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이라 다시 쓰기 귀찮아서 활동하는 카페에 쓴 글 그대로 가져옵니다.
본문링크:https://cafe.naver.com/boogiesmoive/41560
씨네필들 사이의 국룰이,오락영화에서 ㅇㅇ제작진이라는 문구는 거르라는 거였습니다.
슈렉 제작진이라고 드림웍스 제작 애니가 아닌데 속았고,
아이언맨 제작진이라고 마블 스튜디오 영화가 아니었죠.
10명만 겹쳐도 소위 제작진 사기가 있었습니다.
근데 아니네?
이제 영화의 본질을 만드는 건 스튜디오가 아니라 각본가와 프로듀서들인가 봅니다.
페이즈2 말~페이즈3 초 MCU 작품들의 정서가 느껴집니다.
거기서 감독색은 줄이고,유머를 늘렸습니다.
올드팝과 성인취향 뺀 가오갤 시리즈,벌쳐에 대한 고찰을 뺀 홈커밍을 생각하면 됩니다.
한동안 계보가 끊긴 판타지를,진지함을 포기하고 가볍게 접근합니다.
애초에 trpg 기반이다 보니 장소 이동이나 발생하는 난관들이 편의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진짜로 판타지 세계에 사는 인물보다는 플레이어들끼리 놀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좋습니다.
지난번엔 됐다가 이번엔 안 돼?상관없습니다.주사위가 낮게 뜬 거에요.
같이 있지만 서로 자기 할 일만 해도 돼?괜찮아요.내가 굴릴 시간이 아니니까.
오히려 장난처럼 "저 사물 한번 써 봐도 돼?"하는 시도로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발함이 인상적입니다.
시도때도 없이 던져대던 만담 사이 지나간 대사가 나중에 복선으로 회수되는 부분에선 각본이 정교하다고 느꼈습니다.
패딩턴2가 떠오르는 휴 그랜트의 빌런 연기도 꼴사나우면서 웃기고,왜곡된 부성애가 제법 입체적일 만 합니다.
여리여리한 몸+본인은 가만있고 손만 휘젓는데도 일대다로 상대가 안되는 모습이 치열한
데이지 워드 캐릭터도 잘 설계됐습니다.
레게 장 페이지 역시 이런 코미디 영화에서 노잼 캐릭터가 되기 쉬운데도 오히려 왕도적 영웅상으로서 멋을 느끼게 합니다.
위자드의 붉은 연기는 제법 예술적 기교가 느껴지며,전반적으로는 전형적인 중세 세트장 같다가도 부분부분 이종족들과 크리쳐들이 섞인 모습도 눈요기가 됩니다.cg만이 아니라 분장과 애니메트로닉스 등 고전적인 특수효과도 섞은 게 반갑습니다.
그리고 cg도배의 시대에 부분부분 로케이션을 통해 압도적인 웅장함을 집어넣죠.
특히 드루이드의 리드미컬한 변신 릴레이는 액션이 아주 잘 설계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