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침데리에 등장하는 아서 병건의 말, ‘오추마’를 의인화한 컨셉글입니다.
재미로 봐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오추마라는 샤이어 품종의 흑마에요. 제가 요즘 재미난 주인을 만나 신나는 모험을 하고 있어서 얘기하고자 해요.
1) 첫 등장 : 침데리 2화, ‘상처입은 자존심’ 03:08:48
(https://youtu.be/Lq_TeC99Hns?t=11328)
저는 원래 어떤 말 많은 주인을 데리고 다니는 말이었어요. 엄마 아빠는 우리가 짐마차나 수레를 끌고 다니는 샤이어라는 품종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제 전 주인은 복면을 쓰고 다른 인간을 쓰러뜨리는 일을 하더라구요. 그 날도 똑같이 어떤 할배를 털어먹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제 주인이 ‘억’하고 쓰러지더니 그 할배가 다른 말들이 많은 캠프로 데려갔어요.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와 호재로구나!’를 외쳤지요.
그렇게 며칠을 캠프에서 달리지도 않고 심심하게 지냈는데, 다짜고짜 너구리를 머리에 쓴 이상한 아저씨가 안장을 얹고는 마구간에 데려갔고 거기서 또 며칠을 지내게 됐어요. 그 날 마구간에서 나간 모건 한 마리는 ‘야비켬마’라고 부르던데 그 뒤로 본 적이 없어요.
[참고영상] ‘야비켬마’의 최후 : 침데리 2화
- 위기 : https://youtu.be/Lq_TeC99Hns?t=15996
- 최후 : https://youtu.be/Lq_TeC99Hns?t=18769
2) 내 이름은 ‘오추마’ : 침데리 3화, 현상수배 미션 후 02:31:36
(https://youtu.be/zTUjnWW79Ss?t=9096)
마구간의 일상이 슬슬 지겨워질 즈음, 어떤 ‘헝가리안 하프브레드’를 데리고 와서는 저랑 안장을 바꿨습니다. 나갈 채비를 하니 너무 신났어요. 그러고는 저를 ‘오추마’라고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사실 머나먼 친척의 사돈의 83대조 할아버지가 같은 이름으로 불리우며 전설로 남았다고 해서 영광이긴 했어요. 너구리를 뒤집어쓴 빡빡이+털보 아저씨가 그 할아버지를 어떻게 알았나 싶었지만, 그래도 뭐 어때요. 명마의 이름을 받았으니 조상복이 있는 거겠죠.
사실 이 너구리 아저씨를 처음 봤을땐 이상한 여러 마리의 테네시 워커 궁둥짝 냄새가 나긴 했는데, 그리 의심하진 않았어요. 가끔 ‘야비켬마’라고 하던데 제가 아저씨 앞을 가로막아서 그랬나봐요. 그리고 가는 데마다 인기가 많아서 여기저기 폭죽소리가 자주 들려요. 제가 튼튼한 노역마 출신이긴 하지만 총알은 정말 따가워서 항상 빨리 뛰고 있어요.
3) 너굴맨과의 일상 : 침데리 3화
오랜만에 주인과 바깥 생활을 하니 너무 신났어요. 가끔 주체를 못해서 춤추다가 너굴맨한테 걸리기도 했어요.
침데리 3화 02:35:29 (https://youtu.be/zTUjnWW79Ss?t=9329)
기왕 인연이 된 거, 궁둥이에 한가득 짐을 실어도 불평안하고 도망도 잘 다니고 하니까 가끔씩 빗겨주고 먹여줘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같이 여행하다 보면 재밌는 일이 많아요. 어떤 나쁜 놈들이 ‘재미’로 죽인 들소 사체에 제가 걸려 넘어지니까 너구리 아저씨가 복수해주시기도 하구요. (침데리 3화 ‘기름을 퍼부어라Ⅰ’ 04:50:46 / https://youtu.be/zTUjnWW79Ss?t=17446)
폭죽놀이가 심한 날은 ‘추마야, 너 여기 있어. 혼자 갔다올게’하면서 상남자 포스를 풀풀 풍기기도 합니다. (침데리 3화 ‘기름을 퍼부어라Ⅱ’ 05:54:22 / https://youtu.be/zTUjnWW79Ss?t=21267)
4) 내 주인은 사냥매니아 : 침데리 4화
너구리 아저씨는 사냥을 참 좋아해요. 캠프에 있는 다른 말들한테 우리 주인 얘기해보면 깜짝 놀래요. 여러 동물은 그렇다쳐도 인간들도 사냥하는 주인은 첨 본대요. 전 이게 당연한건 줄 알았거든요. 사냥 중엔 많은 동물을 죽이는 건지, 주변에 총을 쏴서 겁을 주는 건지 한 마리를 잡더라도 여러발을 쏘더라구요. 덕분에 귀가 위이잉 거리긴 한데, 다른 전투마들도 그렇다해서 괜찮은갑다 하고 있어요.
가끔 '3성이다', '전설의 동물이다'하면서 똥냄새 맡고 혼자 막 뛰어가거든요. 그럴 때마다 저는 근처에 나비나 보고 풀 뜯는데 멀리서 휘파람소리로 부르길래 막 달려가요. 근데 도착하면 '아이 ㅅㅂ 깜짝이야'하면서 '오지마! 오지마!'하는거에요. 따라오지 말라고 하는건 덤. 우리 엄마가 주인이 휘파람 부르면 따라다니라고 해서 간건데… '머무르기'라는 소리도 알아듣지만 굳이 안하길래 저도 배째고 그냥 쫓아댕겨요.
그리고 너굴맨이 저한테 악어를 보면 너무 깜짝깜짝 놀랜다는데, 주인도 사냥중에 따라온 저를 보고 놀라니까 쌤쌤이겠죠? 사실 저는 놀란게 아니라 너굴맨처럼 사냥해보고 싶어서 짓밟으려고 한거거든요.
(침데리 원본 4화 07:08:49 / https://www.youtube.com/live/Ar9gKiBNHw0?feature=share&t=25729)
그래도 전 이 너구리 아저씨가 좋아요. 가끔씩 빗질도 안시켜주고, ‘영양실조’라는 거에 걸렸는데도, 다른 말한테만 잘해주지만 그 츤데렌가 뭔가여서 좋은거래요. 이 아저씨 태우고 다니면 저도 여기저기 재밌는 일도 많이 생기고 세상구경도 하니 계속 같이 다니고 싶어요.
이상으로 우리 너구리 아저씨 얘기를 마칩니다. 앞으로도 저와 너굴맨 콤비 많이 좋아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