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정의와 미분의 탄생
‘속력’이라는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여기에도 미묘한 사실이 숨겨져 있다.
유식한 그리스인들도 속도(velocity)와 관련된 문제만큼은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속력’의 진정한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덤빌 때, 바로 그 미묘한 문제가 고개를 쳐드는 것이다. 그리스인들은 이 문제 때문에 매우 혼란스러워 했고 , 그리스와 아랍, 바빌로니아 등지의 수학자들은 당시 유행하던 대수와 기하학을 뛰어넘는 새로운 분야의 수학을 개발해야만 했다.

이제,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초당 100cm3씩 부피가 증가하는 풍선이 있다. 이 풍선의 부피가 1000cm3일 때 반지름이 늘어나는 속력은 얼마인가?

그리스인들은 이 문제를 두고 매우 혼란스러워 했으며, 선천적으로 혼란스러운 그들의 기질은 이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 당시 제논(Zeno)이라는 철학자는 속력에 관한 문제가 얼마나 다루기 어려운지를 보여주기 위해 여러가지 역설을 만들어냈는데, 그중 하나를 여기 소개하려 한다. 제논의 연설에 잠시 귀 기울여보자

-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아킬레스는 거북이보다 10배나 빨리 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절대로 거북이를 따라 잡을 수가 없습니다! 자,자… 흥분하지 마시고, 제 얘기를 마저 들으세요.
거북이와 아킬레스가 달리기 경주를 합니다. 당연히 거북이는 아킬레스보다 느리기 때문에, 아킬레스보다 100m 앞서서 출발하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방금 두 선수가 출발했습니다! 아킬레스가 100m룰 달려서 거북이의 출발점에 이르는 동안, 10배나 느린 거북이는 앞으로 10m 전진할 것입니다. 이제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 잡으려면 또다시 10m를 뛰어야 합니다. 그러나 10m를 디 뛰었을 때, 거북이는 여전히 1m 앞에 있습니다.
그들의 경주는 이런식으로 ‘끝없이’ 반복됩니다. 그러므로 어떤 순간에도 거북이는 항상 아킬레스보다 앞에 있게 되어, 영원히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제논의 논리는 유한한 양의 시간을 무한개의 조각으로 쪼갤 수 있다는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마치 선분을 계속해서 절반씩 쪼개나가면 무한개의 조각으로 나누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킬레스가 먼저 출발한 거북이를 따라잡을 때까지 무한히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단계들을 모두 거치는 데 ‘무한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이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속력에 관한 논의는 항상 미묘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 미묘한 문제를 좀 더 분명하게 부각시키는 의미에서, 다소 썰렁한 농담 하나를 소개한다. 한 귀부인이 승용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경찰이 차를 세우며 말했다.

“부인, 당신은 시속 60마일로 가고 있습니다.” 그녀가 항의했다. “그건 말도 안 돼요! 저는 집을 나선 지 겨우 7분 밖에 안 됐단 말이에요. 한 시간이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어떻게 시간 당 60마일을 갈 수 있겠어요?”

만일 여러분이 경찰이라면 세상물정 모르는 그 귀부인을 납득시킬 수 있겠는가? 물론, 진짜 경찰이라면 이런 일은 아주 간단하게 해결된다. “그런 건 재판관에게 따져보세요” 라고 말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재판관들이 때마침 파업중이었고 담당 경찰은 매우 지적인 사람이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귀부인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 부인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부인께서 지금 가고 있는 속도로 계속 가신다면 한 시간 후엔 60마일을 가게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만만치는 않다. “그런데요, 저는 방금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었기 때문에 차의 속도가 느려지는 중이었어요. 그러니까 이 상태로 계속 갔다고 해도 60마일을 가지는 못했을거에요.”
아무래도 이 부인에게 딱지를 떼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니 부인의 차는 잠시 내버려두고, 떨어지는 공으로 관심을 돌려보자.

우리는 공이 낙하를 시작한 지 3초 후의 속력을 알고 싶다. 그런데 공이 계속 떨어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계속해서 같은 빠르기로 떨어진다는 뜻인가? 아니면 속도가 점점 증가한다는 뜻인가? 공의 속도를 알아낸다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3초후’ 라는 그 한 순간에서의 속도뿐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가 이것 뿐이라면(중력이 작용하고 있는 지도 알 수 없다면), 문제의 공은 균일한 속도로 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정의하고자하는 속도의 의미이다!
공에 작용하는 힘이 없다면, 공은 그 속도로 계속 움직여 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동을 피하려면 속도를 정의할 때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양은 과연 무엇인가? 아까 그 부인은 이런식으로 항의할 수도 있다 - “여기서 계속 달린다면 제 차는 길 끝에 있는 벽에 부딪힐 거에요. 한 시간도 못 채우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될 거라 구요!”

많은 물리학자들은 “무언가를 정의하려면 반드시 측정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믿고 있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속도 측정 기구인 속도계를 사용해야 한다. 경찰관은 다시 말문을 열었다. “부인, 차의 속도계가 60을 가리키지 않던가요?”

그러나 그녀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차의 속도계는 며칠 전부터 고장난 상태여서 전혀 읽을 수가 없어요.”

속도계의 눈금이 0이라고 해서, 무조건 차가 정지해 있다는 뜻일까? 아니다. 우리는 속도계를 신뢰하기 전에 반드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알고 있다. 이것이 선행된 후에야 비로소 “속도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거나 “속도계가 고장났다”는 말을 할 수 있다. 만일 자동차의 이동 속도와 계기판의 속도계가 따로 놀고 있다면, 속도계 운운하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속도계와 상관없는 어떤 아이디어가 분명히 존재하며, 속도계는 단지 아이디어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이 아이디어를 좀 더 정확하게 정의해보자. 경찰관의 설명은 계속된다 - “네, 부인의 말이 맞습니다. 한 시간도 못 가서 부인의 차는 벽에 부딪힐 겁니다. 저기 길 끝에 있는 벽까지 가는 데에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인의 차는 1초동안 88피트를 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말리지 않았다면 그 다음 일 초 동안에도 88피트를 갔을 것입니다.”

여인의 끈질긴 대꾸도 계속된다 -"맞아요. 하지만 1초당 88피트로 가면 안된다는 법은 없잖아요! 시간당 60마일로 달리지만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경찰관도 끈질기다 - “그 둘은 같은 것입니다. 똑같은 빠르기라구요!” 경찰관의 말이 맞다면, 속도를 말할 때 이런 혼동은 없어야 한다. 사실, 떨어지는 공은 1초 사이에도 동일한 속도로 떨어질 수 없다. 중력 때문에 매 순간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든 속력을 정의해야만 한다.

이제 비로소 우리의 논지가 올바른 방향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만일 부인의 차가 한 시간의 1/1000동안 이동했다면 그녀는 60마일의 1/1000을 가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녀는 속도 위반 딱지를 떼기 위해 꼬박 한 시간 동안 달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순간에’ 그녀가 제한 속도를 넘겼다는 사실이다. 경찰에게 제지당하지 않고 그 속도로 계속 달렸다면, 시속 60마일로 꾸주히 달리는 차와 똑같은 거리를 갔을 것이다.

어찌 보면 초당 88피트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경찰이 차를 세우기 전, 마지막 1초 동안 차가 진행한 거리를 측정하여 그것을 88피트로 나눈 결과가 1이었다면, 차의 속력은 시간당 60마일이 된다.
다시 말해서, 속도라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진행한 거리를 그 시간으로 나눠서 얻어지는 양이다.

여기서 시간은 짧게 잡을수록 좋다. 왜냐하면 그 시간동안 속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물체의 속도를 재기 위해 한 시간 동안 바라보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측정 간격을 1초로 잡는다면, 이 시간 동안 자동차의 속도는 그다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대로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낙하 중인 공의 경우라면 1초도 길다. 속도를 더욱 정확하게 측정하기를 원한다면 시간 간격을 더욱 짧게 잡아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100만분의 1초 동안 진행한 거리를 측정하여 그 거리를 100만분의 1초로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속도의 의미이다(시간 간격이 더 짧을수록 더욱 정확한 결과가 얻어진다). 과속 딱지를 거부하는 귀부인도 이런 정의 앞에서는 설득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앞서 내린 정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은 이 아이디어를 일반화시키지 못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아주 짧은 거리’와 그에 대응하는 ‘아주 짧은 시간’을 잡아서 비율을 취하고 (거리/시간), 분모에 있는 시간을 무한히 작게 가져갈 때 이 값이 어디로 수렴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동 거리를 소요 시간으로 나눈 값에 ‘시간을 0으로 보내는’ 극한을 취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의해 독립적으로 개발되었으며, 여기에는 미분이라는 겁나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마디로, 미분은 물체의 운동을 서술하련는 목적으로 탄생된 새로운 수학분야였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