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팬싸인회를 다녀온, 천운을 타고난 한국인입니다.
침하하에 가입하신 유저분들 상당수가 원본 박물관은 물론이고
트위치 생방에 꾸준히 출석하시는 코어팬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에 비하면 라이트팬인지라 당첨되었을 때
내심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혼모노들에게 죄송스러운 맘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후기 글을 남기면 아쉬운 마음들 달래드릴 수 있지 않을까하여
사진 몇 장과 짤막한 후기 하나 놓고 갑니다.
일찍 도착하니 앞의 조 분들 싸인하는 장면을 송출 중이더라고요.
남캠맨 ㄷㄷ

대기하는 장소와 싸인해주시는 탁상과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웠습니다.
처음에 일어서서 정식으로 인사해주시는데 이태리 모델 같으시더라고요.
몸에서 나오는 기운이 확실히 한국은 아니고 지중해쪽 사람 같았습니다.
팬싸 응모하게 된 경로가 트위치인지 유튜브 커뮤니티였는지
호구조사하셨는데요. 상당수가 유튜브여서 내심(?) 실망하셨어요.
스탭 분들께 이럴거면 트위치 왜 했냐면서 세모입 삐죽 내미시면서ㅋㅋㅋ


대화내용이랄 게 별로 없어서 사진만 몇 장 올립니다.
일전에 걸그룹 팬싸인회 몇 번 가본 적이 있지만 그때도 할 말은
다 하고 왔던 것 같은데 개방장 앞에서는 차마 입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긴장해서 별 말을 못하고 왔네요. 하다 못해 오늘 점심 메뉴 뭐 먹을지
추천이라도 받고 와서 후기에 한 자 더 보탰어야 했는데…

현장에서 준비해주시는 싸인지 외 소장품에다가도 받을 수 있는지
여쭈어보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래 전에 사뒀던
이말년 씨리즈 단행본을 준비해가서 쭈뼛쭈뼛하며 받아왔습니다.
8년 전에 산 책 치고 왜 이렇게 깨끗하냐면서, 몇 번 안 읽으신 것 같다
농담하셨는데 너무 얼탄 나머지 새색시마냥 가만히 있다 왔네요 하하…

사전에 티셔츠 받는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쇼핑백에 웬 에어팟 프로2가
동봉돼 있더라고요. 전 그래서 스탭 분들이 실수로 둔 것 아닌가 하고
유실물이니 연락이 조만간 오겠지하고 개봉을 안 했었습니다.
근데 지하철 타면서 침하하 눈팅해보니까
다른 분들도 다 받으셨더라고요?? 그 때 문득 개방장님이
싸인 마치시고 마지막 인사하실 때 남긴 멘트가 스쳐갔습니다.
[원래는 티셔츠랑 포토카드를 준비했었는데 도중에 철회하기로 했다.
여러분들은 그런 사은품이 있었다는 개념만을 가져가달라.
(킹받는 표정을 지으며) 실제로 내 얼굴 영접한 게 어디냐.
별 것 아니지만 제 마음 담은 선물 받고 조심히 들어가시길 바란다.]
‘별 것 아니지만…?’
이 사람 진짜 위험한 남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