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동아시아 역사를 보면 인조, 현조, 성종 등 왕칭이 자주 나옵니다! 혹시 그 이름의 뜻이 궁금한 적 없으셨나요? 사실 이는 ‘시호'라고 해서 시법이란 규칙에 따라 일정하게 정해지는 사후의 존칭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나라의 왕이 어떤 시호를 받았는지를 보면 그 왕의 치세는 물론 그 나라의 역사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는 말도 있는데요~ 이 글에서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물론 시호는 죽은 선왕의 호칭을 붙이는 일이다보니 대게 그의 아들인 현왕의 눈치를 봐야했고, 소년만화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파워인플레가 일어나는 것처럼 점점 그 의미의 엄격성이 흐려졌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글은 재미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성조: 미친역사왕조네
성스러울 성(聖)자를 쓰는 성조는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대외적으로 뽐낼만한 황금기를 가진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시호를 받은 사람은 중국사 최고의 성군이라고도 하는 청나라 강희제 뿐입니다.다른 극찬의 시호로는 태조나 고조 등이 있지만 이 경우는 창업군주 등에게 자주 쓰여서 위엄이 덜한 듯 합니다. 참고로 성종의 경우 조가 아니라 종을 받아서 이만큼은 아니지만 명군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내정과 전공 모두 눈부신 업적을 남긴 요나라 성종이 있습니다. 고려 침공이 거의 유일하게 실패한 전쟁이라던데, 본인도 빡쳐서 분통을 터트렸다죠. 혹시 고려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면 성조라고 시호했을지도 모르겠네여.(쌤통)
2.성종: 꽤 성공적으로 왕조가 이루어졌구나.
사실 이 글을 쓴 주된 까닭입니다. 위의 성스러울 성자가 아니라 이룰 성(成)자를 쓰는 성종은 주로 창업이 몇 대 후 정권 안정의 과업을 사실상 완성했다는 평가로 부여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예시로는 경국대전을 완성했다는 조선 성종, 호족으로 어지럽던 고려 왕실을 개혁한 고려 성종 등이 있답니다.
3.헌종: 왕위 찬탈의 역사가 있었구나.
왕에게 바치는 글자이니만큼 원래는 좋은 의미였다고 하죠. 파지만 바칠 헌자를 쓰는 시호답게 왕위를 선양한 군주에게 많이 쓰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조비쉑에게 선양한 한나라 헌제가 있습니다. 고려 헌종도 집안 어른에게 왕위를 빼았겼습니다.
4.세종, 태종, 문종, 인종, 현종 등: 힘순찐 A급 시호
이 글자들이 좋은 시호란 건 세종대왕님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세종대왕님 시호가 문종이 될 뻔 한 거 아시나요? 학문과 내정에 워낙 뛰어난 임금님이었으니 글월 문을 붙여 문종이라 하자는 의견이 있었자네요. 하지만 북방 개척 등 외공을 고려해 세상 세를 붙였습니다. 글자만 봐도 극찬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세’자는 오늘 한국에서는 극찬이라는 느낌이 잘 안 느껴질지더 모릅니다. 아마 세조가 호불호가 갈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래 시법과 중국에서 성스러운 성 버금가는 호칭입니다.
클 태 자를 쓰는 태종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문,인,현도 조선왕조에서 임팩트가 약해서인지 간과되지만, 유교사회에서 학문, 어짊, 현명함이 가장 높은 가치였음을 생각하면 아주 좋은 시호입니다. 이 시호를 쓰는 다른 군주들을 찾아보시면 대부분 해당 왕조의 명군입니다!
5. 광종: 미친놈(좋은 뜻)
광종은 당연히 미칠 광이 아니라 빛날 광을 씁니다. 사례가 많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최고의 시호라고 합니다. 대체로 후계 군주로써 선임군주의 사업을 잘 수행하거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한 군주에게 주어졌다고 합니다. 예로는 고려의 혼란을 마무리한 고려 광종이 있습니다. 왕 암살까지 시도한 호족을 싹쓸이로 치워버이고 왕권을 확립한 그에게 이 시호가 참 잘 어울린다 하겠습니다.
6.안좋은 시호에 대해
아마 소개한 시호가 하나같이 너무 좋은 의미만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호의 목적이 공정한 평가보다 선왕 추대에 있었음을 고려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듯 합니다.조선 후기로 갈수록 특정한 임금에게만 붙어야하는 ‘-조'를 남발하는 현상도 이와 같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근데 사실 끔찍한 암군이라면 안 좋은 시호고 뭐고 그냥 시호를 안 줘버리는 편이 많았습니다. Ex.연산군, 광해군 등, 중국에도 황제로 통치했지만 ‘-왕’이라고 하거나 더 낮춰 ‘-공'이리고 부르는 일이 있었다네요.
또 겉보기엔 좋은 의미지만 은근히 안 좋은 뉘앙스의 시호도 있어서 돌려까기도 있었답니다. ‘환'이나 ‘혜' ‘영’ 자가 대표적입니다. 삼국지의 환제나 영제가 떠오르시죠?
여하간 이처럼 왕의 호칭에서도 그 나라의 역사와 왕의 치적을 가늠할 수 있다니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다른 시호나 왕명에도 흥미로운 의미와 사례가 많으니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즐거우실 듯 합니다.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