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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기호 ∀, ∃, ¬ 를 알아보자!

정수론민수
24.06.21
·
조회 1405

수학 논문이나 교과서를 보면 왠걸 숫자는 없고 이상한 기호들만이 넘쳐나죠.

 

오늘은 수학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기호들을 모아 한번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가 있습니다. 이는 ~에 포함되어있다 라는 뜻이지요.

 

주로 수학에서 N은 자연수 집합을 의미합니다. (정확히는 ℕ자를 사용합니다만, 여기서는 편의상 N이라고 쓸게요)

 

예컨대 1 ∈ N이라 하면, 엄밀히 말하면 1은 자연수 집합에 포함되어있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1은 자연수라는 의미지요.

 

반면 0 ∉ N은 0은 자연수가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0이 자연수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수학자들도 제각기 의견이 다릅니다만, 여기서는 아니라고 할게용

 

∀ (거꾸로 된 A자) ‘모든’ 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For all 이라고 읽고, 기호 자체는 universal quantifier라고 부르죠.

 

다음의 문장을 살펴볼까요?

 

∀x ∈ N, x > 0

 

수학이 대부분 유럽권에서 기반했기 때문에 수학 문장은 사실 한국어로 읽는 것보다 영어로 읽었을 때 더 쉽게 이해가 됩니다.

 

For all x in N, x > 0.

 

N에 포함된 모든 원소 x에 대해서, x는 0보다 크다가 됩니다. 쉽게 풀어쓰면 모든 자연수는 0보다 크다가 됩니다.

 

재밌는건, ∀x ∈ N 파트를 x > 0보다 뒤에 써도 괜찮습니다. x > 0 ∀x ∈ N 처럼 말이죠.

 

다만 이렇게 되면 한국어로 읽을 때는 조금 이상한 문장이 됩니다. x는 0보다 크다, N에 포함된 모든 x에 대해서.

 

하지만 영어로 읽으면 크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x > 0 for all x in N.

 

다음 기호를 볼까요? ∃ (뒤집힌 E자)는 ‘존재한다’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There exists 라고 읽고, 기호 자체는 existential quantifier라고 부릅니다.

 

이제 ∀와 ∃를 이용해 조금 더 복잡한 문장도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x ∈ N, ∃y ∈ N, x < y 이 문장도 한번 영어로 읽어보죠.

 

For all x in N, there exists y in N, x < y.

 

역시 한국어로 직독직해하면 문장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모든 자연수 x에 대해서 자연수 y가 존재한다. x < y.

 

조금 더 매끄럽게 풀어쓰면 다음처럼 쓸 수 있지요. ‘x가 어떤 자연수든, x < y를 만족하는 자연수 y가 존재한다.’ 쉽게 말해 어떤 자연수든 그보다 더 큰 자연수가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존재한다라는 말이 동사고, 한국어는 필연적으로 동사가 가장 마지막에 뒤따라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장의 순서를 바꿔줄 수 밖에 없습니다.

 

수학을 공부할 때 영어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수학은 하나의 언어인데, 이 언어가 서양의 수학자들의 논리 체계에 맞춰 발전해왔기 때문에, 영어로 읽는 편이 한국어로 읽는 편보다 더욱 직관적입니다.

 

다음으로 볼 기호는¬입니다. 영어로는 Not이라고 읽죠. 기호 자체는 negation이라고 부릅니다. 다음의 문장을 부정한다는 뜻이지요.

 

예컨대 ¬ (0 ∈ N)는 0은 자연수가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대개 ¬ 기호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부정되는지를 한정해줘야하기 때문에 괄호와 같이 쓰곤 합니다.

 

사실 이 세 기호 ∀, ∃,¬ 는 수학 논리를 펼치는데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셋은 아주 긴밀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거든요.

 

예컨대 다음의 문장을 가정해봅시다. ‘모든 사람은 3m보다 작다’ 이 문장이 틀렸다라는 것을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3m 이상인 사람을 ‘적어도 하나 찾아내면’ 됩니다. 

 

3m 이상인 사람이 2명이든 3명이든 100명이든 10000명이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1명만이라도 찾아내면, ‘모든 사람은 3m보다 작다’라는 문장이 틀린 셈이 되지요.

 

반대로 ‘3m 이상인 사람이 존재한다’라는 문장의 부정은 ‘모든 사람은 3m보다 작다’임을 보이면 됩니다. 즉 ∀와 ∃는 사실 부정의 관계입니다.

 

모든 인류의 집합을 H로, x라는 사람의 키를 h(x)라고 (단위는 미터로) 표현해보죠. 그러면 모든 사람은 3m보다 작다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 x ∈ H, h(x) < 3.

 

이 문장의 부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x ∈ H, h(x) ≥ 3.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군요.

 

¬ (∀ x ∈ H, h(x) < 3) ⇔ ∃ x ∈ H, h(x) ≥ 3.

 

(여기서 ⇔는 다음의 두 문장은 동치다, 사실상 같은 것이다, 라는 의미입니다.)

 

오늘 소개한 기호들 ∈, ∀, ∃, ¬, ⇔로 노트필기를 간단하게 줄여보세요~!

댓글
임건축무한육면각체
24.06.21
오 감사합니다!!
세계제일의이야기꾼
24.06.21
Negation도 있지만 ~도 부정으로 쓰지않나요?
논리학에서만 쓰이나?
정수론민수 글쓴이
24.06.21
간혹 물결표를 쓰시는 분들도 보긴 했어요. 제가 본 대부분의 분들은 ㄱ자를 쓰셨어요.
익게핸드크림
24.06.21
개론 매니아로서 이런 의미를 모른체 수업 듣는게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이제서야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게 되었네요
+ 번외 질문
피타고라스의 순정율에 대한 고민입니다.
피타고라스는 세상 모두가 수 였기 때문에 음악을 수로 표현한것인지?
아니면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껴 그것을 정립하기 위해서 수로 표현했는지 에 대한 것입니다.
어디가서 물어 볼때도 없고 물어봤자 박사님이 아니라서 제가 믿을수가 없어서요 ㅋㅋㅋ
다음에 글로 다루어주시면 더 감사
정수론민수 글쓴이
24.06.21
두 음의 파장의 비율이 유리수일 때 조화롭게, 무리수일 때 조화롭지 못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군요. 물론 도미솔의 파장의 비율이 깔끔한 유리수로 떨어진다는 사실은 신기합니다만, 저는 그냥 흥미로운 우연에 불과한 것 같아요. 어떤 무리수든 그것을 아주 가깝게 근사할 수 있는 유리수는 항상 존재하거든요. √2는 불협화음으로 느끼지만, 1414213/1000000은 조화롭게 느낀다? 인간의 귀가 그렇게 민감한 차이를 느끼진 못할 것 같습니다. 피타고라스는 만물이 수라고 주장했지만, 지금까지 그 주장을 진지하게 믿고 받아들이는 수학자 혹은 철학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익게핸드크림
24.06.21
아 역시 깔끔한 답변 감사합니다
수학을 싫어해도 모든 한국사람이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의 정리
(feat.직각삼각형 빗변의 길이- 요렇게 안해주면 수학자들은 싫어하신다고 들었습니다)
√2 무리수의 존재를 피타고라스가 일부러 밝히지 않았다는 내용과 같은선상의 의견이시군요.
만물이 수라고 하는 주장에 제가 너무 진지하게 받아 들인거 같습니다.
@정수론민수
Lagrangian
24.06.21
정성글 감사합니다!!!! N.t. 왠걸 → 웬걸
정수론민수 글쓴이
24.06.21
아 그렇네요! 웬걸(When Girl)!!
베타맨
24.06.22
'모든 것이다'와 '존재하다'가 사실상 부정의 관계라는 말이 재밌네요
모든 것이라는 말은 당연히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되잖아요
그 둘의 관계가 사실상 부정의 관계라는 것은
존재하기 위해서는 내가 알던 모든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같기도 해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라는 책도 생각이 나네요
정수론민수 글쓴이
24.06.22
이런 예제도 있어요. 예컨대 제가 자식이 하나도 없다 합시다. 그 때 "내 자식들은 모두 염소다"라는 선언은 참인 명제가 됩니다. 해당 명제의 부정은 "염소가 아닌 자식이 존재한다"인데 애초에 저는 자식이 없기 때문에 이 명제의 진위여부는 거짓이 됩니다. 그러므로 처음 소개한 명제는 참이 됩니다. 이런식의 예를 vacuous truth, 진공적 참이라고 번역할 수 있겠네요. 즉 "모든..."이라고 서술된 명제가 반드시 해당 예제의 존재성을 함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좀비는 인간을 잡아먹는다"라는 명제가 참일 수 있는 경우는, 정말로 좀비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모두 인간을 잡아먹거나, 아니면 애초에 좀비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거나가 있지요.
덱시부프로펜
24.06.22
0도 자연수로 보는 공리계도 있던데 이건 어떤 이점이 있어서 이렇게 보는 걸까요?
정수론민수 글쓴이
24.06.22
0을 자연수로 정의할 때의 이점은 자연수를 이렇게 정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한집합의 크기로 가질 수 있는 수를 자연수라 정의한다." 아무것도 포함하지 않은 집합, 이른바 공집합의 크기는 0이기 때문이죠.
절대햄탈해
24.06.24
정수론민수 vs 정승제 보고싶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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