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희대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그림입니다.



히틀러의 작품에 대해서는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고 예술가에게 요구되는 독창성이 없다는 부정적 평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히틀러의 악행을 연상하지 않고 그의 그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까? 히틀러는 엽서 그림을 모사하면서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다. 미술학교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것치고는 나쁘지 않다. 만약 히틀러의 작품이란 것을 모르고 본다면 꽤 괜찮게 그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다만, 건물 일러스트레이션엔 훌륭했지만 사람을 그리는 데는 별로 능숙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빈 미술 아카데미에 두 번이나 지원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사실, 그의 누드 그림들을 보면 인체 해부학이나 얼굴 표정 묘사에 있어 매우 서툴다. 또한, 20세기 초는 뒤샹, 칸딘스키, 피카소와 같은 혁신적인 예술가들이 등장한 모더니즘의 시대였다. 히틀러의 그림은 한물간 구시대의 전통을 붙들고 있었다. 그는 신화, 민담, 아름다운 자연을 그린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화가들을 좋아했고, 그저 그들의 작품을 베꼈다. 그에게는 현대미술계 천재들의 독창성, 새로운 예술운동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없었다. - 한국일보, 히틀러의 그림에 악마는 없었다, 2022.03.24. (위 사진 출처도 해당 기사임)
히틀러가 미대에 합격하지 못한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아주 못 그렸다’ 수준도 아닙니다. 위 평가에서도 ‘독학치고는 괜찮았다’라고 하지요. 히틀러 평전등을 보면 히틀러가 건축대학에 들어갔으면 좋은 성과를 냈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히틀러는 웅장하고 고전적인 것들을 좋아했습니다. 실제로 그가 집권한 뒤 구상한 독일의 새로운 수도 ‘게르마니아’ 조감도를 봐도 그렇지요. (아래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그의 취향이란 이런 쪽이었던 겁니다. 그러나 당대 미술대학에서 원하던 흐름은 아니었고, 그의 화풍 장점은 건축에만 해당되는 것이라 미대에 낙방했죠. 결국, 그는 스스로 권력을 장악해 미술계의 흐름을 다시 고전적으로 바꿔버립니다. 당시 피어나던 모더니즘 흐름은 독일에서 완전히 탄압당했습니다. (퇴폐예술이라고 불렸죠)
결론적으로 ‘미대에 합격한 히틀러’도 세계사에 좋았겠지만, ‘건축대학에 입학해 평범하게 살았던 히틀러’가 시나리오적으로는 더 현실성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비극은 세계를 삼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