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횐님들 자칭 침하하 스웨덴 특파원 개청자입니다. 몇일 전에 주펄님께서 언급하셨던 영화 미드소마가 오늘 침투부에 올라왔군요. 현지에 살고있는 사람으로서 입 아니 손이 근질거리지 않는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예전에 타 커뮤에 올렸던 현지 스웨덴 처갓집의 미드소마 체험기를 여기에도 올려보고자 합니다. 첨에는 주펄님 게시판에 올릴까 하다가 주제와 안맞다 생각하여 여행 및 음식 게시판에 올려봅니다. 21년도와 22년도 사진들인데 이때는 코로나 때문에 광장같은 곳에 사람들이 모이기가 힘들어 영화 미드소마에 나왔던 큰 막대기인 메이폴 주변에서 춤추며 5월의 여왕을 뽑는 축제는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음식 위주로 올려볼까 합니다. 올해는 가능하면 참가해보고 싶네요.

이 짤에 동의합니다.
우선 미드소마(Midsommar)란 무엇이냐 하면 주펄님 말씀대로 일조량이 일년 중 가장 긴 날을 기념하는 하지 축제입니다. 날짜는 6월 마지막 주 토요일로 올해면 6월 24일이네요. 겨울에는 일조시간이 9시-15시에 낮에도 안개끼는 날이 대부분이라 겨울내내 사일런트 힐을 찍는 북유럽 사람들에겐 햇빛은 정말 소중한 존잽니다. 이때 수확하는 감자와 딸기를 온가족이 모여 기념하는 한국으로 치면 유명한 트위터 짤대로 스웨덴판 추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ㅎㅎ 고대 바이킹 시절에는 영화처럼 사람들을 산제물로 바치기도 했다고 하나 현대에는 당현히 없읍니다. 그러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두려워마시고 오셔도 됩니다. 저도 무사히 살아남았습니다.

21년도엔 장모님께서 살고 계신 고틀란드라는 섬에서 지냈습니다. 북해에 있는 큰 섬으로 스웨덴 제주도입니다. 역덕에게 익숙한 한자동맹 도시 비스뷔가 있습니다. 마녀 배달부 키키도 이 비스뷔를 참고하여 만들어 졌습니다. 중세 모습이 남아있는 예쁜 도시여서 횐님들께도 추천 드리는 곳입니다.

호르가 가는 길 아닙니다

고틀란드 교외에 있는 장모님 별장입니다. 스웨덴의 상징인 뻘겅 페인트된 집 토르프입니다.

미드소마 당일 테이블입니다. 맨 왼쪽엔 절인 청어(sill)가 있고 원반 안에 12시부터 시계 방향으로 캐비어(고급 식재료가 아님), 사워크림(가려진 그릇), 청어와 쪽파 마요네즈 무침, 쪽파, 스카겐뢰라(Skagenröra)까지 있으며 원반 오른쪽에는 스웨덴 여름 감자와 삶은 달걀 그리고 크낵케 브뢰드(Knäckebröd)가 있습니다. 딱 정석적인 미드솜마르 테이블입니다. 아래에 사진과 함께 각각 음식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절인 청어는 여러맛이 있는데 3개 중 왼쪽부터 기본 청어절임, 머스타드맛, 양파와 같이 절인 청어입니다. 청어라곤 해도 횐님들의 영원한 버켓리스트 수르스트뢰밍과는 다른 어종입니다. 즉 여러분들이 기대하신 그 청어절임과는 다른 평범한 절임입니다. 다만 신맛이 좀 강해서 첨에는 익숙치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지금은 매우 좋아합니다. 스웨덴 사람 다 됐네요. 이 청어절임은 미드소마 뿐만 아니라 다른 명절인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에도 개근하는 녀석들입니다. 이케아에도 팔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구입을 추천 드립니다.
다음은 스웨덴 햇감자입니다. 저 감자는 1년 중 가장 신선한 감자로 쫀득쫀득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그냥 삶거나 구워 먹기만해도 정말 맛있는 감자입니다. 원래 예로부터 농작물이 풍부하지 않은 스칸디나비아 척박한 땅에서도 굳건하게 자라는 감자는 스웨덴의 역사를 바꿨습니다. 감자는 언제나 굶주림에 시달리던 스웨덴 사람들에게 축복과 같은 존재였고 한국 사람들이 쌀을 주식으로 먹듯이 스웨덴 사람들은 감자를 주식으로 먹습니다. 그래서 스웨덴 사람들은 아시아의 포테이토 피자에 대해 거부감을 표합니다. 한국인으로 치면 빵 위에 밥을 얹어 먹는 거나 같다고 합니다. 아무튼 감자에 진심인 나라인 만큼 스웨덴 여행을 오신다면 감자요리는 꼭 드셔보길 추천드립니다.

감자가 주식인 스웨덴 사람들은 포테이토 피자를 여기에 소스랑 고기 야채 얹은 것 처럼 생각합니다.

크낵케브뢰드라는 딱딱한 빵에 새우 요리인 스카겐뢰라를 얹었습니다. 저 딱딱이는 호밀을 반죽하여 구운 빵인데 크래커처럼 엄청 딱딱합니다. 아무맛도 안나는 빵이라 표면에 빠다를 발라 위에 여러 재료를 얹어 먹습니다. 국내에선 이케아나 쿠팡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저 새우 요리는 새우를 딜이라는 향신료와 크림프레슈라는 무거운 크림에 버무린 요리입니다. 저 쪼매난 새우가 이래뵈도 스웨덴에서 꽤 비싼 음식입니다. 현대에서는 조금 웃돈 주면 먹을 수 있지만 옛날에는 특별한 날 아니면 먹기 힘든 재료였습니다. 이녀석도 명절만 되면 출석률이 꽤 높은 음식입니다. 무거운 크림과 딜의 향이 매우 잘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인데 파는 곳 찾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횐님들도 여기 오시면 꼭 드셔보길 추천드립니다.

미드소마의 꽃 딸기 케이크! 장모님께서 손수 만들어주신 케이크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딸기는 미드소마의 상징입니다. 이 시기가 제철인지라 미드소마 전날에는 사람들이 딸기를 찾느라 매우 분주합니다. 좋은 딸기를 찾으려면 발품을 열심히 팔아야죠. 농부들이 직접 수확한 딸기를 장터에서 팔기도 합니다.
22년도에는 스톡홀름 근교의 장인어른 댁에서 즐겼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음식들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미드소마 테이블 장식. 미드소마 시기는 대부분 날씨가 좋지 않은데 이 때는 드물게 날씨가 좋았습니다. 저는 여느 한국인처럼 직사광선을 싫어하지만 찐 스웨덴사람들인 처갓집 식구들은 햇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저도 어쩔 수 없이 광합성에 동참합니다.

먹었던 음식들.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슈냅스라는 도수가 쎈 북유럽 명절 술입니다. 저는 스웨덴 첫 크리스마스 때 이걸로 장인어른으로부터 신고식을 당했습니다. 소주 3잔도 버거운 저인데 이걸 4잔이나 마시고 뻗었네요. 신고식 한 번 거하게 하고나선 장인어른께선 권하시지 않습니다. 이 때 저는 운전해야 해서 패스했습니다.

이 때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미드소마 필수요소인 딸기 케이크.

냥팔자가 상팔잡니다. 아주 편해보이네요.

저도 얻어 먹을 수만은 없어 호떡을 저녁 디저트로 만들어 드렸습니다. 설탕과 계피, 견과류 조합은 현지서도 흔한 조합이라 다들 좋아하셨습니다.

돌아가기 직전 10시 30분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 시간에도 해가 안지는 거보면 한국인으로서 아직도 신기합니다.
미드소마 간접체험을 해보시고 싶다면 이케아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하곤하니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 다음에도 방송에서 스웨덴 관련 주제가 언급되면 또 한번 침하하에 써보겠습니다. 긴글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은 하루 되십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