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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음반 #192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모래내판타지」 (2019)

임진모
23.06.06
·
조회 2644

“선선한 초여름, 강변 모닥불 앞 따뜻함과 시원함 사이의 온도를 음악의 형태로"

 

힘없이 연속되는 단순한 리프는 좀처럼 경쾌해지지 않는다. [우정모텔]의 강렬한 인상도 없고, [썬파워]처럼 밴드만의 음악에 치중하지도 않는다. 그저 물이면 물인 듯이, 불이면 불인 듯이('물불') 차분히 몸을 맡긴다. 와중에 가사는 비관적이라고 해석하기 보단 상실에 가까운 우울의 외침으로 들려온다. 만약 짤막하게나마 상술한 내용에 동감한다면 이들의 노림수는 그렇게 적중한 것이다. 

 

어느덧 '중견 인디밴드1'이 되어버린 그들에게 초심을 상기시킬 무언가는 쉬이 찾아오지 않는다. 이런 음악도 해보았고, 저런 음악도 해보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굶주려 있다. 필자를 포함한 평단에선 그들의 실력과 다채로운 모습에 나름대로 박수를 쳐주었지만 대중은 그들을 여전히 모른다. 더이상 젊은 날의 야릇함은 없고, 지난 날의 흥분도 사라진 지 오래인 듯 하다. 일종의 평화적 태업 상황 속 그들이 선택한 것은 ‘초심 찾기’나 ‘신(新) 매개체 주입’이 아닌 ‘받아들이기’였다. 숙여진 고개를 들 힘이 없다면 고개를 숙인 채로 음악을 한다. 나를 둘러싼 복잡한 환경 속에서 나만이 부족하다 생각된다면 부족한 나만의 부족한 음악을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들의 3집 앨범인 본 작은 이렇듯 우울하고 때로는 회한적이며 어쩌면 낙관적인 작품이 되었다. ‘물불’에서 ‘망한 나라’로 이어지는 순간과 단 두 곡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일정한 무드를 담고 있으면서도 상실의 장면에서 죽은 사람의 여상을 그리듯 풀어진다. 

 

[우정모텔]과 [썬파워]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만큼 색다른 배합으로 선보인 본 작은 듣는 이로 하여금 축 늘어지게 만드는 순간과 모닥불 위 아지랑이와의 눈싸움 대결처럼 오히려 건조하여 보다 무념하며 들을 수 있는 게으름의 여유와 만나 나를 온전히 감동시킨다. 이러한 감상을 경험한 그대에게 본 작의 앨범 커버는 그대가 바라보는 앨범의 감상을 온전히 담아낸 듯 보일 것이다.새로움의 연속과 장르적 다양성과 완성도를 잡아내며 호평을 받았던 지난 앨범과는 별개로 충분히 훌륭한 작품으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오늘과 같은 날에 그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온도의 음악이다.

 



 

Track List

 

1. 물불

 

2. 망한나라

 

3. 우리는 끝없이 흐른다.

 

4. 나띵 컴페어 투유

 

5. 지워진 자국

 

6. 무지개

 

7. 오 싱가포르

 

8. 여름밤

 

9. 재개발

 


  • 추천 음반은 모두 1번 트랙부터 쭉 음미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주로 소장 중인 음반을 추천 드립니다. (20230424 수정)

 

  • 멜론, Chanceshin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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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메디나
23.06.07
개인적으로 저는 이 앨범에서 '여름밤'이 좋더라구요:) 오랜만에 앨범 전체를 다시 들어보네요.
임진모 글쓴이
23.06.07
감사합니다. ‘여름밤’도 인상적이에요.
코렁탕
23.06.07
이 앨범은 아니지만 '도시생활'도 좋더라구요
우그웨이
23.06.07
술 취한 밤~ 사는 게 무거워~ 마신 술이 더 무거워~🎶
병건적2
23.06.07
진짜 오랜만이네요.. 이 밴드는 아직도 활동을 하는 군요.. 하긴 검정치마도 아직 활동하고 있으니
wally
23.06.07
임꼭병학 나언 있을때의 구남을 사랑했었습니다....
올림픽
23.06.07
우정호텔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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