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맨의 ‘디자인 감각’에 관한 연구
- ‘왕날편’ 이후와 ‘마인크래프트 악어의 놀이터’ 까지의 파편화된 작가의 기억을 중심으로
국문 초록
최근 마인크래프트에서 침착맨 (이하 ‘침’) 이 설계한 집을 보고나서 침의 디자인 및 공간에 대한 감각 혹은 관점에 대해 깊게 사유해보게 되었다. 침의 행태나 말을 기반으로 분석하되 모든 뒷받침되는 부분은 작가 본인의 시간상 주석을 달지 못하는 점은 독자의 이해를 바라는 바이다.
1. 간결성
침에게 디자인은 간결하고 직관적이여야 한다.
예시1) 종종 침은 한국 아파트 디자인을 평한다. 이때 침은 80-90년대에 설계된 한국형 모더니스트 아파트를 오늘날의 아파트 보다 선호한다 밝힌다. 그 이유는 채도가 낮은 차분한 색과 통일감 있는 단정한 입면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침이 선호하는 조건들인 아파트 단지내 풍부한 조경, 동간 간격, 낮은 건물을 통해 침은 주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휴먼 스케일의 공간 인지 능력이 있다고 추측되어진다).
예시2) ‘가장 아름다운 로고 월드컵’ 영상을 에서 침이 선호하는 그래픽 디자인은 간결함에 따른 직관성을 갖고 있다. 아우디, 스테들러, 벤츠, 폭스바겐 같은 군더더기 없음을 선호하는 독일에 기반을 둔 브랜드의 로고는 절대 불호 하지 않는다. 침은 대중을 위한 간결한 디자인을 내세웠던 모더니즘의 선구주자인 바우하우스의 결과물을 좋아한다. 80-90년대 한국 판상형 아파트 모습은 독일 건축가이자 도시 계획가이며 바우하우스에서 교수로 있던 루드비히 힐버자이머 (1885-1967)의 Highrise City 설계안의 영향을 받았다. 1835년부터 있어왔던 스테들러는 1908년 시초의 로고는 꽤나 복잡하고 장식이 많았지만 모더니즘의 시기인 1957-1963년 사이 굉장히 간결해진다.
이미지 #1) 스테들러의 1908년 브랜드 로고 이미지 #2) 스테들러의 1957-63년 브랜드 로고
이미지 #3) 힐버자이머의 Highrise City (1924) 설계안
결론) 침은 미니멀리스트이다. 즉, 침은 모더니스트이다.
2. 논리성
침에게 디자인은 문맥이 있고 논리적이여야 한다.
예시1) 과거 침이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프로그램에 출연하였을 때 침의 아버지로부터 부탁을 받아 라면스낵 제품인 ‘핫꼬부리’의 포장지에 이말년 시리즈의 출연 인물들을 홍보목적으로 첨부하게 되었다고 말한적이 있다. 하지만 침이 가장 먼저 우려한 부분은 이말년 시리즈의 인물들, 핫꼬부리, 그리고 침 자신 이 세가지에 공통분모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미지 #4) 이말년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는 핫꼬부리를 들고 있는 (구)이말년 (현) 침착맨
예시2) MBTI로 인간이라는 복잡한 생명체를 일반화는 것은 큰 학문적 가치는 없다. 하지만 개인의 성향을 어느정도 짐작하는데 사용하기 무리는 없기에 언급해보기로 한다. 개인방송에서 침은 첫번째 MBTI 테스트 결과 후 다시 테스트를 해본결과 INTJ 가 나왔다고 한다. INTJ의 성향은 모든 것의 논리적 이유 및 타당성을 찾아야지 행동한다.
결론) 침은 아버지의 감정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인 명분부터 찾았다. 즉, 침은 모더니스트이다.
3. 모호성
침은 공간의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해야 한다.
예시 1) 침은 마인크래프트에서 끊임없이 자연과 건물이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 오브제적 형태로 지상에 존재하는 건물의 입면이나 내부에 자연을 끌어들이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마인크래프트 악어의 놀이터’를 보자면 지하로 들어가서 땅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조금씩 수정하며 아예 극단적으로 자연환경 그 자체가 되려 한다.
이미지 #5) 지하를 인공적으로 조성하며 건축을 하는 침
이는 굉장히 놀랍게도 초기 모더니스트 건축가의 특징과 동시대 모더니스트 건축가의 특징을 건축에 문외한인 침에게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유럽의 모더니즘을 통해 기술이 발전하고 그 중에서도 철, 콘크리트, 유리의 발전은 인간 삶의 모습을 통째로 바꿨다. 그로 인해 두꺼운 구조벽은 사라지고 얇은 구조기둥만 남아있게 되고 건물내부에 있는 사람의 시야는 더 이상 내부의 솔리드한 벽이 아닌 투명한 유리를 통해 외부의 환경을 보게 된다. 바우하우스의 교수였던 루드비히 미스 반 더 로에 (1886-1969)의 Farnsworth House는 커튼월의 입면을 통해 건물 내부와 외부의 수평적 관계가 모호해진다.
이미지 #6) 미스 반 더 로에의 Farnsworth House / 출처: https://www.archdaily.com/59719/ad-classics-the-farnsworth-house-mies-van-der-rohe
미스 반 더 로에의 건축철학을 오늘날 일본버전으로 하고 있는 SANAA의 Toledo Museum을 보면 내부의 벽과 외부의 벽이 모두 유리로 되어있어서 계속되는 반사에 의해 외부의 환경이 시각적으로 내부로 들어오게 되어서 내부와 외부 간의 간격은 시각적으로 완전히 흐려지게 된다.
이미지 #7) SANAA의 Toledo Museum / 출처: https://www.archdaily.com/54199/glass-pavilion-at-the-toledo-museum-of-art-sanaa-pritzker-prize-2010
혹은 극단적 원시성을 가진 자연적 공간을 인공적 재현 방식을 통해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일본 건축가 이시가미 준야 의 Maison Owl이나 스페인 건축가 엔섬블 스튜디오 Ca’n Terra 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이미지 #8) 이시가미 준야의 Maison Owl / 출처: https://www.archdaily.com/987227/house-and-restaurant-junya-ishigami-plus-associates?ad_medium=gallery
이미지 #9) 엔섬블 스튜디오의 Ca’n Terra / 출처: https://www.archdaily.com/956546/can-terra-ensamble-studio
결론) 침은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끊임없이 해체 하려한다. 즉, 침착맨은 모더니스트이자이며 해체주의자이며 원시주의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