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0년도 초반 어느 여름즈음 어느 날 밤에 생긴 이야기
(필자의 중딩시절 실화입니다.)
아직 개인방이 없던 중딩시절의 저는
거실에서 엄빠 사이에 껴서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뭔가 얼굴을 툭 치고 살살 긁는 느낌에 잠에서 깼더랬죠.
잠에서 깨보니 티비는 이미 꺼졌고, 엄빠는 각각 저의 왼쪽과 오른쪽에서 주무시고 계셨고,,
아파트 3층이라 베란다를 통해 밖의 가로등빛이 들어오는층수였지만
그 당시 한밤중엔(12시~새벽 3시쯤?) 가로등도 꺼져서
눈을 떴을 땐 주변은 완전 새까멨었죠.
주변상황을 인식할즈음엔 얼굴의 가려움은 안느껴졌는데요..
별일 아니겠거니 하면서 바로 잠을 청했는데 그 순간
왼쪽 귓속에서 뭔가 이물감이 느껴졌고, 그와 동시에 엄청난 소리가 귓속에서 울려퍼지는겁니다.
거친 청바지를 손톱으로 벅벅 긁어대는것같은 소리가 귓속에서 직접 생성되서 머릿속에 웅웅 거리더라구요.
(일정한 리듬의 벅벅은 아니고 버버버버버버벅 하는느낌으로)
그와 동시에 귓속에서 느껴지는 엄청나게 따가운 통증…
이거 뭔가 심하게 x됐다 싶어서 바로 오른쪽에 주무시던 아빠를 깨웠죠.
“아빠빠빠빠빠 아빠 일나바빨리빨리~!~!”
아버지는 매우 피곤하셨는지.. 반쯤 잠에서 깨신상태로 저한테 미약한 숄더어택을 날리시며
“엄마깨아라~” 하고 바로 다시 주무셨고요..
저는 바로 엄마를 깨웠습니다.
“엄맘맘맘마맘마마마마마 빨리빨리 귀에 머있다 빨리~!”
엄마는 바로 일어나셔서 불을 켜고 제 귓속을 살펴봤지만,, 그냥 봐서는 잘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앞에서 제가 죽겠다고 난리치니 옷을 호다닥 차려입으시고 바로 근처에 있던 병원으로 저를 태워가셨습니다.
잠깼을때부터 차에 탈때까지 귓속에 있는 그놈의 x랄발광은 1초도 멈추지 않았구요.
더 이상 파고들 수 없으니 막힌곳에서 계속 발광하는거 같더라구요.. 귓속을 벅벅 긁어대면서..
차에 타서는 뭔가 요령을 깨달았는데… 혹시 님들도 비슷한 일이 생기면 따라해보세여.
뭔가가 들어간 쪽의 귀를 손끝으로 파바바박 하면서 왕복싸따귀때리듯이 후려갈기면 발광이 좀 줄어들더라구요.
(차에 타고 응급실 침대에 누워서 의사쌤 올때까지 왕복싸대기를 멈추지 않았음)
침대에 누워있으니 의사쌤이 슥 오셔서 조그만 손전등같은걸로 왼쪽귓속을 살펴보신 뒤
저한테 오른쪽으로 고개 돌리고 얌전히 누워있으라고 하시더니..
왼쪽 귓속에 알코올인지 뭔지 모를 엄청 차가운 액체를 쭈~~~욱 주입하더라구요.
이게 들어가자마자 안에 있던 놈이 죽기 전 마지막 발광을 시작했는데..
진짜… 귓구멍에 구멍을 새로 하나 더 파고 도망치는줄알았음…
귓속이 엄청 따갑고 아프고 시끄럽고.. 죽기 직전의 발버둥이 느껴지더라구요.
최후의 발악이 끝나고 핀셋으로 귓속을 후빅후빅 하면서 꺼냈는데
핀셋끝에 잡혀나온 그놈은..
새끼손가락 손톱정도 크기의 소형급 바퀴벌레…
어느정도 예상은 한 상황이라 직접 봐도 그다지 징그럽거나 놀랍진 않더라고요..희한하게..
근데 좀 자세히 살펴보니 이놈이 뒷다리가 하나 없더라구요.. 어디로 갔는지..
어쨋거나.. 무사히 벌레 박멸하고 집에 돌아와서 다시 꿀잠자고 다음날 학교가고 그랬더랬죠..
다시 겪기 싫지만, 꽤나 희귀한 경험이라 어딘가에 작성해두고 싶었는데
괜찮은곳이 생겼네요.
중딩때 겪었던일이라 중딩시절 감성살려서 적어보고 싶었는데 이도저도 아니게 됐네요.
어쨋든 저의 벌레경험담..
여기 남겨놓고 갑니다..
여러분도 귀 조심하세요~~
ps. 없어졌던 바퀴벌레 뒷다리는 아침에 씻다보니 귓속에서 튀어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