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99 RYU
야구를 처음 본 건 초등학생 때다. 그 시절 어느 가을에 친구네를 따라 잠실경기장을 향했고 그렇게 한화 팬이 되었다. 애석(?)한 20여 년의 한화 팬 생활이 그렇게 시작된 셈이다. 20여 년간 한화를 응원하면서 열렬하기도 했고, 주춤하기도 했다. 암흑기라고 불리는 그때가 가장 열렬했던 걸 보면 희한하기도 하다. 그러다 2013년쯤부터 팬심이 한풀 꺾였다. 주 6일 보던 야구를 이제는 간간이 챙겨보는 정도로 변했다.
2022년 손혁 단장이 부임하고부터 느낌이 좋았다. 수베로 감독을 해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외국인 타자 영입과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는 느낌이 왔다. 한화 이글스는 꾸준히 실패한 리빌딩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제대로 된 리빌딩을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착실히 선수를 영입하고, 2차 드래프트 등에서는 원숙한 선수를 보강하고, FA시장에서는 과감하게. 예전에는 그런 게 없었다. 여야가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사장, 단장, 감독마다 기조가 바뀌었고 그만큼 휘청거렸다.
훌륭한 리빌딩은 미래가 기대되는 신인과, 기량이 뛰어난 중견 선수, 그리고 영광의 순간이 있는 베테랑이 어우러져 이뤄낸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2024년 류현진 선수의 복귀를 통해 방점이 찍혔다. 외부에서는 투수 한 명의 복귀가 팀의 순위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라는 반응도 있지만, 사실 오래된 한화 팬은 이미 순위보다는 올바른 팀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울 뿐이다. 거기에 더해 이왕이면 가을야구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가을야구를 원하는 게 아니다. 서울 태생이기에 가을 잠실에서 한화를 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류현진이 떠난 10여 년간 야구를 등한시했단 걸 글을 쓰다가 알았다. 그만큼 류현진은 한화에 큰 의미다. 올해는 직관을 몇 차례 가볼 계획이다. 유년기에 알게 되어 청소년기에 빠져들어 다시금 볼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