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체첸과 한국 ( 고려인 ) 두 민족의 첫 만남 ....... ㄹㅇ

패배의벌꿀족제비
23.06.23
·
조회 4455

 

- BGM ( Грозный ) -

 

 

1937년, 소련은 만주를 위성국화 하고 중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확장에 두려움을 느꼈다.

스탈린은 당시 연해주에 살던 조선인들이 일본의 스파이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8만명에 달하는 조선인이 열차에 태워져 시베리아 너머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했다. 소련군은 조선인들을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내려놓고 사라졌다.

사실상 거기서 죽으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조선인들은 맨손으로 토굴을 파고 겨울을 난 뒤, 봄이 되자 보따리 속에 가지고 온 벼와 채소 씨앗들을 뿌렸다. 

당시 중앙아시아의 토질은 소금기가 많아 농사에 적합하지 않아 역사적으로 정주민족보단 유목민들이 지나쳐가던 곳이었다.

소련당국도 여기선 농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조선인들은 근성 하나만으로 결국 벼농사를 성공 시켰다. 

그것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이 먹지 않는 다른 야생채소들도 찾아내어 상품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7년이 흘러 고려인들이 중앙 아시아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갈 무렵, 열차에서 또 다른 무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카프카즈 지방에서 끌려온 체첸인들이었다. 

19-41년 독소전쟁이 벌어지자 스탈린은 소련 산하의 수많은 비러시아 민족들이 나치독일과 손을 잡고 반기를 들 것을 경계했다.

특히 수백년에 걸쳐 러시아에 저항 해온 체첸인들이 걸리적거렸다.

그루지야 출신이었던 스탈린은 체첸인들이 얼마나 반골기질인지 잘 알고 있었다.

19-42년, 독일군이 청색작전으로 바쿠까지 밀고 들어오려하자 스탈린은 12만명의 소련군을 투입하여 체첸인들을 소개 시키는 작전을 펼쳤다.....

 

 

 

19-42년 2월, 소련군 위문공연단이 체첸 각지의 유르트를 방문하여 잔치를 벌이고 공연을 펼쳤다. 체첸인들이 구경하려 몰려들자 소련군들은 갑자기 총칼을 들이대며 사람들을 강제로 트럭에 태웠다. 멋모르고 구경나온 체첸인들은 거의 빈손으로 끌려가게 됐다.

반항하는 자들은 즉각 처형됐고, 게릴라 거점인 샤토이 지역에선 주민 700여 명이 마구간에 갇혀 불에 타 죽는 사건도 일어났다.

또 혹한에다 화물 열차에 짐짝처럼 실려 가다 보니 서너 명 중 한 명꼴로 얼어 죽거나 굶어죽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기차에서 내린 거지꼴의 체첸인들이 찾아와 먹을 것을 구걸하자 

고려인들은 7년 전 자신들의 모습이 떠올랐는지,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타민족에서 배타적인 체첸인들은 말이 안 통하는 동양인들이 베푸는 친절에 당황했다.

하지만 그들의 호의에 적의가 없다는 걸 깨달고는 진심으로 감사함를 표했다.

고려인 여인들은 체첸 어린이들을 입히고 아껴주었다. 밀농사 밖에 지을 줄 몰랐던 체첸인들은 고려인들을 따라 벼 심는 법을 배웠다.

심지어 체첸인들이 믿는 이슬람교에서는 개고기를 하람(haram)이라고 부르면서 금기시 한다.

하지만 고려인들과 함께 살게 된 체첸인들은 개고기를 거리낌 없이 잘 먹게 됐다...

 

1953년 스탈린이 사망하고 흐루시쵸프가 권력을 잡게 됐다. 그리고 1956년부터 소련 각지의 강제이주된 민족들에게는 귀환이 허용됐다. 대부분의 체첸인들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쪽을 택했다.

그들은 10년 동안 친해진 고려인들과 헤어지는게 아쉬웠는지 자신들과 함께 가자고 제안을 했다....

 

그리하여 일부 고려인들이 체첸인들과 함께 카프카스 지방으로 떠났고, 이들은 그로즈니를 시작으로 북카프카스 전역에 터를 잡고 살게 됐다. 고려인들은 이 곳에서도 농사를 지었다. 특히 이 지역에서 드물던 오이, 참외, 배추 같은 야채와 채소, 과일농사를 지었다.

맨날 양고기와 빵, 버터만 먹고 살던 체첸인들의 식탁에는 야채와 과일이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고려인들이 전파해준 수박은 이 지역의 특산물이 되어 러시아 전역에서도 당도가 높고 맛이 좋다고 알려졌다.

체첸전쟁 참전용사들의 수기에는 러시아군들이 지천에 널린 수박을 자주 서리해서 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브라뜨에서 다닐라가 체첸인 과일장수한테서 사먹는 수박엔 이런 유래가 담겨있음....)

 

 

(현재 카프카스 지방에선 고려인들이 먹던 김치가 현지화 되면서 지역 토속음식으로 자리 잡았음...)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소련이 해체되자 체첸인들은 또 다시 러시아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199-4년 이츠케리야 체첸 공화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독립을 선포했고 옐친은 그로즈니로 군대를 보냈다. 전쟁은 2년간 계속되었고 체첸뿐만 아니라 카프카스 지방 전역은 혼란의 도가니였다. 그로즈니에 살던 1500명 가량을 고려인들은 삶을 터전을 잃고 크라스노다르, 볼고그라드, 로스토프 같은 지역으로 이주했다. 1995년 북카프카스 전역에 사는 고려인들은 5만명에 달한다는 기록되어 있다.

 

 

솔제니친이 쓴 '수용소 군도', 톨스토이의 '카프카스의 포로' 같은 작품 속에서 체첸인들은 매우 거칠고 난폭한 부랑배로 묘사된다. 체첸전쟁에서도 체첸인들은 러시아인들에게 마구잡이로 테러와 학살을 벌이며 어떻게든 독립을 쟁취하려고 했다. 그로 인해 엄청난 어그로를 끌었고 푸틴의 러시아군은 2000년 열압력탄을 쏟아부어 그로즈니를 평탄화 시켜버렸다. 수도를 빼앗긴 체첸 반군들은 여러 군벌로 사분오열하였고 카프카스 산악지대로 도망쳐 항전을 이어가거나 아니면 다른 국가로 도망쳤다.

 

그렇게 전쟁이 지속되던 2001-년, 체첸 반군들이 지나가던 민간인 버스를 납치한 적이 있었다.

그 버스에는 한 무리의 고려인들이 타고 있었는데, 승객들을 위협하고 소리를 지르던 체첸군인들은

고려인들에겐 매우 정중한 태도로 ' 무례를 범해서 죄송합니다. ' 라고 말한 뒤

아무 것도 빼앗지 않고 보내주었다고 한다.

 

 

그들이 도대체 왜 그랬는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어렸을 적 그들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중앙아시아에 끌려가서 고생할 때 고려인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일 지도 모르고, 어쩌면 같은 동네에 살았던 친절한 고려인 아저씨 아줌마의 모습이 떠올라서 그랬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간에 21세기에 들어와서 체첸은 러시아에 합병됐고 한국과의 교류는 전무 하지만, 두 민족의 첫 만남이 인류애가 넘쳤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2020년 기준으로 그로즈니의 Chechenskiy Gosudarstvennyy Pedagogicheskiy Universitet 대학교에는 약 20여명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재학중임.. 참고로 체첸에서도 젊은 여성들에게 한류가 인기 많다고 함.)

 

 

참고로 체첸은

 

 

카프카스라는 엄청난 고산지역에서 거주하는

 

전투민족중 하나이죠 ( 다들 비주얼이 격투기나 레슬링하면 잘할것같습니다 ㄷ )

 

체첸, 다게스탄, 잉구셰티야 이런 북카프카스 지방은 러시아 내에서도 호전적이다 하죠?

 

남성들 분위기나 문화 자체가 무를 숭배시하는 상무정신과 그와 함께전투력이 높다고

 

그중 체첸같은 경우는 유독 더 그런 경향이 크다합니다

 

 

체첸이 러시아와 싸우던 시절은 20년이 넘었고 현재 체첸은 친러 분위기이지만

 

2.8. 셰이흐 만수르 대대[편집]

체첸인 위주로 구성된 또다른 대대, 주로 체첸 전쟁에 참전한 경력이 있는 고참병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리우폴 전투에도 참가하였으나, 포위망이 닫히기 전 키이우 방향으로 탈출하였다.
 
( 나무위키 참고 )

 

 

그와는 반대로 독립을 목표로 우크라이나편에서 러시아랑 싸우는 사람들도 있다고합니다

댓글
울산울주
23.06.24
체첸이 고려인과 인연이 있었군요. 잘 봤습니다.
검정정검
23.06.24
감사합니다!
침펄풍심철단특옥통룩몽백쌍
23.06.24
UFC에 함자트 치마예프라는 미친 레슬링 괴물 선수가 체첸 국적임ㅋㅋ
심벌즈맨
23.06.24
도대체 체첸/다게스탄은 어떤 곳인가 …
침펄쌍라이트듀오기원
23.06.24
재밌는 글 잘봤어요~ (사오분열 오타...)
패배의벌꿀족제비 글쓴이
23.06.24
아~ 오토 감사합니다 저도 퍼온글이라 검토를 잘 못했네요 ㅎ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침낙수나문
23.06.24
오호 그랬군요
대인국대표하남자
23.06.24
재밌게 읽었어요!
라그나로크
23.06.24
체첸인들이 하람이었던 개고기를 받아들일수 있던 또 다른 이유는 이슬람 율법에선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라면 비할랄/하람이라도 먹으며 목숨을 부지하라"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체첸의 문화로 인해 한국인들의 선의를 거부할수 없는것도 한몫했죠. (체첸과 같이 아직 부족적 가치관이 강한 나라에선 타인의 호의/선의를 거절하는 것은 예의를 넘어서 가족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기 때문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고려인들의 선행이 그 의미가 퇴색되는건 아니죠.
라그나로크
23.06.24
우즈베키스탄의 경우엔 처음에 고려인들이 왔을때 수용소에 갇혀 굶주림에 시달렸는데 우즈베키스탄인들이 몰래 몰래 밤마다 딱딱한 과자를 수용소 안으로 던져서 고려인들에게 먹을걸 나눠졌다는 이야기도 있죠. 어쩌면 저때 고려인들이 그때의 호의를 또다른 누군가에게 배푼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ㅎㅎ..
패배의벌꿀족제비 글쓴이
23.06.24
우즈베키스탄과 고려인의 또 다른 역사가 있었군요 TT 중앙아시아도 몽골처럼 유목권 국가라서 그런지 타인에게 호의적인 느낌이 없지않아있는것같아요
라그나로크
23.06.24
세상이 요근래에 급속도로 각박해졌을뿐 저는 세상은 선의와 이타심으로 돌아가는거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으로 경계하는 것이 아닌 상호의 이해와 관용이죠.
@패배의벌꿀족제비

전체 인기글 전체글

중학생 자퇴를 막은 상담사 16
유머
직지심체요절
·
조회수 8448
·
23.06.23
침하하 포인트 활용법 기획안 55
침착맨
샤샤냥냥
·
조회수 7965
·
23.06.23
날고 기는 배우들 다 모아서 만든 작품 18
유머
갓철iD
·
조회수 7294
·
23.06.24
나사에서 공개한 목성에서 찍힌 불빛 13
유머
푸르로닝
·
조회수 7205
·
23.06.23
🍋레몬맨 여름이었다..🍋 (배꼽냄새 주의) 42
시참
샌드박스굿즈제작팀MD
·
조회수 7368
·
23.06.24
배텐에서 말한 쏘영이한테 충성 가르친 통천 10
침착맨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8429
·
23.06.23
기안84의 정신적 부모 9
유머
간하하
·
조회수 7846
·
23.06.23
요즘 너무 심술납니다 94
침착맨
침운공침운공
·
조회수 9252
·
23.06.23
바뀐 룩삼 근황...jpg 28
침착맨
저희아버지는거지입니다
·
조회수 11311
·
23.06.23
담배빵맨 13
팬아트
침착맨그림을그립니다
·
조회수 4782
·
23.06.23
삼수생 올해는 꼭 대학 갈 수 있길... 52
취미
미분가능한불연속함수
·
조회수 6846
·
23.06.24
현재글 체첸과 한국 ( 고려인 ) 두 민족의 첫 만남 ....... ㄹㅇ 12
유머
패배의벌꿀족제비
·
조회수 4455
·
23.06.23
일본뱀과 한국뱀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13
유머
먹방의황자는이말년이오
·
조회수 5873
·
23.06.22
카메라 보고 인사해주는 아저씨들 12
통닭천사
썬더블러프차돌짬뽕진동토템
·
조회수 6166
·
23.06.23
스파이더버스의 마블 배우들 32
취미
썬더블러프차돌짬뽕진동토템
·
조회수 6415
·
23.06.22
아내가 만든 유튜브 채널 광고해주세요 18
시참
엘리엇
·
조회수 7192
·
23.06.22
트위치 채팅 만큼은 대체 불가라고 보는데 68
침착맨
머시깽이
·
조회수 10044
·
23.06.23
방랑 시인 침삿갓의 배너 입니다 9
시참
참착하다맨이야
·
조회수 4685
·
23.06.21
재미난 로판 웹툰 광고해주세요 23
시참
콩깨덕
·
조회수 5359
·
23.06.22
오늘자 권은비 워터밤 50
취미
침착해린
·
조회수 14994
·
23.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