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게시물은 드라마 초반 4화까지의 스포가 있습니다.


텅 빈 사무실 테이블 위에서 깨어난 여자

"안녕하세요"
테이블 위에 있는 스피커에서 의문의 남자 목소리가 나옴

"누구세요?"
"질문이 다섯 개예요
자, 졸린 거 알지만
대답하다 보면 정신이 맑아질 겁니다"
의문의 남자는 지금부터 다섯 개의 질문을 하겠다고 안내하는데..


겁에 질린 여자는 탈출하려고 하지만 실패함

"질문 다섯 개가 끝나면 난 뭘 얻죠?"
"그건 대답에 달렸어요"
결국 여자는 질문을 받기로 하고

"당신은 누구입니까? 이름만 말해도 돼요"

"저는...."
여자는 기억하질 못함

"대답을 못 하겠으면 '미상'이라고 하면 돼요"

“이게 뭐죠..?”
극도로 혼란스러운 여성
"두 번째 질문, 당신이 태어난 미국 주 또는 지역은 어디입니까?"

"모르겠어요.."

"당신이 기억하기에 어머니의 눈 색깔은 무엇입니까?"


여자는 자신에 대해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

그들은 여성에게 비디오 하나를 재생하여 보여줌

이곳은 '루먼'이라는 이름의 회사

화면 속에 나오는 동일한 여성

'나잖아...?'

"내 이름은 헬리 R이에요.
약 두 시간 후에 제가 볼 이 영상을 찍고 있어요.
전 제 의지로 단절이라 불리는 시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제 직장 생활의 기억과, 개인적 삶의 기억을 분리하는 데 동의합니다.
시술을 받은 후로는 제 기억에 대한 접근이 공간에 좌우될 걸 압니다."

"지하 단절 층에 있는 동안에는
외부 기억에 접근할 수 없고,
올라가면 직장의 기억이 유지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이 변화가 포괄적이며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압니다.
이 진술은 자발적입니다."

......?



사실 '헬리'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자는
'루먼'이라는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단절'이라는 시술을 받은 상태였음.
'단절' 시술은 비디오에 나온 설명 그대로
일상 생활 속 자신과, 회사 생활의 자신을 분리시키는 수술로,
두뇌에 회사에 다니는 새로운 버전의 인격을 하나 더 만드는 거임.
그래서 바깥 세계의 인격은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반대로 회사 내의 인격은 바깥 생활을 전혀 기억하지 못함.
이 세계에서 직장 내에서만 존재하는 새로운 인격들은 바깥 세계의 자신을 '아우티'라고 지칭함.

'루먼 인더스트리'는 이를 '워라밸'을 구현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인 것처럼 홍보하지만
바깥에선 대기업이 직원들에게 저런 시술을 강요하고
혹 비밀스러운 업무를 강제하는 건 아닌지 의심하는 여론도 존재함.


그들은 회사에 출근하면 지하에 있는 '단절 층'으로 내려가고

바깥 세계 물건들은 사무실에 갖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물품함에 따로 보관해놔야 함

들어가기 전에 최종적으로 몸 검사를 받고


경비 "저녁에 봐요"
마크 "네, 곧 봅시다"
(퇴근 후 저녁에 보자는데 '곧 봅시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의미심장한 부분.
왜냐하면 마크는 출근하는 즉시 퇴근하는 셈임.
직장 내에서의 기억은 전혀 존재할 수 없으니까.
하루 종일 근무해도 퇴근 후 바깥 세계로 나오면 저 사람으로선 체감상 1초도 안지난 것.
그래서 '곧' 보자고 하는 거.)

이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인격이 분리됨.
(참고로 이 엘리베이터에는 감지기가 작동 중이어서
회사 내 인격이 바깥 세계 인격에게 가령 메시지를 전달할 목적으로 쪽지같은 것을 갖고 나가도 다 걸림.
몸에 글씨를 새겨 옷으로 가려도 걸림.)

"그럼 여기서 못나가요?"

"5시에 퇴근해요.
하지만 여기 있는 당신에겐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거예요."

"저 가족은 있나요?"

"절대 모르죠"

"선택권은 없고요?"
"당신이 매번 돌아온 건 그런 선택을 해서 그래요"

헬리는 이 회사에 다니고 싶어한 기억이 전혀 없는데
아우티가 그렇게 선택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음

헬리 "저기요"
마크 "안녕하세요"

헬리 "그럼 이제 하루가 지난 건가요?"
마크 "월요일이에요"

헬리 "주말이 지나간 거예요????"
마크 "네"

헬리 "여기서 나간 것도 몰랐는데....."

마크 "네, 여기선 밤과 주말이 그런 거예요"
헬리 "없는 것처럼요?"
마크 "뭐 익숙해져야죠, 우린 실제로 수면을 경험하지 못하니까."
(앞서 아우티들은 출근하는 즉시 퇴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잖아. 회사 내 기억이 없으니까.
마찬가지로 회사 내 인격들은 퇴근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임. 바깥 기억이 없으니까..
그래서 퇴근도 없고 주말도 없고..
퇴근하려고 엘리베이터 타면 1초 뒤 다시 출근하는 자신으로 돌아와있음.
퇴근 후 휴식한 동안의 기억이 없기 때문에..)

"여기가 싫어져서 그만두고 싶으면 그럴 수 있어요?"

"정말 마음에 안 들면 바깥 인격과 함께 사직을 요청할 수 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면 바깥 인격인 아우티도 함께 동의해 사직을 요청해야 가능.


회사에서 시키는 일도
하루 종일 모니터 보면서 특정 숫자를 제거하는 일.
회사에선 이를 '정제'라고 부름.
이 일이 어떤 일인지, 왜 하는 일인지도 모름.
그냥 일에 익숙해지면 본능적으로 공포감을 주는 숫자가 눈에 크게 보이는데,
그럼 그 숫자를 제거하면 됨.
세상에 대한 기억이 없는 직원들은
바깥 상황이 기근, 전염병 등으로 꽤 나쁘고
자신들이 이 일을 통해 절박한 인류를 돕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나름의 가설을 세우기도 함.

헬리는 회사에 적응하지 못함

"전 여기서 더 일 못 할 것 같아요 죄송해요"

"그만둘게요.
파일 분류도 싫고
해를 못 보는 것도 싫고
친구가 사라지는 것도 싫고
다 싫어요."


그리고 하루가 지나 헬리의 사직 요청에 대한
바깥 세계의 헬리로부터 응답이 오는데..

당연히 자신의 아우티 헬리가 사직을 받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하며 좋아하는 헬리

"저 오늘까지 일해요?
아니면 지금 가도 되나요?"
벌써부터 퇴사의 기쁨 만끽 중

"....헬리의 사직 요청은 거절당했어요"

"그럴리가 없어요
내 아우티가 그러릴가 없어요"
믿지 못하는 헬리





"절대 돌아오지마"
탈출 시도하다 실패한 헬리


결국 '휴게실'이라고 불리는
사실상 징계실에 가게 되고..

"탁자에 손 올리세요"



"헬리 R의 반성문을 화면에 띄우겠습니다"

"읽어요"
"읽기 싫어요"

"아니요 읽어요"


"제가 이 세상에 해를 끼친 걸 용서해주세요
저만이 제 행동을 속죄할 수 있고
그 오점은 제 안에만 남을 겁니다
잡힌 것을 감사하게 여깁니다
손이 주름진 이들이 제 실수를 막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사과뿐입니다"


"진심이 아닌 것 같네요. 다시요."



기계가 진심이라고 인식할 때까지 반성문을 낭독해야 하는 벌

"다시요"

장시간 반성문을 읽으며
초췌해진 헬리

퇴근 시간 초과


징계 주다가
칼퇴는 시켜주는 루먼

"내일 봐요, 헬리"








내부 헬리에겐 바깥 세계의 기억이 없기 때문에
퇴근하자마자 1초만에 다시 출근한 셈....
......................
진짜 숨막

방금 전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은 바껴있음


좌절하는 헬리
앞서 마크가 헬리에게
"당신이 매번 돌아온 건 그런 선택을 해서 그래요"라는 말이 다시 생각나는 순간...
루먼도 저렇게 괴롭히다시피 가혹한 처벌을해도
어차피 아우티는 모르고, 그래서 100% 다시 돌아올 걸 아니까 안심하고 퇴근시켜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더 소름임


"다시 읽으세요, 바로"

출근하자마자 다시 휴게실에서 반성문 낭독하는 헬리


아우티 헬리가 이 사실을 안다면 절대 출근을 안 했겠지만 아우티는 모름..
그러기에 내부 헬리는 이 회사가 얼마나 끔찍한지, 사실을 알면서도 매일 출근을 해야함...........


"카메라 내놔요
나한테 비디오카메라를 주면 되는 일이에요
내 아우티에게 보여 줄 사직 요청을 당장 찍게 해 주지 않으면
왜 손가락 네 개가 없는지 걔한테 설명해야 할걸요?"
이후 결국 폭발한 헬리는
보스를 찾아가 협박함


"내가 장난하는 걸로 보여요?"

결국 원하는 바를 관철시킨 헬리


자신의 아우티에게 보내는 영상을 찍게 됨


퇴근이자, 퇴사 길에 오르는 헬리.
영상까지 보냈으니까 다신 출근할 일 없을 거라 믿는 중.

"보스, 지옥에나 가라고 말할 타이밍인 것 같네요.
이미 지옥에 계시지만요."
막판이니 상사 면전에 저주 박는 헬리
모두 X같았다 이거예요....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편지가 담긴 CD를 타고 엘리베이터에 탑승

응, 근데 1초 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다시 여기야..

"웰컴 ^-^"

손에 든 cd 케이스도 바껴있음

이 상황이 믿을 수 없는 헬리

그 cd에는 아우티 헬리가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에 대한 답장 영상편지가 들어있었음..

"헬리, 사직을 요청하는 네 영상을 봤어.
전에도 네 요청을 받고 대답해 줬었지.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코벨 씨를 협박했다고?"

"네게 주어진 삶이 불만족스러운 거 알아.
하지만 그거 알아? 우린 결국 현실을 받아들여야 해.
현실은 이거야."

"난 사람이고
넌 아니야."


"결정하는 건 나고
네가 아니야."

"그리고 또 내 손가락에 뭔 짓을 하면
사무치게 후회할 정도로 오래 살게 해 줄게.
네 사직 요청은 거절이야."

"카메라 꺼요."


완전히 충격받은 헬리...
자기 자신으로부터 버려짐



이후 체념한 헬리는
회사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임


그런 줄 알았음







여기까지가 이 드라마 4회까지의 내용 요약임


평도 굉장히 좋고 재미있음
뭔가 막연한 공포감, 기괴한 두려움, 뭔가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지는 초현실적인 세계관 좋아하면... 좋아할거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