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는 소재죠.
과연 고대 이집트에서 이집트인들은 흑인들을 인지하고 흑인들이 이집트에 살기도 했을까요?

물론입니다.
이집트 남부 국경선 지대의 누비아(오늘날의 수단)에 살던 인종들은 흑인들이었습니다. 특히나 누비아는 황금이 많이 나오고 활을 잘쏘는 민족으로 유명했는데 이집트에선 이 누비아 출신 유목민족들로 일종의 외인부대인 메자이(mḏꜣ.j, Medjay)를 만들어 왕국의 신전과 파라오를 경호하는데 쓰기도 했습니다. 또한 신왕국의 람세스 2세 치세때 세워진 아부심벨 대신전은 누비아인들에게 이집트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지금도 수단의 국경지대에 세워진 신전이었죠.
그럼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과연 흑인 파라오도 있었을까요?

네 있었습니다.
바로 이 누비아에서 세워진 쿠시 왕국이 람세스 2세 이후 이집트가 쇠퇴하며 벌어진 혼란기였던 제3 중간기 시절에 이집트를 점령해 쿠시 왕국 출신의 파라오들이 나왔기 때문이죠. 이때를 제 25왕조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누비아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집트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였고 그들의 문화에 동화된지 오래라 존중했기 때문에 이 시기 이집트는 혼란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살만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나 그 전 왕조였던 24왕조도 이민족인 리비아인들로 구성되었는데 이들의 탄압이 워낙 심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25왕조의 마지막 파라오 타누타멘]
25왕조는 피이 - 셰비쿠 - 샤바카 - 타하르카 - 타누타멘의 다섯 파라오를 끝으로 아시리아의 공격에 패배하여 쫒겨나게 됩니다. 그럼 여기서 궁금해질겁니다. 이번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논란의 화재가 된 클레오파트라가 이 25왕조와 혈연적 연관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익히 알려졌듯 마케도니아 출신이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장군이던 프톨레마이오스의 후손이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역대 다른 이집트 왕가들과 마찬가지로 근친혼을 통해 혈통의 순수성을 지켰습니다. 그 결과 이집트인의 피도 섞이지 않았죠. [하지만 역대 파라오들과 달리 클레오파트라는 스스로 이집트어를 익혔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그리스인들은 인도유럽인 계통의 코카소이드, 즉 백인입니다. 설명 끝이죠.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가 참으로 안타까운 점은 넷플릭스의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의 추구로 인해 진짜 흑인 왕조인 25왕조 마저 싸그리 부정당하게 생겼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25왕조가 이집트의 혼란기인 중간기 시기의 왕조였고 이민족이었음에도 그 평가가 나름 괜찮았다는 점을 보면 더더욱 말이죠.
p.s 다만 이집트를 순수히 백인의 문화, 흑인의 문화라고 나누는 것 역시 잘못된 시각입니다. 이집트는 그 중간지대로서 백인, 흑인, 아시아(레반트/중동)등 다양한 인종이 어울리고 통혼하며 섞인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피부색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이집트인’의 문화라고 부르는 것이 올바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