC, 마블같은 상업영화는 물론이거니와
드니 빌뇌브의 “프리즈너스”, "블레이드러너2049", "듄"까지 세 작품이나 출연하면서 필모가 어마어마해진 다스트말치안.
듄2에서 보지못하는게 아쉽습니다.
11. 케이시 애플렉 (보리스 패쉬 대령)
아숩게 작중사진 없음. 사실 검색하면 나오는데 상영관내 촬영짤이라 쓰기 싫었음.
공산당 사냥에 있어 한스 란다와 같은 포지션을 맡고 있는 정보장교.
맷 데이먼이 기겁을 하며 들려주는 이야기, 케이시 에플렉의 눈빛, 목소리가 짧은 순간에도 긴장감을 조성하기 충분했습니다.
놀란의 작품인 인터스텔라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배역은
“아웃 오브 더 퍼니스”에서의 로드니 역입니다.
크리스찬 베일의 동생이자 개미지옥같은 가난에 못이겨 격투도박에서 선수로 뛰는 신세로 나오는데
특유의 목소리가 배역에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남우주연상 받은 그 영화는 아직 안봤습니다. 볼거에요.
12. 라미 말렉 (데이비드 힐)
핵무기투하에 대한 갈등으로 완전히 척을 진 오펜하이머를 과학자로서 옹호하고 그가 당한 부당함을 고발한 인물..로 묘사되나 각색이 많다고 하는군요. 어찌됐든
에-오. 안 반가울 수가 없는 배우입니다.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마스터”에도 나왔군요!
파이아키아보면 항상 포스터가 대문짝만하게 붙어있던데. 안봤습니다. 볼거에요.
생각해 보니 이런식으로 쟁여둔 영화들 모두 컨디션 좋은 날 보려고 아껴두는 건데, 컨디션 좋은 날이 없네요. 슬픕니다.
13. 게리 올드만 (트루만 대통령)
대충 못알아본 사람이 많았다는 내용의 기사.
쿠라이 베이비를 싫어하는 대통령. 해리 트루만.
처음 보고 게리 올드만일 수도 있는데, 아닐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게리 올드만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소리 들어보니까 맞는 것 같아서 다키스트 아워처럼 분장을 또 빡시게 하셨단 생각을 했는데,
위 짤을 보고 아닐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한 사실은 저는 다키스트 아워를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근데 봐야죠. 상받은 건데.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몇 명 못 적은게 아쉽습니다.
맨날 이 영화 저 영화 봐야지봐야지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습니다.
어찌됐던 오펜하이머 참 재밌게 봤고 3시간 내내 집중하게 되는데
조연까지 화려한 캐스팅으로 꽉꽉눌러담은 것도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캐스팅을 주욱 다시 보니 실소가 나올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여담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장면은 마지막 호숫가에서의 대화입니다.
그럼 2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