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일요일이라는 것은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뜻이겠지요?


참으로 슬프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주말에도 침투부 시청과 고양이 쓰다듬기 이외에는 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매주 월요일이 시작되면 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퇴근하면 고양이들과 놀아준 뒤 침착맨과 함께 잠이 듭니다.
그리고 화요일을 지나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주말에 하고 싶은 것들이 쌓입니다.


뭔가 자기 계발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어디를 놀러 가보고 싶기도 하고, 친구와 약속을 잡아볼까도 하는데
이게 웬걸? 토요일이 되면 하고 싶었던 일은 까먹은 채 평일의 저녁을 몇 배 늘려놓은 것 같은 이틀을 보내곤 합니다.


이런이런ㅡ 평일의 저는 주말의 저를 얕본 모양입니다.
지도 퇴근하고 아무것도 안 해놓고 주말에는 뭔가를 할 것이라 생각하다니 괘씸하네요.


하지만, 주말의 나를 위해 이런저런 할 일을 생각해주고 응원해준 평일의 저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마 평일의 나 역시 주말이 올 때까지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 된 주말의 저에게 고마워하지 않았을까요?
아니라구요? 감사합니다.


아마 저는 내일부터 또 열심히 일하고 고양이와 놀며 침투부를 시청하며 잠에 들 것 같습니다.
특별한 하루는 아니더라도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자신은 있는 제 자신이 자랑스럽네요.


침투부를 시청하는 횐님들은 이번 주말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여러분도 아무것도 안 했는데 주말이 획 하고 지나가 버리셨다구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저도 그랬으니 우리는 같은 취미를 공유한 친구인 겁니다.


고양이들을 보러 왔는데 잡소리가 너무 많아 짜증나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제 고양이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그런 고양이들이 아닙니다.


고양이와는 무관한 글을 읽는 수고 정도는 해야 제 고양이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니 오히려 여러분은 이득일지도? 누군가 저로 인해 고마운 하루가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저에겐 참 고마운 하루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써 내려가고 있으니 소피가 옆에 와서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놀아달라 앵앵 거리기 시작합니다.
하울이한테 가서 놀아달라고 하고 둘이 놀면 참 좋을 텐데, 소피는 하울이보다 제가 더 좋은가 봅니다 푸하하!


저는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도 고생 많으셨고, 다음 주도 고생 많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모두 즐겁고 평화로운 한주 되시길 빌어요.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