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지구에는 토성처럼 고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토성은 태양계에서 두번째로 큰 크기를 가진 행성으로, 크고 아름다운 고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행성들과는 확연히 돋보이는 이 고리의 존재로 인해 토성은 굉장히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그래서 다른 행성에게도 이런 멋진 고리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가끔 하게 됩니다

허나 원시 지구도 사실 이런 고리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약간 판타지적인 연구가 최근 나왔습니다. 이제 함께 알아봅시다

지구의 역사를 연구할 때 우주 외부와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것은 K-pg 대멸종을 일으켜 흔히 공룡시대로 부르는 중생대를 끝낸 유카탄 반도 운석 충돌이겠지만 이는 한 사례일 뿐이며 이전에도 다양한 운석 충돌이 지구에 깊이 개입한 적이 많았지요

최근 4억 8800만년~4억 4300만년 전인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의 크레이터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운석 충돌구 21개가 모두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였으며 판구조 재구성 모델링을 한 결과 적도에서 30도 각도 이내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판구조 모델링을 통한 오르도비스기 중기 당시 충돌 위치 추정도)
 

지구 대륙 지각의 70%가 이 지역 밖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드문 경우로, 즉 이는 소행성의 파편 고리가 지구의 적도 주변에 형성되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증거입니다

당시 퇴적암 층에서도 비정상적으로 많은 유성 파편이 발견되었으며, 이 역시 소행성 고리 형성의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여타 태양계의 고리처럼 이 고리 역시 지구의 로슈 한계 안으로 들어와 붙잡힌 운 나쁜 소행성이 분해되면서 생긴 파편들이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고리는 또한 지구의 기후에도 큰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연구진은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이 고리가 지구의 일부 지역에 그림자를 드리워 전세계적인 기온 하락을 초래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기온 하락은 약 4억 6500만년 전 일어난 대규모 빙하기인 히르난티아 빙하기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때 지구의 밤하늘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웠을텐데 굉장히 구경하고픈 욕망이 드네요

논문 링크: https://doi.org/10.1016/j.epsl.2024.118991

글 출처: https://m.fmkorea.com/best/7494845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