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손에 든 산책만큼이나 즐거운 건 또 없는데요. 내 마음대로 세상을 다시 자유롭게 지어볼 수 있기 때문이죠. 산들산들 발을 옮기는 동안, 정해지지 않은 것들을 프레임에 가둬봅니다. 공간을 마음껏 자르구요. 눈앞의 대상도 요리조리 재구성해봅니다. 돌려도 보고, 뒤집어도 보면서요. 항상 질서 안에서 을이였던 우리는 이제 갑이 되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산책 중에서 가장 재밌는 요소는 조그만 동물 친구들과의 조우입니다. 선물처럼 귀여움을 짠 하고 건네주는 모습을 보면 카메라 들고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죠. 5키로를 2시간 동안 걸었던 산책 끄트머리에서 우연히 만난 강아지 친구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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